소설/관측자의 이야기 <완결>

관측자의 이야기 <27>

호르스 2025. 3. 28. 11:58

“큭!”
 
“얌전히 있어라. 애송이.”
 
 어느 신전에서 부상을 입고 쓰러진 몸바탕이 흰 호랑이를 누런빛의 용이 앞발로 머리를 밟고 위협하고 있었다. 호랑이는 4성수 중에서 나이가 제일 젊으며 서쪽을 수호하는 바이후몬(백호몬)이고, 용은 4성수를 통솔하며 중앙에 자리 잡아 대지(세계)를 다스리는 황롱몬(황룡몬)이었다.
 황롱몬(황룡몬)은 리얼 월드(현실 세계)의 처리에 대해 멸망이든 보존이든 기권이든 신경 쓰지 않고 중립을 지키고 있었다. 그러다가 율릭 일행을 만나고 율릭의 설득을 받아들여 협력하게 되었다. 반면 바이후몬(백호몬)은 로얄 나이츠 넷(듀크몬, 듀나스몬, 로드나이트몬, 엑자몬)과 3대 천사처럼 리얼 월드의 멸망에 표를 던졌다.
 디지털 월드와 리얼 월드, 두 세계를 구하고자 하는 율릭에게 바이후몬(백호몬)은 함부로 건드릴 수 없으면서도 플랜 B를 실행하는 데 필요한 디지몬 중 하나였다. 그것을 어렴풋이 깨달은 황롱몬(황룡몬)은 바이후몬(백호몬)을 전향시키거나 무력화하기 위해 본인이 직접 나섰다.
 
“우리와 뜻을 함께 할 생각은 없는 것이냐?”
 
“…내 결심은 이미 굳어졌다. 게다가 힘을 가지고 있다 하더라도 인간에 불과한 율릭이 문제를 완전히 해결할 수 있을지 확신이 서지 않는군.”
 
“율릭과 만나지도 싸워 보지도 않았으니 그런 말을 하는 거지. 아무튼 넌 죽지 않지만 반쯤 봉인되어 힘을 제공하는 신세가 될 것이다.”
 
 붉게 빛나는 8개의 눈으로 바이후몬(백호몬)을 바라보던 황롱몬(황룡몬)은 말을 마치자마자 입에서 힘을 방출했다. 회색의 에너지가 바이후몬(백호몬)을 감쌌고 곧이어 머리와 허리에 띄워진 디지코어를 제외한 신체가 돌로 변하여 꼼짝도 못하게 되었다. 또한 밑바닥에 거대한 「타오 만다라」가 나타나고 엘드리치 라이트로 이루어진 여러 개의 쇠사슬이 튀어나오더니 바이후몬(백호몬)을 포박했다.
 이중 봉인을 풀 수 있는 존재는 황롱몬(황룡몬)과 율릭, 혹은 위그드라실밖에 없었다. 만약을 대비해서 칭롱몬(청룡몬), 스췌몬(주작몬), 쉔우몬(현무몬)이 힘을 합쳐 차단막을 설치했다. 어느 정도 시간을 벌게 되었다고 생각한 황롱몬(황룡몬)은 몸을 돌려 맞은편에 있는 데바 셋을 내려다봤다.
 
“챠츠라몬(카두라몬). 신두라몬(신드라몬). 마쿠라몬(마구라몬). 너희는 이 봉인을 풀 수 없으니 얌전히 있으면서 바이후몬(백호몬)의 시중을 들 거라. 이것은 명령이기도 하면서 경고이기도 하다. 알겠느냐?”
 
“…알겠습니다.”
 
‘율릭. 나의 일은 무사히 마쳤으니 너의 일도 성공적으로 끝나기를 바란다.’
 
 마음속으로 율릭을 응원한 황롱몬(황룡몬)은 순간이동을 사용해 자신의 신전으로 돌아갔다. 그 과정에서 바이후몬(백호몬)의 신전이 흔들렸으나 이중 봉인은 깨지지 않았다. 한편 율릭 일행은 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장소에 있었다. 디지털 월드 전체의 데이터가 연산되고 있다는 소문이 있으며 3대 천사가 수호하는 신의 영역인 커널이었다.
 
“설마 이곳에 발을 들이게 될 줄이야.”
 
“아카식 레코드에 기록되어 있는 이상 찾아내는 건 시간문제였어.”
 
“율릭. 3대 천사를 몰살한다는 생각은 변함이 없는 거지?”
 
“내 생각이 바뀌려면 3대 천사가 우리를 방해하지 말아야 하고 플랜 B의 요건을 충족해야 돼.”
 
“사실상 불가능한 일이잖아.”
 
“그러니 쓰레기를 치우는 것처럼 죄책감 없이 3대 천사를 디지타마(디지몬알)로 만들 거야.”
 
 율릭이 일행과 다소 살벌한 대화를 나누고 있을 때 건너편에서 천사형 디지몬인 피드몬 둘이 날아왔다. 양쪽 끝에 초승달 모양의 장식이 달린 황금색 막대기 「홀리 로드」를 양손에 쥐고 지상으로 내려온 두 성숙기 디지몬은 파트너 디지몬 셋과 궁극체 디지몬 넷조차 깜짝 놀랄 정도로 움직인 율릭에게 공격받았다.
 자세히 말하자면 「지퍼스 크리퍼스」에서 세 쌍의 탄환이 발사되었다. 왼쪽의 피드몬은 몸통에 두 방, 머리에 한 방 맞아서 즉사했다. 오른쪽의 피드몬은 「홀리 로드」를 놓치고 양어깨에 맞아서 두 팔을 못 쓰는 상태가 되었다. 더군다나 율릭이 가까이 다가가 머리에 총구를 갖다 대니 얌전히 있어야 했다.
 
“널 살려둘 이유가 생겼군. 지금 당장 3대 천사에게 가서 율릭 네이트 오언이 여러 디지몬들과 함께 이곳에 와 있다고 전해라.”
 
“만일 내가 거절한다면 죽일 건가?”
 
“못할 것도 없어. 그 후에 우리는 너와 네 동료가 지키고 있던 관문을 박살내고 안으로 쳐들어갈 거야. 최악의 경우 커널에서 발생된 이상이 디지털 월드의 붕괴로 이어질 테지.”
 
“선택은 자유지만 책임은 막중하다는 뜻이다. 잘 결정해라.”
 
“…목숨을 걸어야 할 것이다.”
 
“당연한 말이지만 새겨듣도록 하지.”
 
 이 대화를 끝으로 율릭은 「지퍼스 크리퍼스」의 3열 총구를 떼고 피드몬은 지혈보다 보고가 우선이라고 생각했는지 날개를 사용하여 현장을 떠났다. 피드몬이 시야에서 벗어나자 율릭은 파트너 디지몬 셋을 워프 진화시키고 궁극체 디지몬 넷에게까지 보호 주문을 걸어 주었다.
 차 한 잔 마실 시간이 되자 저 너머에서 수없이 많은 디지몬이 날아오는 것이 보였다. 3대 천사가 선두에 서 있고 천사 군단과 천사형 디지몬의 사역마로 부려지는 가고몬(고르고몬)과 만티코어몬이 그 뒤에 있었다. 그들 가운데 일부는 지상으로 내려왔고 대부분은 공중에 떠 있었는데 율릭이 미러 디멘션을 전개하면서 현실 세계와 격리되었다.
 
“참으로 대담하군.”
 
“한편으로는 무모하기 짝이 없지.”
 
“우리를 죽인다 하더라도 위그드라실을 막는 건 불가능하다.”
 
“세라피몬, 오파니몬(오퍼니몬), 케루비몬(켈비몬). 위그드라실을 섬기는 너희에게 미안… 하지 않고 내 계획에 방해가 되니 반드시 죽어줘야겠다.”
 
 3대 천사가 하는 말을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린 율릭은 잠시 거둬들였던 「지퍼스 크리퍼스」를 다시 소환해서 양손에 쥐고 싸울 태세를 갖췄다. 일곱 디지몬도 각자의 무기를 드러내며 언제라도 싸움을 할 수 있게 준비했고, 3대 천사도 천사 군단에게 명령을 내려 포진을 하고 대치 상태에 들어갔다.
 
“Let's dance, boys!”
 
“전군, 진격!”
 
 양자 간의 길항은 오래 걸리지 않았다. 율릭과 세라피몬이 각자 구호를 외침과 동시에 앞장서서 돌격했고 일곱 디지몬과 천사 군단이 뒤를 따르면서 전투가 펼쳐졌다. 율릭의 「지퍼스 크리퍼스」에서 탄환이 발사되고 베르제브몬의 「베렌헤나」가 교대하듯이 탄환을 퍼부었다.
 카오스듀크몬은 창과 방패로 공격과 방어를 번갈아가며 행했다. 세인트가르고몬은 병기의 사용을 아끼고 거체를 활용한 근접전을 벌였다. 메탈릭드라몬은 비행을 하면서 공중에 있는 천사 군단을 공격했다. 헥세블라우몬은 얼음의 마술과 미스틱 아츠를 병행해서 지상과 공중을 동시에 공격했다. 미네르바몬은 자기 몸높이만한 대검을 휘둘러 짓이기듯 베어버렸다. 불카누스몬은 후방 지원을 하면서 접근하는 적에게 화상을 입혔다.
 상대가 줄어들고 있지만 수적 우세는 그대로여서 율릭은 대책을 마련하자마자 즉시 실행에 옮겼다. 우선 미러 디멘션을 말 그대로 뒤집어 하늘이 아래에 땅이 위에 있게 만들었다. 그러고 나서 파란빛을 띠는 촉수를 소환하여 다수의 천사 군단을 묶고는 그대로 땅 속에 생매장시켰다.
 
“생각보다 수가 많이 줄어들었네.”
 
「홀리 애로우」
 
“MICMA!”
 
 절반 정도 살아남은 천사 군단 중에서 엔제우몬(엔젤우몬) 하나가 뇌격의 화살을 발사했다. 몸을 옆으로 기울여 아슬아슬하게 엔제우몬(엔젤우몬)의 공격을 피한 율릭은 에녹어로 된 주문을 외치며 삼각목마와 쇠사슬 채찍을 소환했다. 엄브라의 마녀가 사용하는 기술이자 마녀사냥 당시 마녀들을 고문하는데 사용하던 도구를 그대로 소환하여 천사에게 사용함으로써 분풀이를 하는 토쳐 어택(Torture Attacks)을 하려는 것이다.
 심상치 않음을 느낀 엔제우몬(엔젤우몬)이 도망치려고 등을 보이자 쇠사슬 채찍으로 휘감아 구속하고 엔제우몬(엔젤우몬)을 끌어당겨 고문 도구에 강제로 앉게 했다. 그리고 율릭은 발뒤꿈치로 엔제우몬(엔젤우몬)을 스파이크에 밀어 넣고 쇠사슬 채찍을 잡아당기면서 산산조각을 내버렸다.
 
“다음은 누구 차례냐?”
 
「헤븐즈 너클」
 
「파이어 페더」
 
「바템므 다무르」
 
「화이트 스태츄」
 
「트리니티 가스펠」
 
“하나하나 파훼해주마.”
 
 황금빛 주먹으로 공격하는 엔제몬(엔젤몬), 성스러운 불꽃으로 타오르는 깃을 유성처럼 내리게 하는 피드몬, 가느다란 검(細身剣) 「라 퓌셀」을 이용해 화려한 검술을 사용하는 다르크몬, 거대한 악마의 흉상을 소환하여 공격하는 가고몬(고르고몬), 머리와 양팔에 있는 3개의 입에서 에너지탄을 발사하는 만티코어몬.
 이에 율릭은 다섯 종류의 디지몬에게 반격을 가했다. 엔제몬(엔젤몬)이 내지르는 주먹을 피하고 마담 케프리의 주먹을 소환해서 카운터를 먹였다. 피드몬이 날린 불붙은 깃을 「게이트 웨이」로 되돌려 보내면서 「지퍼스 크리퍼스」에서 탄환을 발사했다. 다르크몬이 펼치는 화려한 검술을 중단시키고자 일부러 검에 찔렸다. 「라 퓌셀」의 칼날이 심장을 관통하고 등 뒤로 튀어나오면서 율릭은 죽음을 맞이했다.
 갑작스러운 상황에 다르크몬이 잠시 넋 놓고 있었고 금방 부활한 율릭이 검을 뽑고 다크르몬의 목에 찔러 넣었다. 마법으로 관통상을 치료한 후 아카식 레코드에 접속하여 「스톰브레이커」를 소환했다. 즉시 투척해서 거대한 악마의 흉상을 파괴하고 가고몬(고르고몬)을 반으로 쪼갰다. 그리고 순간이동 기술로 3개의 에너지탄을 피하면서 만티코어몬의 등에 올라서더니 「블래스트 애쉬[黑妖陣]」를 사용했다.
 다른 차원의 마법으로 지정한 목표를 대상으로 주위의 공간을 어둠이 감싸고, 내부에 존재하는 모든 의지를 가진 존재를 재로 만들어버린다. 만티코어몬이 한 줌의 재로 소멸하고 율릭은 후드를 변형시킨 망토로 비행(飛行)해 지상으로 무사히 착지했다.
 
「헤븐즈 게이트」
 
「세인트 레기온」
 
「어프로프리에이트 워크스」
 
 율릭이 자신의 피와 적으로서 죽이는 디지몬들의 피로 옷을 물들이고 있을 때 불카누스몬은 대천사형 디지몬인 홀리엔제몬(홀리엔젤몬)과 권천사형 디지몬인 아르케엔제몬(아르케엔젤몬)을 상대하고 있었다. 둘이서 하나를 상대하고 있지만 궁극체이며 올림푸스 12신 중 하나인 불카누스몬을 위기에 몰아넣지는 못했다.
 그러다 필살기를 사용했는데, 홀리엔제몬(홀리엔젤몬)이 오른팔에 장비된 「엑스칼리버」로 원을 그려 다시는 돌아올 수 없는 아공간의 문을 출현시켰고, 아르케엔제몬(아르케엔젤몬)이 가고몬(고르고몬)이나 만티코어몬 같은 사역마를 둘 이상 소환해 한꺼번에 부추겨 덤벼들게 했다.
 불카누스몬은 「헤븐즈 게이트」에 빨려 들어가 매장당하는 일이 없도록 즉석에서 만든 장치로 몸을 고정하고 「핀포인트 웨폰 워크스」로 만든 무기를 모든 팔에 장비했다. 탄창을 장착하는 연발식 쇠뇌로 일제 사격을 가하여 문을 파괴하고 복수(複數)의 사역마를 사살하고 홀리엔제몬(홀리엔젤몬)과 아르케엔제몬(아르케엔젤몬)을 디지타마(디지몬알)로 바꿔버렸다.
 
「파이널 엑스칼리버」
 
「서몬 프리스트」
 
 천사 군단에 소속… 된 것으로 추정되는 도미니몬과 율릭 일행 중 윗체르니에서 온 디지몬인 헥세블라우몬이 호각지세의 싸움을 펼치고 있었다. 보호 주문으로 인해 살짝 지치기 시작하는 헥세블라우몬과는 달리 도미니몬은 작은 상처에서 약간의 피를 흘리며 숨을 거칠게 몰아쉬었다.
 아무래도 길게 끌면 안 되겠다고 생각해서 도미니몬이 먼저 필살기를 사용했다. 팔에 출현시킨 에너지의 칼날로 헥세블라우몬을 관통하려고 하는데 온몸이 급속도로 얼어붙으면서 움직이지 못하게 되었다. 헥세블라우몬이 광범위하게 두른 냉기와 접촉했기에 발생한 상황으로 창을 휘둘러 얼음 조각이 된 도미니몬을 박살내버렸다.
 
「버스트 샷」
 
「더 키」
 
 세인트가르고몬이 신체 내부에 탑재되어 있는 레이저, 미사일, 바주카, 발칸, 화염방사기 등의 총화기의 무기를 일제히 사격했다. 도륙되는 천사 군단을 지키기 위해 클라비스엔제몬(클라비스엔젤몬)이 나섰다. 왼손을 뻗어 「버스트 샷」을 공간 채로 봉인한 후에 방향을 틀었다. 그런 다음에 오른손에 검처럼 쥔 열쇠를 휘둘러 봉인을 풀고 그대로 세인트가르고몬에게 공격을 되돌렸다.
 그러나 클라비스엔제몬(클라비스엔젤몬)은 두 가지 점을 간과했다. 하나는 세인트가르고몬이 보호 주문의 영향을 받아 다치지 않는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율릭의 간섭으로 세인트가르고몬에게 날아가야 할 「버스트 샷」이 「게이트 웨이」를 통해 클라비스엔제몬(클라비스엔젤몬)을 덮쳤다는 것이다.
 거기서 끝이 아니라 메가톤급의 거대 미사일, 「자이언트 미사일」이 아직 숨통이 끊어지지 않은 클라비스엔제몬(클라비스엔젤몬)에게 명중하면서 확인 사살을 했다.
 
「레이저 사벨」
 
「헤븐즈 리퍼」
 
 공중전에서 활약하는 메탈릭드라몬을 막고자 슬래쉬엔제몬(슬래쉬엔젤몬)이 앞을 가로막았다. 금속으로 된 날개와 양팔의 블레이드 같이 온몸이 예리한 날로 되어 있어 근접전을 벌일 경우 부상을 입게 될 것이다. 물론 메탈릭드라몬은 보호 주문이 깨지지 않는 이상 부상을 입지 않는다.
 그래도 슬래쉬엔제몬(슬래쉬엔젤몬)이 방해된다고 생각했는지 메탈릭드라몬이 먼저 필살기를 사용했다. 꼬리의 레이저를 검으로 고정시키고 고속으로 돌격했다. 워낙 빨라서 미처 피하지 못한 슬래쉬엔제몬(슬래쉬엔젤몬)은 엄청난 기세로 돌진하면서 몸속의 칼날로 베어 가르려고 했다.
 상대를 베는 필살기가 교차했고 멀쩡한 메탈릭드라몬과는 달리 슬래쉬엔제몬(슬래쉬엔젤몬)은 상반신과 하반신이 분리되며 지상으로 추락했다.
 
「찌리릿 허그 유」
 
「세븐즈 풀 클러스터」
 
 라지엘몬… 천사 군단의 일원이지만 호메오스타시스가 세운 진화의 탑에 거주했고 위그드라실 7D6이 습격했을 때 다른 디지몬들과 함께 대피했으나 커널로 복귀하지 않아서 본의 아니게 공백 상태를 유발시켰다. 그 덕분에 3대 천사와 일대일로 싸울 수 있게 되었다.
 제일 먼저 나선 건 X진화(제볼루션)를 한 궁극의 『선』에 위치하는 케루비몬(켈비몬)과 폭식의 대죄를 담당하는 베르제브몬이었다. 천둥과 벼락, 홍련의 불꽃으로 서로를 공격하던 중 케루비몬(켈비몬)[X항체]가 베르제브몬[X항체]를 포옹(허그)했다. 복부에 축적된 무한한 빛 에너지로 베르제브몬[X항체]를 선량한 디지몬으로 태어나는 디지타마(디지몬알)로 바꾸려 하는데, 실패할 가능성이 높은지라 필살기를 사용해서 베르제브몬[X항체]의 체내에 전격을 흘러넣어 숯덩이로 만들려고 했다.
 율릭의 보호 주문으로 버티고 있던 베르제브몬[X항체]는 케루비몬(켈비몬)[X항체]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현 상황을 역으로 이용하기로 했다. 우선 「베렌헤나」에 「엘 에반헬리오」를 충전시키고 폭식의 관으로 위력을 증폭시킨 마탄 「글러트니 플레어」를 발사했다. 하필 영거리 사격이어서 피할 수 없었고 베르제브몬[X항체]가 확실히 죽일 생각으로 총상에 손톱을 쑤셔 넣어 디지코어(전뇌핵)를 끄집어냈다.
 여담으로 7대 마왕에게 죽은 디지몬은 데이터가 윤회전생하지 않고 다크 에리어의 중심으로 보내져 마왕들의 피와 살이 된다. 즉 케루비몬(켈비몬)[X항체]는 디지타마(디지몬알)가 되지 않고 죽어서 베르제브몬[X항체]의 양식으로 전락해버렸다.
 
「홀리 마테리얼」
 
「크레이지 고 라운드」
 
 다음은 3대 천사의 오파니몬(오퍼니몬)과 올림푸스 12신의 미네르바몬이 X진화(제볼루션)를 하고 싸웠다. 오파니몬(오퍼니몬)[X항체]가 양어깨의 아머를 분리, 합체하여 무기로 만든 「에덴즈 랜스」로 공격했다. 미네르바몬[X항체]는 이전보다 작아진 체구로 빨빨거리듯이 회피하고 자신보다 큰 애검 「올림피아」로 반격했다.
 일반적인 공격으로는 피해를 주지 못하니 두 디지몬은 기회를 엿보다 서로를 향해 필살기를 사용했다. 오파니몬(오퍼니몬)[X항체]가 「에덴즈 랜스」를 회전시켜 주위에 마방진을 대량으로 만들어내고 적을 불태우는 성스러운 빛을 방출했다. 이에 미네르바몬[X항체]는 율릭이 걸어준 보호 주문을 믿고 어떻게든 접근한 후 강렬한 횡회전 베기와 함께 파란 불꽃의 큰 회오리를 발생시켰다.
 가슴이 베이고 불꽃 회오리에 휩쓸려 창상과 화상을 동시에 입은 오파니몬(오퍼니몬)[X항체]는 한쪽 무릎을 꿇고 괴로워했다. 그 틈에 미네르바몬[X항체]가 눈과 입이 달린 머리카락, 「울룰라」와 「세르펜스」로 오파니몬(오퍼니몬)[X항체]의 두 팔을 물어버리고 방패의 크리스털에서 에너지포를 발사하는 「상투스 토르멘텀」을 사용해 몸을 소멸시켰다.
 
「세븐 헤븐즈」
 
「크루엘 발뭉」
 
 마지막은 X항체가 없는 세라피몬과 율릭의 첫 번째 파트너 디지몬인 카오스듀크몬이었다. 세라피몬은 오른팔에서 뽑아낸 에너지 검 「엑스칼리버」로 공격하고, 카오스듀크몬은 「고르곤」으로 막고 「발뭉」으로 공격하거나 반대로 「발뭉」으로 막고 「고르곤」로 공격했다.
 거의 백여 합을 싸우며 서로의 목숨을 빼앗을 기회를 노리다가 세라피몬이 먼저 필살기를 사용했다. 양손에 형성된 7개의 초열 광구를 카오스듀크몬에게 날렸다. 마순 「고르곤」으로 막는 순간 뒤로 밀려난 카오스듀크몬은 있는 힘을 다해 왼팔을 휘둘러 7개의 초열 광구를 튕겨냈다. 반동 때문에 몸이 휘청거렸지만 힘을 줘서 간신히 균형을 잡고 「발뭉」으로 강한 일격을 날렸다.
 충격을 받은 세라피몬의 갑옷에 금이 가더니 곧바로 깨져버렸다. 빈틈이 드러나자 카오스듀크몬은 즉시 「발뭉」을 내질러 급소를 꿰뚫었다. 치명상을 입은 세라피몬은 어차피 죽음을 피할 수 없으니 자신의 목숨을 바쳐 빅뱅을 일으키는 「테스터먼트」라는 자폭 필살기를 쓰려고 했다.
 율릭이 엘드리치 라이트로 코피스(Khopesh), 고대 메소포타미아와 이집트 지방에서 폭넓게 사용된 S자형의 칼날을 지닌 외날 도검을 만들고 세라피몬을 참수하지 않았다면 빅뱅이 일어났을 것이다.
 
“때로는 머리를 노리는 게 좋은 방법이지.”
 
“고마워, 율릭.”
 
“3대 천사와 천사 군단은 전멸한 것 같군.”
 
“할 일을 마쳤으니 디지털 월드로 돌아가자고.”
 
 환복 마법으로 옷과 신체에 묻은 피를 지워낸 율릭은 「슬링 링」을 착용한 손을 앞으로 내밀고 반대쪽 손을 회전시켜 「게이트 웨이」를 열었다. 율릭 일행이 저 너머의 디지털 월드에 도착하자 「게이트 웨이」가 저절로 축소되더니 이내 사라져버렸다.
 그와 동시에 미러 디멘션도 사라졌고 수많은 디지타마(디지몬알)가 어딘가로 이동했다. 십중팔구 새로이 태어나 성장할 때까지 지내는 장소일 것이다…….
 
[후기]
9편과 10편에서 라지엘몬이 나온 터라 이번 편에는 별개의 개체를 등장시킬 생각을 했는데 설정이 꼬일 것 같아서 취소했습니다. 이럴 줄 알았으면 9편과 10편의 라지엘몬을 라구엘몬으로 바꿀 걸 그랬습니다.
그리고 본편을 좀 빨리 끝내고자 급전개를 했습니다. 상황에 따라서는 30편 이전에 끝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