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관측자의 이야기 <완결>

관측자의 이야기 <속(續) 4>

호르스 2025. 3. 28. 14:49

 메긴기요르드.
 율릭은 마지막 아내의 후손의 결혼식에 참석하던 중 예상치 못한 사건이 발생하자 개입하여 이를 해결하고 파트너 디지몬 셋, 메이스(M.A.C.E.)의 요원들과 함께 우주 정거장으로 이동했다. 하늘에서 떨어진 두 존재… 온몸에 촉수가 돋아나 있는 안드로몬은 송장이 되어 영안실로 끌려갔고, 방어막이 둘러져 있어 다치지 않은 10대 후반의 청소년은 들것에 태워 의료실로 보냈다.
 
“오늘은 쉴 틈이 없군.”
 
“안드로몬의 운반과 존 도(John Doe, 영어권 국가에서 신원 미상의 남자를 가리키는 이름)의 이송을 마쳤습니다.”
 
“좋아. 안드로몬 쪽부터 조사를 해봐야겠어.”
 
“어떤 방식으로 하려고?”
 
“사이코메트리를 사용해서 두뇌에 남아 있는 기억을 읽을 거야.”
 
 평소대로 아카식 레코드에 접속하면 시간이 소요되지만 굳이 안드로몬의 시체와 접촉하지 않고도 정보를 알아낼 수 있었다. 그러나 율릭은 불길한 예감이 들었는지 빠르지만 위험한 방법을 택했고 파트너 디지몬 셋과 함께 영안실로 이동했다.
 
“어서 오십시오.”
 
“혹시나 해서 물어보는 건데 되살아나거나 하진 않았지?”
 
“생체 반응은 물론이고 제압 장치에도 이상 현상이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다행이군. 그럼 작업을 시작해볼까.”
 
“……표정이 안 좋은데?”
 
“문제가 생긴 거야?”
 
“일종의 사이킥 배리어가 기억을 읽지 못하도록 막고 있어.”
 
“다른 방법을 써야겠군요.”
 
“그래야지.”
 
 영안실에 도착한 율릭은 부검의이자 관리인에게 우려 섞인 질문을 했고 문자 그대로 기우임이 드러나자 안심하며 안드로몬의 머리에 손을 갖다 댔다. 그러나 모종의 이유로 기억을 읽을 수 없었고 파트너 디지몬 셋과 대화를 나눈 뒤에 아카식 레코드에 접속했다. 사이코메트리처럼 새로운 능력을 복사했는데 상처도 유혈도 없이 안드로몬의 머리에 손을 쑤셔 넣었다.
 안드로몬은 그냥 시체이므로 고통스러워하며 비명을 지르지 않았지만 이를 지켜보던 블랙길몬, 테리어몬, 쟈자몬은 질색을 하며 고개를 옆으로 돌렸다. 율릭 본인도 내키지 않지만 사이킥 배리어를 뭉개기 위해 무표정을 유지하면서 손으로 머릿속을 주물럭거렸다. 아무리 봐도 잔혹하기 짝이 없는 행위를 반복하다가 드디어 안드로몬의 기억을 읽을 수 있게 되었다.
 
“됐다. 그러니까…… 이런 젠장. 우웩!”
 
“율릭?!”
 
“설마 했는데 이 정도로 위험할 줄이야.”
 
“…초대 국장님. 존 도가 깨어났습니다.”
 
“마침 잘됐군. 나머지 절반의 의문을 풀려면 그의 도움이 필요하니까.”
 
 정보를 수집하는 중에 갑자기 안색이 창백해지더니 안드로몬의 머리에서 손을 빼고 구토를 하는 율릭. 파트너 디지몬 셋도 부검의 겸 관리인도 놀라움을 금치 못하는데 또 다른 요원이 영안실로 들어와서 신원 미상의 청소년이 눈을 떴다는 보고를 했다. 이에 율릭은 미스틱 아츠로 토사물을 깨끗하게 치우고 결론을 도출할 수 있게 의료실로 이동했다.
 영안실과 의료실 간의 거리가 그리 멀지 않아서 금방 도착했으며 노크를 한 후 안으로 들어갔다. 절대로 평범하지 않은 청소년은 의료용 침대에 등을 기대고 앉아 있는데, 처음 보는 형태의 디지바이스와 기계적 디자인의 고글이 하늘색 담요 위에 놓여 있었고, 다양한 모습의 여섯 디지몬이 그를 호위하듯 서 있어서 율릭과 파트너 디지몬 셋을 당황케 했다.
 
“자기소개부터 하는 게 좋겠지. 내 이름은 율릭 네이트 오언이고, 아카식 레코드의 관측자이며, 지금 우리가 있는 메긴기요르드라는 우주 정거장의 책임자야.”
 
“타치바나 노조무입니다. 다른 차원에서 온 혼혈인으로, 아버지는 악마에 해당되는 마족이고, 어머니는 피닉스 포스라는 우주적 존재입니다.”
 
“…탄생과 멸망의 주권자. 멀티버스의 모든 사이오닉(사이킥) 에너지의 원천이자 집합체. 『최초의 우주』 그 자체로서의 힘. 아직 태어나지 않은 모든 미래 생명체의 의인화. 주된 임무는 우주의 쓸모없는 부분, 차원, 현실을 소멸시키는 것. 감정에 휘둘려 폭주한다면 모든 우주를 재로 만들 수 있으므로 일부를 떼어내어 항체의 역할을 맡게 했고, 그 과정에서 네가 태어났다고 아카식 레코드에 기록되어 있어.”
 
“그렇다면 제가 이 세계에 오게 된 원인도 알고 있습니까?”
 
“안드로몬의 머릿속을 헤집고 토악질을 하면서 얻은 정보와 아카식 레코드에 접속해서 얻은 정보를 조합하니 자연스레 결론이 나오더군.”
 
“이야기를 하기 전에 먼저 영상을 보여드리겠습니다.”
 
“꽤 역겨운 장면이 나올 테니 각오를 단단히 하는 게 좋아.”
 
 율릭이 미리 경고를 하고 파트너 디지몬 셋과 의료실에 있는 메이스의 요원들이 무겁게 고개를 끄덕이자 노조무는 고글을 건드려 프로젝터(영사기) 기능을 작동시켰다. 노조무와 그의 여섯 파트너 디지몬이 방문한 차원이 영상으로 나오는데 율릭을 제외한 이 세계의 존재들은 표정이 일그러지거나 헛구역질을 참지 못했다.
 그도 그럴 것이 리얼 월드(현실 세계)와 디지털 월드가 괴이한 형태로 융합되어 있고 대다수의 인간과 디지몬은 반드시 촉수가 돋아나 있는 뒤틀린 모습을 하고 있었다. 그나마 육체와 정신이 멀쩡한 극소수가 저항군을 결성하여 이형(異形)으로 타락한 존재들과 맞서 싸웠다.
 이처럼 온 사방이 비정상적인 생명으로 가득 차 있는 우주에 온 노조무와 여섯 파트너 디지몬은 저항군과 협력 관계를 맺었다. 아무리 죽여도 죽지 않는 자들을 어떻게든 무력화하고 우세를 점하려는 순간 웜홀이 열리더니 문어처럼 여러 개의 다리가 나 있고 중심부에 거대한 눈알이 박혀있는 괴물이 나타났다.
 괴물은 웬만한 물리 공격이 통하지 않았고 강대한 마법 능력을 발휘하여 저항군을 역으로 몰아붙였다. 이대로라면 저항군의 전멸은 필연이라서 노조무와 여섯 파트너 디지몬이 후위를 맡았다. 퇴각에 성공한 저항군, 궁극체를 유지하며 필사적으로 싸우는 여섯 파트너 디지몬, 고유 능력으로 방어를 전담하면서 틈틈이 견제하는 노조무… 이 때문에 분노가 폭발한 괴물은 블랙홀을 만들어냈다.
 피닉스의 아들(Son of Phoenix)로서 가지고 있는 힘과 잠재되어 있는 힘을 고려하면 강자의 반열에 있는 노조무는 어머니가 두 명의 강적과 싸울 때 함께 했던 경험으로 저 문어 괴물이 우주적 존재임을 알아챘다. 더 이상 버티기 어려워지자 여섯 파트너 디지몬을 디지바이스에 불러들이고 보호막으로 온몸을 감쌌다. 결국 노조무는 블랙홀에 빨려 들어갔는데 근처에 있던 안드로몬이 재수 없게도 휘말리게 되었다.
 
“블랙홀이 포털로 작용해서 너와 안드로몬을 이 세계로 보낸 것 같군.”
 
“본의 아니게 폐를 끼쳤습니다.”
 
“죄책감 가질 필요 없어. 일을 꾸미는 것은 사람이되, 일을 이루게 하는 것은 하늘이어서, 강제로 할 수가 없다(謀事在人, 成事在天, 不可强也)와 계획은 사람이 세우고, 결정은 야훼께서 하신다(Man proposes, God disposes)는 말이 괜히 있는 게 아니니까.”
 
“각각 삼국지연의에서 나온 대사와 성경의 잠언에서 유래된 속담이군요.”
 
“대화를 나누는 중에 끼어들어서 미안하지만, 정보를 공유할 시간을 가졌으면 하는데.”
 
“사실 내가 아는 정보는 그리 많지 않아. 직접 나서려는 어머니를 만류하고, 사전 답사를 하겠다고 자청해서 말이야.”
 
“부족한 부분은 내가 보충할 테니까 걱정하지 마.”
 
“어머니는 안드로몬의 고향이기도 한 세계를 캔서버스(Cancerverse)라고 칭했습니다. 암을 뜻하는 Cancer와 우주를 뜻하는 Universe의 합성어죠.”
 
“…캔서버스는 네크롭시(Necropsy)라는 의식으로 죽음이 소멸된 상태야. 그리고 매니앵글드 원즈(Many-Angled Ones)가 네크롭시를 시행하도록 부추겼고.”
 
“매니앵글드 원즈?”
 
“차원과 차원 사이의 공간에 살고 있는 다중우주 바깥에서 온 악의 존재들. 그들에 의해 정복된 세계와 우주, 차원은 부패하는 과정을 거쳐 붕괴와 죽음이라는 결말에 이르게 되지. 영상에서 노조무와 싸웠던 그 문어 괴물이 매니앵글드 원즈 중 하나인 슈마고라스(Shuma-gorath)야.”
 
 아카식 레코드에서 찾아낸 정보를 주변에 있는 사람들과 아홉 디지몬에게 전달한 율릭은 손으로 이마를 짚고 한숨을 내쉬었다. 세계멸망의 위기를 극복한지 얼마나 됐다고 또 다른 위기가 발생하게 됐으니 골치가 아플 것이다. 일단 메이스의 현 국장과 지부장들에게 연락을 하고자 D-워치 Mk.2를 작동시켰다.
 시간이 좀 걸리긴 했지만 수뇌부가 입체 영상으로 나타나자 다시 한 번 영상을 보여주고 설명을 해 주었다. 그들 역시 큰 충격을 받았는데 율릭은 미안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미처 이야기하지 못한 사실을 입 밖으로 꺼냈다.
 
“네크롭시 의식으로 불사가 된 생명체는 슈마고라스와 연결되어 눈과 귀의 역할을 하게 돼. 안드로몬을 통해 슈마고라스가 이 세계를 알게 됐으니 언젠가 발발할 캔서버스의 침공이 앞당겨졌어.”
 
[막을 수 있겠습니까?]
 
“한 번이라면 어떻게든 가능하겠지만 그 이상은 나로서도 무리야.”
 
“발상의 전환을 해보는 건 어떨까요? 공격은 최선의 방어라는 말도 있지 않습니까?”
 
“캔서버스로 쳐들어가서 피닉스 포스가 강림할 때까지 시간을 벌어야겠군.”
 
“전투순양함 묠니르의 가동은 저희가 준비하겠습니다.”
 
“고마워. 그동안 난 디지털 월드에 연락해서 지원을 요청할게.”
 
 지구에 있는 수뇌부와 메긴기요르드의 승무원을 겸하고 있는 요원들이 급작스레 추가된 업무를 빨리 처리하고자 의료실을 떠났다. 율릭은 D-워치 Mk.2로 디지털 월드와의 통신을 시도했고 곧이어 호메오스타시스. 위그드라실, 호메로스와 4성수, 로얄 나이츠, 올림푸스 12신, 7대 마왕, 윗체르니의 원로원이 입체 영상으로 모습을 비췄다.
 간접적으로 저들과 재회하게 된 율릭은 반갑게 인사를 하고 바로 본론으로 들어갔다. 노조무를 소개하고 영상을 보여주고 슈마고라스와 캔서버스에 대해 설명을 하고 세계멸망의 위기가 닥칠 예정이라고 말하자 디지털 월드의 존재들도 큰 충격을 받았다. 그나마 위기를 겪은 만큼 해결했던 경험이 있는지라 금방 평정심을 되찾고 각 집단에서 디지몬을 차출해서 팀을 구성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로얄 나이츠 셋, 올림푸스 12신 셋, 7대 마왕 둘, 윗체르니 셋, 무소속 셋이 파견됐군.”
 
“제퍼가몬이라고 하오.”
 
“플루토몬이다.”
 
“…이건 좀 뜻밖인데.”
 
“내가 유피테르몬과 가치관 차이로 대립하지만 이번에는 공공의 적이 생겼으니 잠시 휴전했을 뿐이다.”
 
 율릭과 파트너 디지몬 셋, 노조무와 여섯 파트너 디지몬은 메긴기요르드 내부에 위치해 있으며 전투순양함 묠니르가 정박되어 있는 조선소로 향했다. 인간과 인외와 그 둘 사이에서 태어난 혼혈로 이루어진 부대가 먼저 탑승하고 곧바로 D-워치 Mk.2에서 알람이 울리자 율릭은 「게이트 웨이」를 열어서 총 열넷의 디지몬이 건너오게 했다.
 윗체르니에서 한 번 마주쳤을 뿐인 제퍼가몬, 볼텍스 워리어의 영웅 중 하나의 이름을 듣고 디지털 월드: 일리아스의 명계를 총괄하는 플루토몬이 자원했다는 사실에 놀란 율릭은 일명 캔서버스 원정 팀과 함께 묠니르에 탑승했다. 그런 다음에 캔서버스로 이동하고자 안드로몬의 기억과 아카식 레코드에 기록된 정보를 토대로 좌표를 잡고 마법으로 보강한 차원 도약을 사용했다.
 
“물리적으로 머리를 후벼 파면서 읽은 기억과 아카식 레코드로 확인한 정보에 직접 방문한 것까지 더하면 캔서버스에 관해서는 세 번인가?”
 
“으윽!”
 
“아차, 네크롭시 의식이 죽음의 영향을 받는 이들에게 악영향을 준다는 사실을 간과했군.”
 
“…견딜 만합니다.”
 
“부상자는 당연히 생기겠지만 사망자는 용납할 수 없어. 그러니 위기 상황에서는 죽지 않게 응변하도록 해.”
 
“알겠습니다.”
 
 주로 저승사자나 그림 리퍼, 또는 부모 중 한 명이 인간인 혼혈 같은 이들이 캔서버스에서 몸을 제대로 못 가누고 있자 율릭은 선(先)사과 후(後)조언을 해줬다. 살덩이와 촉수로 이루어진 땅으로 내려가기 전에 「수호자 비샨티의 강력한 보호 주문」을 비롯한 다양한 마법을 걸어 캔서버스의 악영향을 최대한 차단하니 노조무가 어머니에게 배운 「공간전이」 마법을 사용했다.
 「게이트 웨이」처럼 가야 할 장소에 거의 즉시 도착한 그들은 우선 아카식 레코드의 정보에 따라 저항군을 찾고는 합류했다. 리더는 샤카몬으로 유일한 궁극체이고 멤버는 산조몬(삼장몬), 고쿠우몬(손오공몬), 샤우진몬(사우자몬), 초핫카이몬으로 대부분 완전체였다.
 
“슈마고라스 때문에 걱정이 많았는데 무사히 돌아와서 다행입니다.”
 
“거기에 지원군까지 올 줄이야.”
 
“우리의 목표는 피닉스 포스가 캔서버스에 강림할 때까지 시간을 버는 건데 도와줄 수 있어?”
 
“버티는 거라면 자신이 있으니 걱정하지 마.”
 
[이방인이 돌아왔군. 쓸 만한 존재들을 데리고 말이지.]
 
 저항군의 은신처 바깥에서 소름 끼치도록 이질적인 음성이 들려오자 그들은 대화를 멈추고 미리 준비를 갖춘 뒤 문을 열고 나갔다. 그 수를 셀 수 없을 만큼 많은 A(어보미네이션) 디지몬을 이끌고 온 거대한 외눈의 문어괴물, 슈마고라스와 마주치자 조금이라고 시간을 벌기 위해 대화를 시작했다.
 
“이렇게 직접 대면하는 건 처음이고 웬만하면 마지막이 되었으면 하는군.”
 
[아카식 레코드의 관측자여. 너를 손에 넣으면 나의, 우리의 최종적인 목적을 빨리 이룰 수 있다.]
 
“Lanet olsun(빌어먹을)!”
 
“…싸워야 할 이유가 하나 더 추가됐네.”
 
“좋아. Now it's time to be naughty(한 번 더러워져 볼까).”
 
[공격해라.]
 
 슈마고라스는 아카식 레코드를 이용해서 세계, 우주, 차원을 정복하고 부패시켜 붕괴와 죽음을 가속할 것임을 밝혔다. 이에 율릭은 표정 관리를 못하고 얼굴을 찌푸리다가 노조무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고는 두 자루 권총 「지퍼스 크리퍼스」를 소환하고 양손에 쥐었다. 입이 없는 슈마고라스가 텔레파시로 명령을 내리자 A 디지몬들이 먼저 달려들었고 율릭이 맞서듯이 나섰다.
 룬 문자가 새겨진 탄환을 급소에 맞춰서 부활을 늦추다가 위력이 높은 근접 공격을 허용하는 바람에 「지퍼스 크리퍼스」가 복구하기 힘들 정도로 부서지자 망설임 없이 던졌고 A 디지몬 둘이 「지퍼스 크리퍼스」를 잡는 순간 자폭시켰다. 디지털 월드에서 만든 무기가 사라졌으니 율릭은 변신벨트와 키 아이템을 소환하고 가면라이더로 변신했다.
 
“변신!”
 
[Standing By! Complete!]
 
[투영! 파이널리 타임! 은은 번쩍번쩍 갤럭시(개개 개개개갤 갤럭시)! 우주의 저 편의 판타지! 워즈! 긴가(은하) 파이널리! 파이널리!]
 
[발도! 이터널 피닉스! 쿄무(허무)! 칠흑의 검이 무로 돌아간다(되돌린다)!]
 
 그 중에서 세 가지를 꼽자면 첫째가 가면라이더 카이자(913)이고, 둘째가 가면라이더 워즈 긴가(은하)이며, 셋째가 가면라이더 팔시온 이터널 피닉스다.
 카이자의 슈트에 흐르는 「포톤 블러드」는 강력한 유체 에너지로 신체에 미치는 부담도 크다는 단점이 있지만 복제품이다 보니 변신을 해제하더라도 잿더미로 변할 일은 없었다. X(카이)의 형상을 본뜬 전용 무기이자 원전 사격에 특화된 「건 모드」와 근접 격투에 특화된 「블레이드 모드」로 변형 가능한 「카이자 블레이건」으로 공격했다. 그러면서 「포톤 블러드」를 독으로 적용시켜 A 디지몬의 움직임을 둔하게 만들었다. 초반에는 효과가 있었지만 보이지 않게 간섭을 하는 슈마고라스 때문에 내성이 생기자 율릭은 변신벨트를 「카이자 드라이버」에서 「비욘드라이버」로 바꾸고 새롭게 변신을 했다.
 기본 형태인 긴가(은하) 파이널리는 양 어깨에 있는 구체 「그래비콘 소서」에 내장된 초 마이크로 블랙홀로 중력을 자유롭게 조종할 수 있다. 중력장을 만들어내 A 디지몬을 최대한 억누르고 제2형태인 긴가 타이요(은하 태양)로 폼 체인지를 했다. 태양이 그려져 있는 웨어러블 디바이스 「크로스 아머 라이너」에서 태양형 유사행성 「에너지 플래닛•솔라 타입」을 가동했다. 변신자의 안전을 고려해서 연속 가동시간은 8분 19초로 한정되어 있는 터라 오랫동안 사용하지 못하고 다수의 A 디지몬이 재가 되어버리자 제3형태인 긴가 와쿠세이(은하 행성)로 폼 체인지를 했다. 「크로스 아머 라이너」에서 최대 9개의 유사행성탄 「에너지 플래닛」을 생성하여 광역 섬멸을 가했다.
 살이 타는 역한 냄새가 풍기고 있지만 A 디지몬은 죽지 않고 되살아났다. 이걸로는 안 되겠다 싶어서 율릭은 「비욘드라이버」를 「패검 블레이드라이버」로 바꾸고 변신도 새로이 했다. 성검의 모든 속성을 무(無)로 되돌리는 「무명검 쿄무(허무)」의 능력을 응용해서 네크롭시 의식에 의한 불사를 일시적으로 무효로 만들었다. 마지막으로 「이터널 피닉스 원더 라이드 북」을 「무명검 쿄무(허무)」에 스캔하고 불사조를 동반한 주황색 화염의 검격을 날리는 「불사조 무한일돌」을 사용해서 A 디지몬을 다시 불태웠다. 이를 불편하게 여긴 슈마고라스가 탁한 빛을 발하는 에너지탄을 날렸고, 율릭이 대처하기 전에 노조무가 자신의 무기인 「실피온의 불사조궁(Phoenix Bow of Silpion)」에서 쏜 에너지 화살로 맞혀 상쇄시켰다.
 
“도와줘서 고마워.”
 
[쾅-!]
 
“무게가 나가는 공구를 한 손으로 휘두를 줄이야.”
 
“마법의 도움을 받았지.”
 
 가면라이더로 변신하는 것을 중단한 율릭은 복제품의 새로운 무기를 소환했다. 그 중에는 황금으로 된 쇠지렛대(크로우바)가 있어서 중력 조작으로 들 때만 가볍게 하고 A 디지몬 하나의 두개골을 말 그대로 박살내버렸다. 그러다가 드래곤 브레스(Dragon's Breath)라는 특수 탄환이 삽탄된 산탄총으로 사살(射殺)과 소살(燒殺)을 동시에 행했다. 어느덧 탄환이 떨어지자 무기로도 쓰이는 다른 세계의 공구, 리벳 건(Rivet Gun)을 사용했다. 고온에 달궈진 못이 A 디지몬을 고통스럽게 만들고 있을 때 디지몬들도 공격을 퍼부었다.
 
「영광 거미줄<레이코우 쿠모 노 이토>」
 
「무한탄막심경<무겐 단마쿠신쿄우>」
 
「초대전뇌광포<쵸우타이덴 라이코우호우>」
 
「강요장 와문의 진<코우요우죠 카몬 노 진>」
 
「타타타 다진고기<다다다 민치>」
 
 첫 번째는 캔서버스가 되어버린 디지털 월드에서 살았으며 저항군을 결성한 서유기 디지몬이다. 샤카몬은 눈을 감아도 막지 못하는 후광으로 상대를 비추어 악을 정화해 구제하려 했고, 산조몬(삼장몬)은 환각을 불러일으켜 손에 들고 있는 염주가 흩어져 사방팔방에서 공격하는 것처럼 느끼게 만들었다.
 앞의 둘이 정신적 공격을 하는 동안 고쿠우몬(손오공몬)은 신축이 자유롭고 연결 상태에서 전광포를 쏘고 분할하면 두 개의 권총으로서 전광탄을 쏠 수 있는 「여의금고봉」 내부의 에너지를 증폭해 발사했고, 샤우진몬(사우자몬)은 불가의 석장을 무기화한 선장(禪杖) 「강요장」을 회전시켜서 물의 회오리를 일으켰고, 초핫카이몬은 양옆에 부스터가 장착된 쇠스랑 모양의 무기 「로걸탑정파(로켓 테이하)」를 고속 연타로 퍼부어 보기에도 무참한 상태로 만들어 버리는 등 물리적 공격을 가했다.
 
「신전소뢰광<신덴 쇼우라이코우>」
 
「볼케닉 플레어」
 
「헬즈 게이트」
 
 두 번째는 캔서버스 원정 팀의 무소속 디지몬이다. 진화의 탑에서 궁극체로 진화할 수 있게 대련을 해준 카즈치몬은 두 자루의 번개의 칼을 통해 압축한 주위의 전기 에너지를 압축해서 초고밀도의 벼락탄으로 발사했고, 볼케닉드라몬은 하늘을 날아다니며 입에서 작열의 불꽃을 내뿜었다. 디지털 월드: 일리아스 출신인 플루토몬은 어둠보다 거대한 입을 출현시켜 A 디지몬을 통째로 삼키고 단편화된 데이터의 부스러기까지 분해했다. 원래라면 탈이 생기고도 남겠지만 율릭이 걸어준 온갖 마법 덕분에 무사할 수 있었다.
 
「앱솔루트 블래스트」
 
「레이지 오브 와이번」
 
「게일 브레이버」
 
 세 번째는 캔서버스 원정 팀의 윗체르니 소속 디지몬이다. 헥세블라우몬은 미스틱 아츠로 출력을 강화한 상태로 왼쪽 어깨의 용의 턱에서 절대 영도의 파동을 발사했다. A 디지몬이 얼어붙다가 산산조각이 되어 부서지고 있을 때 바람의 마술을 다루는 메디벌듀크몬과 제퍼가몬이 각각 「듀나스」의 끝부분에 있는 수정에서 용의 형상을 에너지를 발사하거나 양손의 검을 부메랑으로 변형시켜 회오리바람을 휘감은 참격을 발사했다.
 
「더블 임팩트」 / 「카오스 플레어」 / 「세븐즈 풀 클러스터」
 
「나자르 네일」 / 「세븐스 패시네이트」
 
 네 번째는 캔서버스 원정 팀의 7대 마왕 소속 디지몬인데, 수가 가장 적기 때문인지 다른 방식으로 공격을 가했다.
 베르제브몬은 두 자루의 산탄총 「베렌헤나」를 연사하다가 블래스트 모드로 각성하고 오른팔과 일체화된 「블래스터」로 마방진을 그리더니 그 중심을 향해서 파괴의 파동을 발사했다. A 디지몬이 소멸했다가 복구되는 과정에 맞추어 단숨에 X진화(제볼루션)를 했고 다크 에리어의 불꽃 「엘 에반헬리오」를 마탄으로 쏘는 필살기 「글러트니 플레어」를 폭식의 관으로 위력을 증폭시켜 발사했다.
 한편 리리스몬은 금색으로 물든 오른팔의 마조(魔爪)로 접촉하는 적을 부식시켰다. 그러나 엄청나게 고통스러워할 뿐 죽지 않는 A 디지몬을 보고 짜증이 나서 X진화(제볼루션)하고 색욕의 관에서 힘을 끌어내어 광범위하게 조종했다. A 디지몬의 내분을 보다 못한 슈마고라스가 직접 개입하기 전까지 한결 편하게 싸울 수 있었다.
 
「포이보스 블로」
 
「굿나이트 문」
 
「매드니스 메리 고 라운드」 / 「크레이지 고 라운드」 / 「매드니스 메리 고 라운드 DX」
 
 다섯 번째는 캔서버스 원정 팀의 올림푸스 12신 소속 디지몬이다. 아폴로몬은 가진 힘을 집중해서 불타오르는 주먹으로 일격 필살의 공격을 퍼부었고, 디아나몬은 양다리의 「굿나이트 시스터즈」로부터 달빛을 날려 뒤집어쓴 상대를 수면 상태에 빠뜨렸다.
 그 틈에 미네르바몬은 눈 깜짝할 새에 옆으로 회전하며 「올림피아」로 베어버렸다. 이때 모드 체인지와 X진화(제볼루션)를 한 베르제브몬처럼 모습을 바꾸고는 공격을 계속했다. 미네르바몬[X항체]로서 강렬한 횡회전 베기를 하여 파란 불꽃으로 이루어진 큰 회오리를 발생시켰다. 그리고 메르바몬으로서 대검 「올림피아 개」와 왼팔의 「메듀리아」를 동원해 눈에 보이지도 않을 정도로 회전하며 베는 것으로 맹렬한 회오리가 되어 접촉하는 A 디지몬을 갈가리 찢어버렸다.
 
「가루루 캐논」 / 「올 딜리트」
 
「성검 그레이달파」 / 「궁극전인 왕룡검」
 
「앙 블루 투스」 / 「궁극전인 성패검<큐쿄쿠센진 세이바켄>」
 
 여섯 번째는 캔서버스 원정 팀의 로얄 나이츠 소속 디지몬이다. 오메가몬은 메탈가루루몬(메탈가루몬)의 형태를 한 오른팔에서 대포를 꺼내 절대 영도의 냉기탄을 발사했고, 오메가몬[X항체]로 진화한 뒤에 왼팔에서 꺼낸 「그레이 소드」에 닿은 A 디지몬을 소거시켰다. 알파 인 포스로 공격 횟수를 급격히 늘리던 알파몬은 마법진을 펼쳐 중심에 꽂혀있는 빛의 다발을 뽑아 적을 베어버렸고, 알파몬 왕룡검으로 진화한 뒤에 오류우몬이 변형된 무기로 일도양단하였다. 최종 형태인 GX로 진화하기가 어려워진 제스몬은 최선을 다해 공방에 힘쓰다가 분신과도 같은 「아트」, 「르네」, 「포르」가 형성한 삼각형 방패에서 에너지 빔을 발사했고, 제스몬[X항체]로 진화한 뒤에 가슴의 디지코어에서 뽑아낸 검을 휘둘러 적의 투쟁 본능만을 파괴하여 폐인으로 만들어버렸다.
 
「플래시 반쵸 펀치」
 
「다크 로어」
 
「츠바이 그렌체」
 
「블래스트 스매시」
 
「플라즈마 스테이크」
 
「격 빙월아<게키 효우케츠가>」
 
 일곱 번째는 노조무의 여섯 파트너 디지몬이다. 캔서버스에 도착한지 얼마 안 돼서 궁극체로 진화했고 여기서 둘씩 조그레스하면 한층 더 강해질 수 있지만 슈마고라스가 본격적으로 나설 때를 대비하여 A 디지몬을 상대하는 것을 우선시했다.
 반쵸레오몬(반초레오몬)은 극한까지 갈고 닦은 기합을 주먹에 실어 사자의 형태로 날리고, 다크드라몬은 탄생할 때 사용된 「다크 매터」를 에너지탄으로 쏘아 발사하고, 듀란다몬은 양손의 검에 투기를 담아 베어버리고, 브리웨루드라몬은 날개를 분리하여 불꽃의 배리어를 전개하면서 돌진하고, 블리츠그레이몬은 두 팔의 무기에서 전격을 흘려보내 안으로부터 파괴해버리고, 크레스가루루몬(크레스가루몬)은 「황수언월도」를 얼음으로 무수히 형성하여 날렸다.
 여담으로 노조무는 카오스 워드를 읊어야 발동하는 마법으로 타격을 주기도 하고, 고유 초능력인 방어막을 적을 막아내거나 가두어 압살하는 용도로 사용했다. 다만 율릭처럼 죽어도 부활할 수 없으며 노조무의 존재 자체가 피닉스 포스의 강림에 반드시 필요하므로 어느 정도는 몸을 사려야 했다.
 
「레이저 캐논」
 
「버스트 샷」
 
「쥬데카 프리즌」 / 「메기도 플레임」 / 「헬 하울링」
 
 여덟 번째는 율릭의 파트너 디지몬 셋이다. 그들도 미리 궁극체로 진화한 상태이므로 싸우는 데 걸리는 시간이 단축되었다. 메탈릭드라몬은 꼬리의 레이저 건에서 한 줄기의 광선을 발사해 일직선상의 A 디지몬을 섬멸했고, 세인트가르고몬은 온몸에 숨겨져 있는 총화기의 무기를 꺼내 일제 사격을 가했다.
 거기에 맞춰서 카오스듀크몬은 왼팔의 마순(魔盾)에서 모든 것을 부식시키는 암흑 파동을 날렸고, 곧장 메기드라몬으로 변형하여 입에서 온갖 물체도 잿더미가 되어버리는 화염을 내뿜었고, 그러고 나서 메기드라몬[X항체]로 진화하여 이전보다 훨씬 사악하고 강력한 「지옥의 포효」라는 또 다른 이름을 가진 충격파를 일으켰다.
 한 명의 인간과 한 명의 혼혈, 디지몬 스물여덟이 일심전력으로 싸우고 전투순양함 묠니르가 묵묵히 서포트를 하자 A 디지몬은 고전을 면치 못했다. 싸움을 지켜보며 가끔 간섭하던 슈마고라스는 크나큰 외눈을 찌푸리더니 인위적으로 블랙홀을 만들었다. 최악은 사망이고 차악은 이차원 전송일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여덟 디지몬이 조그레스를 했다.
 
「엔드 오브 패러독스」
 
「듀얼 엣지 플로존」
 
「그레이 캐논」
 
「이클립스 핑거」
 
 반쵸레오몬(반초레오몬)과 다크드라몬이 합체하여 진화한 카오스몬은 왼팔인 「다크드라 암」의 턱 사이에 오른팔인 「BAN-TYO 블레이드」를 넣고 두 팔에서 빔을 발사했다. 듀란다몬과 브리웨루드라몬이 합체하여 진화한 라그나로드몬은 적색의 방패에서 뿜어져 나오는 불길을 금색의 검에 두르고 찌르듯이 내밀었다. 블리츠그레이몬과 크레스가루루몬(크레스가루몬)이 합체하여 진화한 오메가몬 Alter-S는 왼팔이기도 하며 블리츠그레이몬의 모양을 한 포탑에서 플라즈마 탄을 발사했다.
 이 셋은 디지바이스의 진화 기능에 노조무의 힘이 전달되어 평소보다 더 강해졌다. 또한 아폴로몬과 디아나몬이 율릭의 도움을 받아 합체하여 진화한 그레이스노바몬은 체내에서 증폭시킨 에너지를 손바닥에 모은 후 일장(一掌)을 내질렀다. 네 디지몬이 블랙홀을 없애기 위해 전력을 다하고 있는데 갑자기 하늘에서 무언가가 내리꽂히더니 블랙홀과 네 종류의 필살기를 소멸시켰다.
 그 여파로 피아를 가리지 않고 뒤로 밀려났으며 정중앙에 박혀 있는 길쭉한 직선형의 빛나는 백색 지팡이를 보고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노조무와 조그레스한 카오스몬, 라그나로드몬, 오메가몬 Alter-S는 안도의 숨을 내쉬고 율릭은 오랜 세월을 살아오면서 쌓아 온 경험에 육감을 더하여 드디어 때가 되었음을 눈치챘다.
 
“미안. 길을 가로막는 놈들이 있어서 처리하느냐고 늦었어.”
 
[크틀(Kthl)! 요트 소터(Yot-Soter)! 니얼라토르테크(Nyerlathortech)!]
 
“인간으로 따지자면 머리카락을 잡아 뜯은 것에 불과하지. 그래도 피해를 입기는 해서 당분간 활동할 수 없을 거다.”
 
 오래 사용한 화신<아바타>, 백발 장발을 한 12살 소녀의 모습을 취한 피닉스 포스는 양손에 두 개씩 쥐고 있는 촉수들을 바닥에 내버리고 지팡이를 회수했다. 슈마고라스가 촉수에서 광선을 발사하자 율릭이 봉인했던 안드로몬의 시체를 소환해서 고기방패로 삼았다. 공격을 막아낸 뒤 별다른 동작을 취하지 않고도 가까이 있는 A 디지몬의 형체는 남기면서도 살가죽은 한순간에 전부 벗겨내는 섬세하면서도 강력한 염동력을 선보였다.
 
“등장한지 얼마 안 됐지만 더 이상 시간을 끌고 싶지 않으니… 이 세계를 파괴하겠다.”
 
[안 돼!]
 
“돼.”
 
 압도적인 힘으로 A 디지몬은 물론이고 슈마고라스마저 몰아붙인 피닉스 포스는 마무리를 짓겠다고 선언했다. 그 말을 듣고 경악한 슈마고라스는 A 디지몬을 움직이면서 본인이 직접 나서려고 했으나 이미 때는 늦었다. 피닉스 포스가 지팡이로 바닥을 치자 하얀 머리카락이 검게 물들고 옷은 평상복에서 전투복으로 환복을 거쳤고 모습도 인간에서 불사조의 형상을 한 에너지체로 바뀌었다.
 잠시 후 빛이 번쩍이더니 슈마고라스와 A 디지몬은 흔적도 없이 사라졌고 캔서버스 역시 억지로 융합되기 이전의, 땅 위에서부터 하늘 아래까지 아무것도 없는 상태가 되었다. 이곳 출신인 서유기 디지몬을 제외하고 나머지는 원래 세계로 복귀할 준비를 하는데 시간이 남아서 화신<아바타>으로 되돌아간 피닉스 포스와 대화를 나눴다.
 
“…그러니까 나하고 베르제브몬이 결혼해서 자식까지 얻은 디지털 월드가 있다고?”
 
“웩! 듣기만 해도 속이 울렁거리네.”
 
“이게 바로 멀티버스의 묘미지.”
 
“한 가지 물어볼 게 있는데… 본명으로 불러드릴까요 아니면 현재 모습으로 활동할 때의 이름으로 불러드릴까요?”
 
“이름이 뭐가 중요하겠어. 수천 년을 살아오면서 수많은 이름을 사용한 당사자가 내 눈 앞에 있는데.”
 
“아, 그러네요. 단도직입으로 말하겠습니다. 제가 진정한 영면에 들 수 있겠습니까?”
 
“두 가지 방법이 있어. 하나는 아카식 레코드와의 연결을 끊는 것인데 다양한 능력을 사용하지 못할 뿐더러 아카식 레코드가 유일한 관측자를 포기하지 않을 테니 설령 시신이 썩어 없어지더라도 재구성되어 부활할 거야.”
 
“다른 하나는 무엇입니까?”
 
“자연의 섭리에 따라 전 우주가 파괴되고 생명체들이 죽음을 맞이하는 거지. 그때가 되면 너도 죽을 수 있지만 내 기준으로도 시간이 꽤 걸린다는 점이 문제라고 할 수 있어. 만에 하나 지루해지면 멀티버스를 여행하는 것도 나쁘지 않아. 넌 멀티버스에서 유일한 존재이므로 인커전(중첩)의 위험에서 자유롭거든.”
 
“블랙길몬, 테리어몬, 쟈자몬의 경우에는 만약을 대비해야겠죠. 그건 그렇고 매니앵글드 원즈는 명줄이 끊어지지 않았는데 마무리를 지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안타깝지만 그놈들은 혼돈(카오스)이란 개념을 관장하는 신적 존재이기도 해서 완전히 없앴다간 십중팔구로 문제가 발생할 거야. 물론 한동안 활동하지 못하게 만들 거니까 너무 걱정하지 마.”
 
 피닉스 포스는 율릭과의 진지한 대화를 마치고 노조무와 성장기로 퇴화한 여섯 파트너 디지몬의 곁으로 다가갔고 「공간전이」를 사용하여 이 세계를 떠났다. 해야 할 일을 마쳤으니 율릭과 디지몬들은 시간이 흐르면 자연스럽게 부흥할 고향을 관리해야 하는 서유기 디지몬에게 작별인사를 하고 「게이트 웨이」를 통해 전투순양함 묠니르로 이동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묠니르는 차원 도약을 통해 원래 세계로 돌아갔다. 캔서버스 원정 팀이 각각 디지털 월드, 디지털 월드: 일리아스, 윗체르니로 복귀하고 율릭은 메긴기요르드에서 잠깐의 휴식을 취하면서도 언젠가 발생할지도 모르는 불상사에 대한 예방을 계획하느냐고 애쓰고 있었다.
 
[후기]
여담으로 뒤틀린 안드로몬의 시체는 살을 바르고 뼈가 금속으로 코팅된 뒤에 무기로 사용될 예정이었습니다. 작년에 상영된 데드풀과 울버린에서 그대로 따오려고 했으나 글이 길어지면 올리는 시간도 늦어질 것 같아서 고기 방패로 바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