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무쌍(無雙) 시리즈 <완결>

무쌍(無雙) Asuka Part.1 -03-

호르스 2025. 3. 20.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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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등학교.
 어느덧 3개월이 흘러 여름이 되었다. 모든 학생들이 하복 차림으로 시험 준비를 하고 있었다. 아스카도 다른 이들처럼… 아니, 다른 이들보다 훨씬 수월하게 준비를 끝마쳤다.
 그래서 지금은 아유무, 치히로, 하루, 미즈키, 카오리와 모여서 다섯 명을 도와주고 있었다.
 
“이 부분은 이렇게 해서 저렇게 하고… 여기는 그렇게 하면…….”
 
“그렇구나. 알려줘서 고마워.”
 
“후후, 아스카 덕분에 점수가 오를 지도.”
 
“설령 그럴지라도 공부를 소홀히 하면 안 돼요.”
 
“알았어. 그 점은 주의할게.”
 
 아스카와 다섯 명의 소녀는 대화를 나누면서 시험공부를 계속했다. 그러다가 다른 과목을 담당한 선생이 오면 각자의 자리로 흩어져서 수업을 들었다.
 그렇게 여러 날이 지나 시험 기간이 되었다. 모두가 시험을 보고 있었고, 아스카와 아유무, 치히로, 카오리는 능숙하게 문제를 풀고 있었다. 공부에 흥미가 없는 하루와 운동파인 미즈키도 아스카가 가르쳐준 덕분인지 그럭저럭 문제를 풀고 있었다.
 짧으면서도 긴 시간이 흘렀고, 오후 1시가 넘어서야 모든 시험이 끝났다.
 
“시험 끝이다!”
 
“이제 곧 있으면 방학이네.”
 
“그러게 말이야.”
 
“있잖아요.”
 
“응? 무슨 할 말이라도 있어, 아스카?”
 
“제가 아는 분이 별장을 빌려주셨는데, 방학이 되면 거기로 놀러가지 않을래요?”
 
“별장?!”
 
 아스카가 미소를 지으면서 말을 하자 다섯 명의 소녀는 깜짝 놀라 입을 모아 외쳤다. 여기서 아는 분이란 야가미 씨를 뜻하며, 자신의 딸을 보호해준 것에 감사한다는 의미로 별장을 쓸 수 있게 해준 것이다.
 
“네가 초청한 거니까 당연히 가야지!”
 
“나도 갈게.”
 
“우리도 말이야.”
 
 먼저 하루가, 다음으로 아유무가, 마지막으로 치히로, 미즈키, 카오리가 말을 하면서 아스카의 요청을 받아들였다. 그리고 근처에 있던 유카리 선생이 그 얘기를 듣고 보호자를 겸해서 같이 가기로 했다.
 마침 유카리 선생과 같이 있던 키무라 선생의 경우…….
 
“미안하지만 나는 아내와 딸이랑 놀러가기로 해서 말이죠. 죄송합니다.”
 
 미인 아내와 귀여운 딸이 찍힌 사진을 보여주며 거절을 해서 동행은 불가능하게 됐다. 결국 여섯 명의 여성만이 별장으로 가는 걸로 결정됐다.
 
*
 
 일주일 뒤.
 드디어 방학이 되었다. 아스카를 비롯한 다섯 명의 여학생과 한 명의 여교사는 모든 준비를 마치고 야가미 씨의 별장으로 갈 준비를 했다.
 특히 유카리 선생이 한 대의 차를 끌고 왔는데, 다소 찌그러지고 손상을 받은데가 많았다. 하루를 제외한 나머지 학생들은 그것을 보고 얼굴이 굳어졌다.
 
“이거 선생님 차인가요?”
 
“응, 맞아.”
 
“왠지 모르게 불길한 느낌이 드는데.”
 
“그래도 어쩔 수 없잖아.”
 
 두 명을 제외한 나머지는 불안해했지만 마땅히 타고 갈 것이 없어서 유카리 선생의 차에 탔다. 이내 유키라 선생과 하루가 운전석과 앞좌석에 올라탔고, 액셀을 밟으면서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운전을 했다.
 
“오라오라오라오라-!!!!!!”
 
“가요! 선생님!!!”
 
“꺄아악-!!!”
 
 광란의 질주를 시작하는 유카리 선생과 환호성을 지르는 하루, 그리고 비명을 지르는 다섯 명의 학생들. 아스카의 경우 여러 차원을 떠돌아다니면서 워낙 많은 경험을 쌓았기 때문에 속으로는 놀라지 않았지만, 의심을 받지 않기 위해서 일부러 비명을 질렀다.
 어쨌거나 몇 시간 동안의 목숨을 건 드라이빙 끝에 야가미 씨의 별장에 도착한 일곱 명의 여성들은 환한 표정과 새하얗게 불탄 표정으로 차에서 내렸다.
 
“아야! 별장이 참 좋은걸!”
 
“그러게 말이에요.”
 
“…토할 거 같아.”
 
“우욱!”
 
“하마터면 죽을 뻔 했어.”
 
“…….”
 
“…그, 그럼 안으로 들어갈까요.”
 
 아스카는 야가미 씨한테 얻은 열쇠를 꺼내서 문을 열었다. 일곱 명의 여성은 한 명씩 차례대로 안으로 들어갔고, 신발을 벗고 바닥 위에 올라섰다.
 각자의 짐을 풀고 수영을 하기 위해 수영복을 꺼내 입었다. 다들 다양한 형태의 수영복을 입었는데, 아스카는 반팔에 반바지 차림에 슬리퍼를 신었다.
 
“수영 안 하게?”
 
“예, 오늘은 생각이 없어서요.”
 
“그래? 그러면 우리 먼저 놀고 있을게.”
 
“푹 쉬어둬.”
 
 모두들 아스카가 유키리 선생의 난폭한 운전 때문에 충격을 받았을 거라 생각해서 쉴 수 있도록 내버려두었다. 여섯 명이 바다 속에서 놀고 있는 와중에 아스카는 파라솔 아래서 휴식을 취하고 있는데, 저 멀리서 익숙한 느낌이 들자 그곳을 몇 번이고 돌아보았다.
 
*
 
 그 날 밤.
 모두가 잠든 와중에 아스카는 별장 밖으로 나와 익숙한 느낌이 들었던 장소로 향했다. 혹시 몰라서 언제나 메고 있던 크로스백을 챙긴 상태였고, 한 손에 손전등을 들고 앞으로 나아가고 있었다.
 
“분명 여기였는데?”
 
 손전등의 불빛을 이리저리 비추며 무언가를 찾는 아스카는 등 뒤에서 익숙한 느낌이 들자 몸을 뒤로 돌렸다. 그러나 아무 것도 없었고, 고개를 갸우뚱하며 의문을 표하려고 했다.
 그 때, 뒤에서 검 뽑는 소리가 들려오자 몸을 돌리면서 손전등을 던지고 크로스백을 열었다. 앞으로 날아가던 손전등은 순식간에 네 동강이 나고, 두 자루의 검이 아스카를 노렸다.
 
[챙-!]
 
“누구냐?”
 
“…….”
 
[스르릉-!]
 
 하지만 아스카는 디지털 월드의 『반신』 페라리우스가 만든 검, 「유성」을 꺼내 막아내고는 칼집에서 검을 뽑았다. 그리고 검과 칼집으로 두 자루의 검을 든 누군가와 대치했다.
 
“말을 안 하는 거야? 못 하는 거야?”
 
「충격날개」
 
 누군가가 등에서 검은색의 날개를 펼쳐서 충격파를 일으키자 아스카는 힘을 담은 검을 휘둘러서 충격파를 분쇄해버렸다. 그 광경을 보고 누군가가 놀라는 가운데, 아스카는 칼집으로 두 팔을 후려쳐 검을 떨어뜨리게 한 뒤에 검으로 목을 겨눴다.
 
“방금 전의 그 기술… 카라텐몬(크로우몬)의 필살기지. 너, 디지몬이냐?”
 
“역시 눈치 챘네.”
 
“이 목소리… 설마 레이븐!?”
 
“오랜만이야, 아스카.”
 
 아스카를 공격했던 누군가는 달빛에 스스로의 몸을 노출시켰다. 까마귀의 얼굴과 두 날개를 지닌 보라색 갑옷 차림의 마인형 디지몬, 예전에 아스카가 디지털 월드를 여행했을 때 만났고, 당시 레이븐이라고 이름을 지어준 카라텐몬이었다.
 
“여긴 어떻게 온 거야?”
 
“나도 몰라. 여기에 오게 된 건 한 달이 넘었고 말이야.”
 
“그래?”
 
‘설마 「그녀」가 해놓은 짓인가?’
 
“일단 별장으로 가서 이야기하자.”
 
“잠깐만! 이 모습으로 말이야?”
 
“…기다려봐.”
 
 「유성」을 크로스백에 집어넣고, 대신 손을 넣고 뒤적거려 무언가를 찾던 아스카는 변장할 때 쓰이는 실체화 장치를 꺼냈다. 마치 시계와 같이 생긴 장치를 레이븐의 팔에 끼우고 버튼을 누르자 파장이 레이븐의 주변을 감쌌고, 이내 인간의 모습으로 변했다.
 검은색 머리, 보라색 옷의 10대 중후반의 소년으로 변한 레이븐은 자신의 모습을 보고 깜짝 놀라했다.
 
“이것은?”
 
“내가 한 차원으로 이동했을 때, 얻은 물건이야. 그거라면 의심 없이 지낼 수 있을 거야.”
 
“고마워, 아스카.”
 
“자, 그럼 별장으로 가자.”
 
 아스카는 레이븐의 손을 잡고 별장으로 향했다. 한 명의 인간과 한 명의 디지몬이 떠난 뒤에 그곳에는 그저 달빛만이 비추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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