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무쌍(無雙) 시리즈 <완결>

무쌍(無雙) Asuka Part.2 -上-

호르스 2025. 3. 21.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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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년 후.
 디지몬 엠페러와 문밀레니엄몬이 쓰러지고 나서 아스카와 레이븐(카라텐몬)은 하루가 멀다 하고 현실 세계<리얼 월드>와 디지털 월드를 드나들었다. 둘이 2년 동안 이렇게 한 이유는 디지몬 엠페러와 문밀레니엄몬 사건의 배후인 블랙 버틀러(Black Butler)를 찾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반신』인 오라클마저도 찾아내지 못한 블랙 바틀러를 어찌 아스카와 레이븐이 찾아낼 수 있을까? 결국 소득 없이 집으로 돌아와서 지금은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아, 힘들다.”
 
“나 혼자 나서도 되는데, 어찌 따라왔던 거야?”
 
“혹시 모르니까.”
 
 자신이 걱정되어 따라갔다는 레이븐의 말에 아스카는 미소를 지었다. 그러고는 머리를 쓸었는데, 업보의 검<카르마 블레이드(Karma Blade)>의 여파에서 벗어난 터라 머리카락의 색이 검은색이 섞인 갈색으로 돌아왔다.
 
[딩동-!]
 
“응? 누가 왔나?”
 
 그 때, 초인종 소리가 들려오자 아스카는 인터폰으로 바깥을 확인했다. 그런데 바깥에 아무 것도 보이지 않자 눈을 붉게 물들이며 텔레파시를 사용했다. 바깥에는 조그마한 아이가 서 있었다. 그제야 인터폰의 사각에 사람이 있다는 것을 깨달은 아스카는 코트를 입고 밖으로 나갔다.
 바깥에는 눈이 내리고 있었다. 눈을 헤치고 앞으로 나아간 아스카가 문을 열자 한 명의 아이가 안으로 들어왔다. 토끼 귀가 달린 후드코트를 입은 아이는 겉으로 봐서는 8살은 되어보였다.
 후드 너머로 보이는 귀엽지만 「그녀」를 닮은 외모를 지닌 사내아이를 본 아스카는 표정의 변화가 없는 상대로 아이를 데리고 집 안으로 들어갔다. 인간의 모습으로 따뜻하게 쉬고 있던 레이븐은 「그녀」를 닮은 사내아이를 보고 깜짝 놀라했다.
 
“아스카! 저 아이는 누구야?”
 
“나도 몰라.”
 
 아스카와 레이븐이 사내아이를 두고 대화를 나누는 동안, 그 아이는 코트를 벗었다. 흑색 머리카락과 갈색 눈동자가 조화스럽게 어울리는 여덟 살의 사내아이는 아스카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엄마가 이걸 보여주라고 하셨어요.”
 
“엄마? 설마…….”
 
 아이가 건네주는 편지를 받고 뇌리에 무언가가 떠오른 아스카는 다급히 겉봉을 뜯었다. 그리고 내용물을 꺼내 천천히 읽기 시작했다.
 
[내 창조물이자 딸인 아스카에게.
 
단도직입적으로 말하마. 이 아이는 네 친동생이다. 그러니 네가 책임지고 기르도록 해라. 참고로 이름을 지어주지 않았으니 네가 지어주길 바란다.
 
그럼 이만!]
 
 「그녀」의 편지를 읽은 아스카와 레이븐의 표정이 오묘하게 변했다. 그 순간 편지가 불타면서 찰나와 같이 사라져버렸다. 하마터면 손을 데일 뻔한 아스카는 욕을 하려다가 자신의 동생이 앞에 있음을 깨닫고는 입 밖에 내지 않았다.
 
“이렇게 됐으니 먼저 네 이름을 지어줘야겠구나.”
 
“무슨 이름을 지어주게?”
 
“성은 내 걸 주면 되고, 이름은 눈 내리는 날에 왔으니 유키(雪), 토끼 후드코트를 입었으니 토(兎)… 유키토(雪兎)라고 하지.”
 
“네이밍 센스가 참… 으악!”
 
 동생의 이름을 지어주는 아스카에게 태클을 걸던 레이븐은 발을 붙잡고 비명을 질렀다. 아스카가 염동력을 써서 레이븐의 발을 때린 것이었다.
 어쨌든 간에 타치바나 유키토라는 이름을 받은 동생은 활짝 웃으며 누나인 아스카를 안았다.
 
“고마워요. 누나.”
 
“뭘 이 정도 가지고.”
 
 유키토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미소를 지은 아스카는 자신의 방 옆에 있는 비어있는 방으로 향했다. 지금은 아무 것도 없지만 조금씩 채워나가면 그만인지라, 레이븐에게 유키토를 맡기고는 자신은 유키토의 의식주를 해결하기 위해 외출을 나갔다.
 
*
 
 며칠 후.
 빈 방에 유키토가 지낼 준비를 모두 마친 아스카는 근처에 있는 초등학교를 방문했다. 그리고 거기서 선생으로 일하고 있는 동창, 사카키 아유무와 만남을 가졌다.
 
“오랜만이에요.”
 
“그러게 말이야.”
 
 동창회 이후로 만난 적이 없던 두 여성은 수다를 나누며 시간을 보냈다. 그러다가 아스카가 먼저 입을 열어 본론을 말했다.
 
“제가 여기 온 이유는 동생을 입학시키기 위해서예요.”
 
“동생? 처음 듣는데?”
 
“늦둥이에요. 저하고는 16살 차이가 나니까요.”
 
 태연하게 약간의 진실이 섞인 거짓말을 하는 아스카. 그렇다고 100% 진실을 얘기했다간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것이다. 믿을지 안 믿을지는 둘째 치고 말이다.
 
“알았어. 내가 힘을 써볼게.”
 
“고마워요.”
 
 이렇게 해서 유키토는 아유무가 일하는 초등학교에 다니게 됐다. 그 후에 아스카가 초등학교를 나가고, 시간이 흘러 아침이 되었다. 아침 일찍 일어난 아스카는 식사 준비를 마치고, 방에서 자고 있는 유키토를 깨웠다.
 
“일어나야지.”
 
“좀 더 잘게요.”
 
“안 돼. 오늘은 학교에 가는 날이잖니.”
 
 이불을 걷어서 유키토를 강제로 깨운 아스카는 화장실로 보내 씻게 하였다. 잠시 후, 잠에서 깬 유키토와 아직도 잠에 취해있는 레이븐이 주방에 모습을 드러냈다.
 
“어서 먹으렴. 그리고 레이븐은 잠 좀 깨고!”
 
“응.”
 
“하암~”
 
 아스카가 정성껏 차린 음식을 먹는 유키토와 레이븐. 모두가 배를 채우고, 유키토는 옷을 갈아입고는 먼저 밖으로 나갔다. 아스카는 뒷정리를 하고 나서 유키토의 뒤를 따랐고, 레이븐은 소파에 누워서 잠을 청했다.
 
*
 
 3개월 뒤.
 봄이 되어 따뜻해진 어느 날, 아스카는 옷을 정갈하게 갈아입고 유키토가 다니는 초등학교로 향하고 있었다. 아스카가 그곳에 가는 이유는 학부모 참관수업 날이어서 보호자인 자신이 참관하기 위해서였다.
 
“좀 늦었으려나?”
 
 시계를 보면서 시간을 확인하던 아스카는 초조한 낯빛으로 발걸음을 재촉했다. 그 덕분에 빠르게 초등학교에 도착하자 유키토가 있는 반으로 향했다.
 조심스럽게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간 아스카는 유키토를 보고 미소를 짓다가 근처에 있는 「그녀」를 보고 얼굴을 굳혔다.
 
“여긴 어쩐 일이세요?”
 
“아들의 수업 참관 날인데, 안 올 수가 없잖니?”
 
“…뜻밖이네요.”
 
“뭐, 변덕을 좀 부려봤단다.”
 
 아스카와 「그녀」는 대화를 나누다가 주변의 시선을 의식하고는 입을 다물었다. 겉보기에는 20대 중후반으로 보이는 여성과 초등학생 고학년으로 보이는 소녀가 입가에 미소를 띠면서 은근히 신경전을 벌이는 모습을 지켜보던 선생과 학생들, 학부모들은 참관 수업에 집중했다.
 시간이 흘러서 수업 참관이 끝을 맺었고, 아스카와 「그녀」는 유키토에게 다가갔다. 유키토는 또래로 보이는 한 명의 여자아이와 같이 서 있었다.
 
“여자 친구니?”
 
“그냥 친구에요.”
 
“스즈하라 유이(鈴原結)라고 합니다.”
 
 유이는 유키토가 처음 등교했을 때부터 친하게 지낸 친구였다. 텔레파시나 권능으로 처음부터 알고 있었지만, 일부러 모른 척하고 말을 한 아스카와 「그녀」. 그 때문인지 유키토와 유이는 얼굴을 붉히며 서로를 바라봤다.
 
‘서로 마음이 있긴 한가보군.’
 
 속으로 이런 생각을 한 아스카는 「그녀」와 눈을 마주쳤다가 고개를 돌렸다. 어쨌거나 유이의 부모님인 스즈하라 부부와 만나서 대화를 나누고, 뒤이어서 선생과 약간의 상담을 한 아스카와 「그녀」는 유키토를 데리고 밖으로 나왔다.
 그들이 도착한 곳은 라면집으로 「그녀」와 아스카, 유키토가 마주보는 형태로 테이블에 앉았다. 그리고 대형 라면을 시켜 먹기 시작했다.
 
“처음으로 모여서 먹게 되네요.”
 
“그러게 말이야. 아마 이게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 거야.”
 
“그럴 거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엄마. 누나.”
 
“…걱정하지 않아도 돼.”
 
“우리 사이는 원래 이러니까.”
 
 아스카와 「그녀」가 다시 한 번 신경전을 벌이려고 하자 유키토는 라면 먹기를 멈추고 둘을 불렀다. 이에 아스카와 「그녀」는 한숨을 내쉬고는 입을 열었다.
 결국 어색해진 분위기 속에서 세 명은 조용히 라면을 먹었다. 그러고 나서 「그녀」는 홀연히 사라져버렸고, 아스카와 유키토는 집으로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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