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무쌍(無雙) 시리즈 <완결>

무쌍(無雙) Phoenix Origin -13-

호르스 2025. 3. 22.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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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디지털 월드.
 팀 트리니티 세이비어와 피닉스가 간쿠몬의 별장에서 머무는 동안, 베르제브몬과 리리스몬은 통신용 구슬을 통해 자고 있는 벨페몬을 제외한 데몬, 발바몬, 리바이어몬에게 연락을 했다.
 
“…그렇게 돼서 해치우지 못했다.”
 
“죄송해요, 오라버니.”
 
“사과할 필요는 없다. 제스몬의 개입은 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일이니까.”
 
“앞으로가 큰일이군. 그들의 전력이 점점 강화되고 있으니.”
 
“지금은 약하니까 우리가 직접 나서서 짓밟아버리는 게 어때?”
 
 리바이어몬의 말에 마왕 넷은 진지한 표정으로 고개를 외로 꼬았다. 확실하게 처리할 수 있는 방법이긴 하지만, 아직은 무리수에 가까웠다. 지금도 베르제브몬, 리리스몬 부부가 나선 것으로 각 세력이 7대 마왕을 지켜보고 있었다. 그러한 상황에서 모두 나선다면 적대 관계에 있거나 방관 중인 그들이 팀 트리니티 세이비어와 협력할지도 모른다.
 이 사실은 리바이어몬 본인도 잘 알고 있어서 아까 전의 발언을 취소할 의도로 고개를 좌우로 저으며 한숨을 내쉬었다. 그 때, 곰곰이 생각을 하던 발바몬이 의자에서 일어나더니 입을 열었다.
 
“이제부터는 나도 본격적으로 나서야겠군.”
 
“…그다지 내키지는 않지만, 상황이 상황인 만큼 어쩔 수가 없지.”
 
 아직도 발바몬이 자신들의 아들을 공격해서 빈사 상태로 만들었던 일을 잊지 못한 베르제브몬과 리리스몬. 일반적인 부모라면 자식을 다치게 한 자가 동료라 할지라도 앙심을 품는 것은 당연한 일일 것이다.
 예전에 저지른 일 때문에 지금도 미움을 받게 된 발바몬은 쓰디쓴 미소를 지으며 먼저 연락을 끊었다. 이어서 데몬과 리바이어몬이 연락을 끊으면서 통신용 구슬은 빛을 잃었고, 베르제브몬과 리리스몬은 「베히모스」에 올라타서 어딘가로 향했다.
 
*
 
 간쿠몬의 별장.
 협력 여부를 놓고 간쿠몬과 한바탕 싸움을 벌인 팀 트리니티 세이비어와 피닉스는 원하는 결과를 얻고, 휴식을 취하기 위해 모두 다 같이 별장으로 들어갔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다음 날이 되었다. 준비를 마친 팀 트리니티 세이비어의 멤버들, 피닉스, 제스몬, 시스터몬 자매는 밖으로 나왔고, 간쿠몬이 그들을 배웅했다.
 
“떠나려는 건가?”
 
“예. 세워둔 계획을 지켜야 하니까요.”
 
“그렇다면 조심하도록 하게. 지금쯤이면 7대 마왕도 만반의 준비를 갖췄을 테니까.”
 
 간쿠몬이 당연한 말을 하면서 염려를 드러내자 모두들 고개를 끄덕였다. 그 후에 피닉스가 「공간전이」를 사용하여 다른 이들과 함께 목적지로 이동했다. 홀로 남게 된 간쿠몬은 자신과 뜻을 같이하는 로얄 나이츠에게 이것을 알리고자 별장을 떠났다.
 한편 그들은 옛 네이처 스피릿츠(NSp) 지역에 있는 평범해 보이는 마을에 도착했다. 이번에는 여관이 아닌 뒤쪽에 있는 숲속으로 피닉스가 앞섰고, 다른 이들도 그녀의 뒤를 따라갔다. 한참을 걷다가 은밀한 장소에 자리 잡은 거대한 고목 앞에서 멈췄다.
 
“저 마을은 눈속임일 뿐이야. 진짜는 고목 너머에 있어.”
 
“일종의 아공간(亞空間)이라는 거군.”
 
“맞아. 저 너머에 있는 디지몬 중에서 제일 강한 자를 섭외할 거야.”
 
 고목에 손을 얹으면서 말을 한 피닉스는 정신을 집중했다. 그러자 힘이 손을 통해서 고목 안으로 흘러들어갔고, 잠시 후에 줄기가 좌우로 벌어지면서 안으로 들어갈 수 있게 되었다. 새까만 내부를 들여다보던 피닉스, 진, 준, 류이치, 유코, 시스터몬 자매, 제스몬이 차례대로 입장했고, 모두 안으로 들어간 이후에는 줄기가 굳게 닫히듯이 합쳐졌다.
 
“도착했다.”
 
“벌써요?”
 
“생각보다 빠르네요.”
 
“그냥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간 거나 마찬가지야. 특별한 건 없다고 보면 돼.”
 
 눈 깜짝할 사이에 아공간 내부로 들어오자 준과 유코는 놀라움을 드러냈고, 피닉스는 둘을 비롯해서 내심으로 같은 생각을 하는 류이치와 진의 의문을 해소하고자 말을 했다.
 그 때, 이족보행을 하는 짙은 녹색의 곤충형 디지몬들이 나타나서 팀 트리니티 세이비어, 피닉스, 제스몬, 시스터몬 자매의 주위를 둘러쌌다. 곤충형 디지몬들은 바로 성숙기인 스팅몬으로 양팔에서 송곳(스파이크)을 꺼내 그들을 경계하고 있었다.
 
“우리는 적이 아니야. 그러니 무기를 거둬줬으면 좋겠어.”
 
“그걸 어찌 믿지?”
 
“…그들, 특히 그녀가 적이라면 너희는 무기를 꺼내기도 전에 죽었을 거다.”
 
 스팅몬들의 뒤에서 무지개색 빛을 내뿜어내는 네 개의 보석이 박힌 녹색 갑옷에 별 형태의 붉은색 창을 들고 있는 디지몬이 나타났다. 동시에 스팅몬들이 송곳을 수납하고는 한 발짝 뒤로 물러섰고, 그는 한 발짝 앞으로 걸어가면서 입을 열었다.
 
“저는 주엘비몬이라고 합니다.”
 
“나는 피닉스. 저 아이들은 준, 진, 류이치, 유코야. 그리고 곁에 있는 세 디지몬은 제스몬, 시스터몬 느와르와 블랑이지.”
 
“아, 7대 마왕과 맞선다는 세력이 바로 당신들이군요.”
 
“그걸 어떻게 아는 거죠?”
 
“비록 거리는 두고 있지만, 고립된 것은 아니니까요.”
 
 주엘비몬과 피닉스가 대화를 나누고, 준이 막판에 끼어들어서 질문을 하자 정면에서 한 명의 디지몬이 나타나 답변을 들려줬다. 나뭇잎으로 이루어진 네 장의 날개와 분홍색 백합의 꽃봉오리 같은 머리카락을 지닌 요정이었다.
 
“안녕. 나는 리리몬(릴리몬)이라고 해.”
 
“주군께서 널 보낸 건가?”
 
“응. 손님을 정중히 대접하라는 명령을 내리셨어.”
 
 리리몬의 말에 주엘비몬은 스팅몬들에게 명령을 내려서 해산하게 만들고는 그녀와 함께 그들을 주군이 있는 곳으로 안내했다. 준, 류이치, 유코는 샤우트몬, 바리스타몬, 도루루몬, 스타몬즈, 베르제브몬(바알몬), 이가몬(닌자몬)과 그레이몬, 메일버드라몬, 사이버드라몬, 슈리몬(수리몬)과 스패로우몬, 모니터몬 셋, 모니몬을 크로스로더에서 불러내 모두 다 같이 움직였다.
 계속 앞으로 걸어가다가 주엘비몬과 리리몬이 발거음을 멈추자 그들도 즉시 움직임을 정지했다. 맞은편에는 용의 형상을 한 황금 석상이 놓여 있는 피라미드가 있었다. 앞에 있는 두 디지몬이 한쪽 무릎을 꿇은 채로 예의를 갖추자 황금 석상의 두 눈이 붉게 빛났다.
 
“주군. 손님들을 모셔왔습니다.”
 
“수고했다.”
 
“당신이 이곳을 다스리는 자입니까?”
 
“그렇소. 한데 무슨 일로 찾아오는 이가 뜸한 이곳에 온 것이오?”
 
“단도직입적으로 말하겠습니다. 저 세 명의 아이들 중 한 명을 선택해서 합류해주셨으면 합니다.”
 
“나보고 7대 마왕과 싸우는데 협력해 달라… 는 거구려.”
 
“빠른 시간 내에 결정해주시길 바랍니다. 이쪽은 그다지 여유롭지 못하니까요.”
 
 피닉스와 황금 석상 안에 있는 디지몬이 대화를 나누고 나서 그들은 주엘비몬과 리리몬의 두 번째 안내를 받아 하룻밤을 묵을 수 있는 장소로 향했다. 바깥과 괕은 푸른 하늘을 바라보며 걸어가다가 거대한 나무 자체로 건축한 집에 도착했다.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간 팀 트리니티 세이비어와 피닉스, 제스몬, 시스터몬 자매는 여기까지 안내를 해준 두 디지몬이 각자의 일을 하기 위해 돌아가자 둥글게 모여 의논을 했다.
 
“과연 그가 우리와 함께 할까요?”
 
“글쎄, 장담은 할 수가 없어. 그는 이곳을 다스리는 일종의 군벌이거든.”
 
“세력 때문에 쉽게 결정하지 못한다는 거군요.”
 
“그래. 어쩌면 거절할지도 몰라.”
 
“…하는 수 없이 꿩 대신 닭을 얻을 수밖에.”
 
 만약의 상황을 예비하여 그가 허락을 한다면 주엘비몬과 리리몬 중 하나를 섭외할 생각을 하는 그들. 시간이 흘러 어느새 저녁이 되었고, 여러 디지몬들이 음식을 가지고 오자 대화를 잠시 멈춘 뒤에 감사를 표하고는 먹기 시작했다. 전체적으로 맛있고, 달콤하면서도 담백한 음식을 모두 먹어치운 그들은 흩어져서 할 일을 했다.
 우선 디지몬들은 서로 대련을 하거나 홀로 수행을 했고, 타치바나 형제는 준이 꾸벅꾸벅 졸고 있었고 진이 동생의 머리를 어깨에 기대게 만들었으며, 류이치는 피닉스에게 부탁해 현실 세계<리얼 월드>에서 소환한 여러 종류의 병법서를 읽었고, 유코는 전투 능력이 미약하여 대련이나 수행이 불가능한 모니몬과 치빅크몬을 데리고 밖으로 나갔다.
 마지막으로 피닉스는 「도화금편」과 「아바(ABBA)」를 꺼내 헝겊으로 닦아 손질을 했다. 그리고 품속에서 여러 도구를 선보이고는 정리정돈을 했다. 새의 형상을 한 수십 개의 표창과 익스트리미스 용액이 담긴 유리관과 섬광탄, 연막탄 등의 비살상용 수류탄 형식의 무기 등을 두 개의 주요 무기와 함께 거둬들였다.
 
“많이도 있군.”
 
“7대 마왕을 상대로는 이것도 부족한 편이야.”
 
“하긴 표창이나 섬광탄, 연막탄 등은 데미지가 적은 편이지.”
 
“내 힘으로도 하나면 모를까, 전부를 상대한다는 건 무리에 가까워.”
 
“…진심으로 하는 말인가?”
 
 피닉스가 한탄하듯이 말을 하자 제스몬이 딴죽을 걸었다. 어제 자신의 스승인 간쿠몬과 싸울 때, 전력을 다하지 않은 것을 눈치 챘다. 물론 적이 아니니까 그럴 수도 있지만, 자신을 숨긴다는 인상을 주었다.
 그래서 제스몬은 그 점을 꼭 집어서 속을 떠보았고, 피닉스는 못 들은 것처럼 무시해버렸다. 둘 중 하나라도 욱하는 성격을 가지고 있다면 말다툼을 벌이다가 육탄전으로 번졌을 것이다. 하지만 피닉스나 제스몬은 침착하게 넘기고는 각자의 일을 했다.
 
*
 
 다음 날, 오전.
 팀 트리니티 세이비어 소속의 인간과 디지몬, 피닉스, 제스몬, 시스터몬 자매는 아침 식사를 마치고, 피라미드에 있는 그를 만나기 위해 주벨비몬과 리리몬의 뒤를 따라갔다. 피닉스가 부탁한 합류 여부를 듣기 위해서로 몇몇은 혹시 모를 만약의 사태를 생각하느냐고 피라미드에 도착한 사실을 잠시 동안이나마 깨닫지 못했다.
 
“…아!”
 
“시간이 됐습니다. 대답을 들려주시죠.”
 
“저기 있는 세 아이들 중 한 명을 선택하라고 했으니 결정을 내려야겠지. 나는…….”
 
 그가 준, 류이치, 유코 중에 한 명의 이름을 말하려는 순간, 입구 겸 출구 쪽에서 갑작스러운 폭발음이 들려왔다. 이미 예상했던 터라 그들은 진지한 표정으로 크로스로더와 무기를 꺼내들었고, 그는 자신의 힘으로 바깥을 영상처럼 비추었다.
 거기에는 부하들과 추종자들을 이끌고 온 베르제브몬과 리리스몬이 거대한 고목을 공격하고 있었다. 그러나 고목 자체에서 힘을 방출하더니 무형의 벽을 형성하여 피해를 막아냈다. 두 마왕은 물론이요 하수인들의 공격을 완전히 막아낼 정도로 강력한데, 팀 트리니티 세이비어, 피닉스, 제스몬, 시스터몬 자매는 밖으로 나가려고 했다.
 
“어째서 나가려는 것이오?”
 
“저들이 쳐들어오면 이곳은 난장판이 될 거에요. 그래서 피해가 덜 가도록 바깥으로 나가 맞서 싸우려고요.”
 
“보호만 받는 것은 폐를 끼치는 것처럼 불편하기도 하고요.”
 
“…어쩔 수 없군. 흠, 그런데 자네는 아무 말이 없는가?”
 
“저는 그저 싸울 뿐입니다.”
 
“…무엇을 위해 싸우려는 것인가?”
 
“절 인정해준 유일한 친구를 위해서입니다. 7대 마왕의 반란을 진압해 디지털 월드에 평화가 찾아오는 것을 바라고 있으니까요.”
 
 준을 바라보면서 자신의 속마음을 솔직하게 밝히는 류이치. 그 말에 그는 눈을 감듯이 붉은 빛을 지우면서 생각에 잠겼고, 그들은 베르제브몬, 리리스몬 부부와 둘이 이끌고 온 하수인들을 저지하고자 문으로 향했다.
 이곳에 도착했을 때, 처음 발을 디뎠던 곳에 도착한 그들은 싸울 준비를 갖추었다. 이제 저 너머로 이동하면 되는데, 주벨비몬과 리리몬이 휘하의 부하들을 이끌고 왔다.
 
“주군의 명령으로 여러분을 돕도록 하겠습니다.”
 
“좋아. 그러면 너희들은 저 아이들의 호위를 겸해서 적의 부하들을 맡아서 상대해줘.”
 
“알겠습니다.”
 
“맡겨만 주세요.”
 
 주엘비몬과 리리몬, 그리고 두 디지몬이 이끌고 온 직속 부하들이 팀 트리니티 세이비어의 인간 네 명을 둘러싸면서 호위 태세를 갖췄다. 그와 동시에 바깥으로 통하는 문이 형성됐고, 7대 마왕의 하수인들이 쳐들어오기 시작했다.
 
“간다!”
 
「락의 혼」
 
「혼 브레이커」
 
「드릴 버스터」
 
「메테오 스콜」
 
「더블 임팩트 SDX」
 
「이가류 수리검 던지기」
 
 먼저 샤우트몬이 왼손에 화염의 구체를 형성하더니 마이크를 야구방망이 삼아 크게 휘둘렀다. 기합을 지르며 아공간 안으로 진입하던 하수인들은 이쪽으로 날아오는 화염의 구체를 잠시 멍하게 바라보다가 미처 피하지 못해 화상을 입었다.
 그런데 말이 화상이지 숯으로 보일 정도로 새까맣게 타버렸고, 목숨을 부지한 대다수는 다시 그들을 향해 돌격을 했다. 이에 바리스타몬이 머리의 뿔로 상대를 들이받은 다음에 힘껏 던져버렸고, 도루루몬이 머리의 드릴을 미사일처럼 발사했고, 스타몬즈가 몸을 날려서 마치 운석처럼 하수인들을 후려쳤고, 베르제브몬(바알몬)이 산탄총을 들어 방아쇠를 연속으로 당겼고, 이가몬이 손에 쥐고 있는 거대한 수리검을 던졌다.
 
「메가 플레임」
 
「플라즈마 캐논」
 
「사이버 블레이더」
 
「쿠사나기」
 
 다음으로 그레이몬이 입에서 화염을 방사했고, 메일버드라몬이 입으로부터 초고에너지의 플라즈마탄을 발사했고, 사이버드라몬이 회전하는 꼬리에 타서 돌면서 손에 든 창으로 적을 베어 갈랐고, 슈리몬이 공중으로 점프하면서 등에 메고 있는 큰 수리검을 꺼내 던졌다.
 
「윙 엣지」
 
「수룡」
 
「전섬」 / 「전섬」
 
「디바인 피어스」
 
「미키 불릿」
 
「스파이크 버스터」
 
「플라워 캐논」
 
 류이치의 네 디지몬의 공격을 받아 재가 될 정도로 타버리거나 상처를 입어 많은 양의 피를 흘리면서 죽어가는 가운데, 아직 공격하지 않은 이들이 하수인들을 향해 필살기를 퍼부었다.
 스패로우몬이 고속으로 비행하면서 궤도를 끊임없이 변화하여 하수인들을 스쳐 지나감과 동시에 한 쌍의 날개로 베어버렸고, 모니터몬 1이 물대포를 발사해 몸을 젖게 만들었고, 모니터몬 2와 3이 방전을 일으켜 감전되게 만들었다.
 그리고 블랑이 삼지창, 「크로스 바비」로 몸통을 꿰뚫었고, 느와르가 쌍권총 「앤서니」를 난사했고, 주엘비몬이 오른손에 쥔 창을 광속으로 돌려 충격파를 일으키는 것으로 공격했고, 리리몬이 손목에 달린 꽃잎을 꽃봉오리로 키워서 활짝 피우더니 암술의 위치에 있는 총구에서 에너지탄을 발사했다.
 마지막으로 피닉스와 제스몬은 필살기를 사용하지 않고, 그저 「도화금편」과 검을 휘둘렀다. 단순한 공격이지만 힘이 담겨져 있기 때문에 상대는 자신이 당했다는 사실을 인식하는 순간, 이미 몸이 두 동강으로 나눠지면서 주변에 붉은 피를 뿌렸다.
 
“이제 우리가 나설 차례로군.”
 
“싸우기 전에 한 가지 묻지. 우리가 이곳에 있다는 것을 어떻게 안 거지?”
 
“누군가가 알려줬다.”
 
“그래? 조사를 해봐야겠군.”
 
 이곳에 대해 알고 있다면 보통 존재가 아닐 것이다. 앞으로의 일에 방해가 될 터이니 빠른 시일 내에 찾아내서 제거하겠다는 생각을 품은 피닉스는 두 마왕을 향해 「도화금편」을 휘둘렀다.
 팀 트리니티 세이비어의 디지몬들이 디지크로스를 하기 전에 선제공격을 하려고 했던 베르제브몬과 리리스몬은 피닉스가 방해를 하자 한 발짝 뒤로 물러날 수밖에 없었다. 귀중한 시간을 얻은 준, 류이치, 유코는 크로스로더를 치켜들었다.
 
[샤우트몬! 바리스타몬! 도루루몬! 스타몬즈!]
 
[스패로우몬!]
 
“디지크로스!”
 
[그레이몬! 메일버드라몬! 디지크로스!]
 
“샤우트몬X5!”
 
“메탈그레이몬!”
 
 샤우트몬의 새로운 형태를 처음 본 베르제브몬과 리리스몬이 잠시나마 감탄을 하자 팀 트리니티 세이비어 소속 디지몬들은 본격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힘이 약한 이가몬, 슈리몬, 모니터몬 셋과 사이버드라몬은 주엘비몬, 리리몬 및 둘의 직속 부하들과 함께 살아남은 하수인들을 상대하면서 세 명의 소년과 한 명의 소녀를 호위했다.
 여기서 언급되지 않은 샤우트몬X5, 메탈그레이몬, 베르제브몬(바알몬)은 부부 중에 남편을 노리고 번갈아가면서 공격을 퍼부었다. 세 디지몬이 공중에 떠있는 상태로 압박을 가하자 베르제브몬은 아직 드러내지 않은 힘을 사용하기로 마음먹었다.
 
“너희 셋이 내려오지 않으니 내가 올라가야겠군.”
 
“뭐라고?”
 
“설마?! 모두 조심해!”
 
 베르제브몬이 한 말을 유일하게 이해한 그의 아들은 샤우트몬X5와 메탈그레이몬에게 주의를 줬다. 그러나 베르제브몬(바알몬)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그의 아버지에게서 엄청난 힘이 흘러나오더니 모습이 바뀌기 시작했다.
 정확히 말하자면 등에서 칠흑과도 같은 한 쌍의 큰 날개와 또 다른 한 쌍의 작은 날개가 돋아났고, 눈동자는 붉은색에서 녹색으로 바뀌었으며, 고유의 무기인 「블래스터」가 오른팔과 일체화되었다.
 
“각성! 블래스트 모드(BM)!”
 
“큰일 났군.”
 
“이것으로 너희들과 동등한 위치에서 싸울 수 있게 됐다.”
 
「쓰리 빅토라이즈」
 
「기가 디스트로이어」
 
「데스 더 캐논」
 
「데스 슬링거」
 
 그가 공격을 하기 전에 샤우트몬X5가 가슴의 V자에서 광선을, 메탈그레이몬이 메일버드라몬의 파츠에서 초고에너지의 추적 레이저 빔을, 베르제브몬(바알몬)이 「베렌헤나 SDX」에서 강력한 에너지탄을 발사했다.
 세 디지몬이 동시에 필살기를 사용하자 블래스트 모드의 베르제브몬은 양전자포인 「블래스터」에서 적을 분자로 분해할 정도의 위력을 지닌 에너지탄을 쐈다. 3대 1의 상황에서 팽팽하게 충돌하다가 베르제브몬(BM)의 에너지탄이 광선, 추적 레이저 빔, 에너지탄을 꿰뚫어버렸다. 위력이 살짝 줄어든 「데스 슬링거」가 앞으로 날아오자 세 디지몬은 흩어져서 피했다.
 
“평소보다 더 강해졌군!”
 
“이거 성가시게 됐는데.”
 
“그렇다고 피할 수는 없는 노릇이고.”
 
 대상을 잃고 정면으로 날아간 「데스 슬링거」는 그들의 뒤에 있는 한 그루의 나무를 소멸시켰다. 시선을 살짝 돌려 나무가 있었던 장소를 보면서 잠시 대화를 나누던 세 디지몬은 베르제브몬과 다시 싸움을 벌였다. 샤우트몬X5와 메탈그레이몬이 「스타 소드 DX」와 강철 손톱으로 근접전을 벌이고, 베르제브몬(바알몬)이 에너지탄을 발사하여 아군 지원 및 적 견제라는 두 가지 목적을 이뤘다.
 한편 리리스몬은 피닉스와 싸우고 있었다. 「도화금편」을 거두고, 네 자루의 「아바」를 양손과 양다리에 착용하고는 불릿 아츠를 사용하는 피닉스를 상대로 폭탄과 마법을 사용했다. 비록 「아바」의 총구에서 나온 탄환에 맞아 도중에 폭발해버렸지만 말이다.
 
“큭!”
 
“이 정도 가지고 난감해하면 곤란하지.”
 
 공격이 전혀 통하질 않자 리리스몬은 남편처럼은 아니지만, 나름대로 풀파워를 발휘하려고 했다. 그러나 피닉스가 방해를 하여 실패로 돌아갔다. 자세히 말하자면 오른손에 있는 아그네사를 잠시 거두고, 그 대신에 새의 형상을 한 표창인 수리검을 꺼내 던졌다.
 여기서 수리는 독수리, 참수리, 흰꼬리수리, 검독수리 등을 통틀어 이르는 수릿과의 동물을 뜻한다. 어쨌거나 여려 개의 수리검이 날아오자 리리스몬은 몸을 살짝 움직이는 것만으로 회피하려고 했다. 모두의 예상대로 그녀는 수리검을 피하는데 성공했고, 피닉스를 제외한 다른 이들이 생각지도 못한… 수리검이 폭발하면서 생긴 충격이 리리스몬을 덮쳤다.
 
“으윽-!”
 
“이왕이면 이것도 받아라!”
 
 품속에서 섬광탄을 꺼내 비어있는 손에 쥔 피닉스는 핀을 뽑고는 바로 던져버렸다. 이번에도 몸을 움직이려고 하는데, 피닉스가 왼손에 있는 비요른에서 탄환을 발사해서 섬광탄을 맞춰 강제로 폭발을 일으켰다.
 강력한 섬광이 눈의 빛 수용체를 일시적으로 활성화시켜 시각을 마비시킨 탓에 리리스몬은 앞을 제대로 보질 못했다. 그 사이에 피닉스는 연막탄을 꺼내 리리스몬의 발밑으로 던졌다. 잠시 후, 검은 연막이 피어오르면서 피닉스를 은폐시켰다.
 리리스몬은 힘을 사용해서 시력이 회복되는 속도를 빠르게 만들고는 주변을 둘러봤다. 아무 것도 보이지 않았고, 아무 것도 느껴지지 않았다. 그래서 마법으로 바람을 일으켜서 검은 연막을 날려버리려고 했다. 하지만 피닉스가 은밀하게 움직여 두들겨 패는 것으로 리리스몬을 저지했다.
 
[퍽-! 퍽-! 퍽-!]
 
“찰지구나.”
 
 신명나게 리리스몬을 패던 피닉스는 느닷없이 연막 밖으로 나왔다. 그와 동시에 마법진이 형성되면서 연막을 깨끗하게 지워버렸다. 샤우트몬X5, 메탈그레이몬, 베르제브몬(바알몬)을 압도하고 있던 베르제브몬(BM)과 정치적인 이유로 아직까지 나서지 않은 제스몬은 마법진에서 나온 한 명의 디지몬을 바라봤다.
 흰색의 긴 머리카락과 수염, 붉은색의 3쌍의 날개, 황금 가면을 얼굴에 쓰고 옷과 양팔에 호화스러운 장신구를 달았으며 오른손에 한 자루의 지팡이를 들고 있었다. 그는 바로 7대 마왕 중에서 탐욕을 상징하는 최고이자 최악의 책략가인 발바몬이었다.
 
“오랜만일세, 제군들.”
 
“…여긴 어쩐 일로?”
 
“베르제브몬과 리리스몬을 도우려고 왔지.”
 
“곤란하게 됐군.”
 
 류이치의 말대로 현재 팀 트리니티 세이비어는 곤란한 상황에 처했다. 각성을 했다지만 베르제브몬 하나도 제대로 상대하지 못하는데, 이제는 발바몬까지 나서게 됐다. 그나마 리리스몬은 피닉스가 견제를 해줘서 어느 정도는 안심할 수 있었다.
 앞으로의 일이 걱정되는 가운데, 제스몬은 시스터몬 자매에게 부상을 입은 디지몬들의 치유를 맡기고는 검을 들어 발바몬에게 겨줬다. 이에 발바몬은 지팡이를 고쳐 쥐고 힘을 끌어올렸다.
 
“그럼 시작하지!”
 
「판데모니엄 로스트」
 
「칠검성패」
 
 발바몬이 말을 마치고 나서 지팡이에 힘을 모았고, 마법진을 형성하면서 다크 에리어의 사악한 에너지를 일제히 해방함으로서 모든 것을 불태워버리는 초고열의 폭파를 일으켰다. 반면 제스몬은 고속으로 이동하면서 양팔의 검을 휘둘러 폭파 자체를 베어 찢어버렸다.
 로얄 나이츠와 7대 마왕의 치열한 싸움이 주위에 있는 디지몬들에게 정신적인 충격을 주는 와중에 피닉스는 리리스몬이 풀파워를 내지 못하도록 적절하게 방해하면서 압박적인 공격을 가했다.
 다만 샤우트몬X5, 메탈그레이몬, 베르제브몬(바알몬)은 상대가 상대라서 반대로 수세에 몰리고 있었다.
 
「메테오 임팩트」
 
「트라이던트 암」
 
「더블 임팩트 SDX」
 
「카오스 플레어」
 
 모든 에너지를 팔에 모았다가 내지른 샤우트몬X5, 그레이몬의 파워를 더해 공격력을 현저히 강화시킨 초고열의 강철 손톱을 내지른 메탈그레이몬, 다리에 착용한 산탄총을 꺼내 쥐면서 탄환을 연사하는 베르제브몬(바알몬).
 세 디지몬의 필살기에 맞서서 베르제브몬(BM)은 「블래스터」로 전방에 역오망성의 마방진을 그렸다. 그 중심에 「블래스터」를 갖다 대고 방아쇠를 당기자 총구가 입을 벌리듯이 열리더니 파괴의 파동을 발사했다.
 모두 전력을 다한 필살기를 날렸지만, 아직은 실력의 차이가 커서 세 디지몬의 필살기는 결국 분쇄되었다. 덤으로 위력이 줄어든 「카오스 플레어」가 샤우트몬X5, 메탈그레이몬, 베르제브몬(바알몬)을 향해 날아갔다.
 미처 피하거나 막을 겨를이 없어서 세 디지몬은 베르제브몬(BM)의 필살기에 휩쓸렸고, 큰 부상을 입어서 디지크로스가 해제된 상태로 지상에 추락했다. 그나마 목숨을 부지하고 있는데, 베르제브몬(BM)은 지상으로 내려가면서 각성을 해제하고는 양손에 「베렌헤나」를 쥐었다.
 
“내 아들을 빼고는 모두 죽어라.”
 
「헤비 테일 훅」
 
 베르제브몬이 방아쇠를 당기려는 순간 쿵하는 소리가 들려오더니 꼬리와도 같은 무언가가 그를 후려쳤다. 예상치 못한 공격인지라 무방비로 당할 수밖에는 없었지만, 땅바닥을 몇 번 구르다가 낙법을 사용해서 몸을 일으켰다.
 갑작스러운 상황에 모두가 일시적으로 싸움을 멈추고 베르제브몬이 서있던 곳의 맞은편을 바라봤다. 거기에는 악어처럼 생겼지만 일단은 용인 사이보그형 디지몬이 있었다. 그런데 주엘비몬과 리리몬은 그를 보고는 입을 모아 외쳤다.
 
“주군!”
 
“뭐라고? 그렇다면 저 디지몬이!”
 
“내 이름은 데커드라몬. 이곳을 다스리고 있는 일종의 군벌이라네.”
 
“그런가. 아무래도 이쯤에서 물러나야겠군.”
 
“어째서지?”
 
“제스몬에 피닉스, 그리고 데커드라몬이 힘을 합친다면 쉽게 쓰러뜨릴 수가 없다. 게다가 부하들과 추종자들이 전부 궤멸했다.”
 
 발바몬의 말에 베르제브몬과 리리스몬은 주변을 살펴봤다. 이가몬, 슈리몬, 모니터몬 셋과 사이버드라몬, 시스터몬 자매, 주엘비몬, 리리몬, 둘의 직속 부하의 활약으로 인해 하수인들이 알(디지타마)이 되었다.
 이제 마왕 셋만 남았고, 잠시 앞으로의 일을 생각하는 중에 피닉스가 「공간전이」를 써서 부상을 입은 여덟 디지몬을 시스터몬 자매의 앞으로 이동시켰다. 피닉스의 속뜻을 헤아린 자매는 즉시 회복 마법을 사용했다. 상처가 서서히 회복되어가고, 피닉스와 다른 디지몬들이 공격 태세를 갖추자 베르제브몬, 리리스몬, 발바몬은 인상을 쓰다가 뒤로 물러났다.
 
“오늘은 이만 물러나주지.”
 
“고맙군.”
 
“다음부터는 셋이서 상대할 테니 각오해두는 게 좋을 것이다.”
 
 이 말을 끝으로 세 명의 마왕은 워프 게이트를 열고는 그 안으로 들어갔다. 잠시 후, 워프 게이트가 닫히면서 그들이 완전히 사라졌다. 이것으로 싸움이 마무리되자 모두 무기를 거뒀다.
 
“도와주셔서 감사합니다.”
 
“당연한 일을 했을 뿐이다.”
 
“그나저나 7대 마왕에게 찍혔으니 이제 어떻게 할 생각입니까?”
 
“자네들과 함께 다니면서 7대 마왕을 막아야겠지.”
 
“허면 누구를 선택할 거죠?”
 
“저 아이(류이치)다.”
 
 데커드라몬의 말에 모두들 류이치에게 시선을 집중했다. 류이치는 그것이 부담스러운지 고개를 돌렸다가 데커드라몬을 보고는 자신을 선택한 이유를 물어봤다. 잠시 생각할 시간이 지나고 나서 데커드라몬이 말을 했다.
 
“그대의 말에 진심이 느껴졌기 때문이다.”
 
“간단한 이유네. 뭐, 상관은 없지만. 내 이름은 센고쿠 류이치야.”
 
“류이치. 지금부터 너와 네 동료들에게 힘을 빌려주겠다.”
 
 이로서 팀 트리니티 세이비어, 정확히 말하자면 류이치는 강력한 동료를 맞이하게 됐다. 덤으로 여덟 디지몬의 부상이 어느 정도 회복되어 움직일 수 있게 되자 모두 다 같이 휴식을 취하러 이동했다. 아! 혹시 몰라서 출입문을 닫고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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