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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흑의 공간.
아무것도 보이지 않을 것 같으면서도 확연히 보이는 장소에는 육체가 봉인되어 움직이지 못하는 아포칼립스와 한쪽 무릎을 꿇고 앉아있는 블랙 버틀러가 있었다. 블랙 버틀러는 지금까지 있었던 일을 상관에게 보고하고, 아포칼립스는 대화를 나누는 게 가능하므로 부하에게 말을 걸었다.
[타치바나 아스카라… 예상치 못한 방해꾼이 생겼군.]
“오메가몬과 알파몬을 제외한 로얄 나이츠를 집결시켰으니, 위그드라실을 구출하려 들 겁니다.”
[분명 그럴 테지. 좋아, 이렇게 된 이상 시간벌이용으로 써먹어야겠다.]
“지금 당장 준비를 갖추겠습니다.”
[아참. 7대 마왕의 상태는 어떻지?]
“그나마 멀쩡한 발바몬과 나서지 않은 벨페몬을 제외하고는 다들 회복 중입니다.”
블랙 버틀러의 보고를 들은 아포칼립스는 생각에 잠기는 듯하다가 정신감응을 통해 지시를 내렸다. 내용은 알 수 없으나 처음에는 놀라워하던 블랙 버틀러가 납득하며 받아들이는 태도를 보이는 것으로 봐서는 심상치 않다고 볼 수 있다.
아무튼 간에 블랙 버틀러는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떠났고, 아포칼립스는 봉인을 상징하는 검게 물든 수정기둥에서 빠져나갈 때까지 힘을 비축하고자 얌전히 있었다. 웬만한 일은 블랙 버틀러에게 맡기되, 만약 문제가 발생하면 지금까지 만들어둔 『군단』을 보낼 생각이었다. 그래도 해결이 안 된다면 최악의 수를 쓸 생각이다…….
*
오라클의 별장.
원래 주인은 아포칼립스와 블랙 버틀러에 의해 감금되어 행방을 알 수 없었다. 그래서 텅 비어있었는데, 지금은 아스카 측과 팀 트리니티 세이비어 및 로얄 나이츠를 비롯한 협력자들이 머물고 있었다.
아포칼립스가 만들고, 블랙 버틀러가 이끌고 온 디지몬을 닮은 정체불명의 존재들과 싸우고 나서 준은 기력을 상당히 소모했기 때문에 제피로스-원 내부의 객실에서 쉬고 있었다. 가족인 유키토&유이와 진이 보살피고 있는 가운데, 아스카는 노조무, 잭, 후마를 곁에 둔 상태로 류이치와 유코, 수많은 디지몬들을 마주했다.
“딱 봐도 질문하고 싶은 얼굴이로군.”
“블랙 버틀러가 언급한 정체불명의 에너지에 대해 알고 있나?”
“어느 정도는. 우주에서 파생되었으며, 차갑고 텅 비었지만 고통스러울 정도로 강력하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어.”
“그런 힘을 아포칼립스가 소유하고 있다는 건가.”
“정식 명칭은 모르는 터라 개인적으로는 공허(空虛) 혹은 보이드(Void)라고 부르고 있어.”
피닉스 포스(Phoenix Force)를 받아들인 이후로 우주에 대한 지식이 늘어난 아스카는 자신이 알고 있는 정보를 타인이 이해할 수 있을 만큼 설명을 해줬다. 그러면서 피닉스의 힘으로 공허(보이드)의 힘을 조금이나마 구현했다. 거리를 두고 있음에도 아스카가 말한 것과 똑같은 느낌이 들자 앞으로의 일을 걱정하였다.
“그나저나 로얄 베이스로 가면 온갖 함정이 기다리고 있을 텐데… 어떻게 대처할 생각이지?”
“일단 기다려야지. 지원군이 오고 있으니까.”
“지원군?”
아스카가 뜻밖의 말을 하자 노조무, 잭, 후마를 제외한 이들이 의문을 가졌다. 얼마 지나지 않아 유키토&유이 부부와 진이 준을 데리고 밖으로 나왔고, 동시에 두 디지몬이 비정규 부대를 이끌고 도착함으로서 의문이 해소됐다.
한 명은 검은색의 뿔 두 개 밑에 거대한 외눈이 있으며, 몸통 전체는 회색이고, 등에는 밖이 검고 안이 붉은 한 쌍의 날개가 달렸고, 양팔 중 왼쪽은 강철로 만들어진 의수이고, 오른쪽의 손톱 세 개 사이에는 작은 눈알이 있어 빛을 번뜩였다.
다른 한 명은 해골을 닮은 험악한 얼굴에 오른팔은 낫처럼 생긴 금색의 칼날로 이루어져있으며, 왼팔에는 회색의 화염 방사기가 달려있었다. 처음에 언급한 디지몬은 아스카와 통신을 나눈 데스몬이고, 다음으로 언급한 디지몬은 용병 겸 현상금 사냥꾼인 고쿠몬(고크몬)이었다.
“조금 늦었군.”
“너희가 지원군이라고?!”
“모르는 이들을 위해 소개를 하지. 그 동안 7대 마왕의 후방에서 열심히 활동했던 유격대의 수장인 데스몬과 실질적인 지휘관인 고쿠몬이야.”
“그리고 가이오몬과 대립하던 데몬의 부하였다가 진실을 알게 된 후에는 아포칼립스의 일부를 쓰러뜨리는데 힘을 보탰지.”
“설마 유격대의 배후에 아스카, 네가 있었던 건가?”
“맞아. 내가 부탁했고, 또한 지시했지.”
예상은 하고 있었지만 본인이 직접 사실을 밝히자 대부분은 할 말을 잃어버렸다. 그러다가 약간의 시간을 들여서 침착해지고 나서는 로얄 베이스에 도착했을 때 발생할 일을 어떻게 대처할지를 의논하고자 아스카를 중심으로 한 타치바나 일가, 팀 트리니티 세이비어 소속의 멤버들, 로얄 나이츠와 『반신』을 포함한 협력자들, 잭, 후마가 머리를 맞댔다.
“로얄 베이스를 지키는 판비몬(아기벌몬), 와스프몬(말벌몬), 캐논비몬(캐논벌몬), 타이거베스퍼몬은 십중팔구 세뇌되었을 거야. 그렇다면 내가 텔레파시를 써서 원래 상태로 되돌려놓을게.”
“…7대 마왕도 원래대로 되돌릴 수 있어?”
“이론적으로는 가능해.”
“실질적으로는 어렵다는 거네.”
“일반적인 세뇌와는 달리 가치관이 변질된 거라서 세밀한 작업을 거처야 해. 문제는 그만큼 시간이 오래 걸려서 싸우는 중에는 사용할 수 없어.”
알포스브이드라몬의 질문에 베르제브몬<바알몬>은 어느 정도 기대를 가졌으나 짐작하고 있었던 대답이 아스카의 입에서 나오자 나지막이 한숨을 내쉬었다. 그래도 불가능한 건 아니라서 기회를 마련하면 아포칼립스의 영향에서 벗어나게 할 수 있었다.
만약에 대한 기본적인 대비책을 세워뒀고, 예상치 못한 일이 발생할 때는 임기응변으로 대응하기로 결정했다. 그리고 데스몬과 고쿠몬이 유격대와 함께 각각 류이치와 유코에게 합류했다.
“류이치에게는 두뇌 역할을 해줄 디지몬이 필요하고, 유코에게는 힘 역할을 해줄 디지몬이 필요해.”
“준에게는요?”
“일단 가이오몬이 있고, 이어서 염두에 두고 있는 디지몬들도 합류하게 해야지.”
“묘하게 편애 같은데?”
“그렇게 볼 수도 있지. 하지만 네 말을 반박하자면… 준의 디지몬들은 대체적으로 균형이 잘 잡혀있는데, 이를 다르게 말하자면 어중간하지. 이도 저도 아니기 때문에 물량으로 보충하자는 의미로 그런 말을 한 거야.”
아스카가 표정, 어조의 변화 없이 주장을 펼치자 레이븐은 납득했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사실 레이븐도 팀 트리니티 세이비어의 특징을 잘 알고 있기에 농담조로 태클 걸듯이 말한 것이었다.
어쨌거나 내일 로얄 베이스로 이동할 것이므로 모두들 풀 컨디션을 유지하기 위해 휴식을 취했다. 그 중에서 형제인 진과 준은 사촌동생인 노조무가 아스카에게 가르침을 받고 있는 모습을 지켜봤다.
“내가 익힌 여러 종류의 마법 중 하나는 카오스 워드라는 언어로 주문을 외우고, 이미지 트레이닝을 통해 구현시키고, 힘 있는 말로 방출시키는 거란다.”
“공허로 만들어진 존재들에게 사용했던 「드래곤 슬레이브」도 해당되는 거죠?”
“맞아. 「드래곤 슬레이브」는 위력이 강하고 범위도 넓어. 어느 정도냐 하면 성이나 동산 정도는 일격에 날리고, 마을에서 사용하면 마을의 절반이 날아가 버리거든.”
“그건 너무 과한데요. 혹시 다른 마법을 가르쳐줄 건가요?”
「드래곤 슬레이브」에 대해 듣고는 얼굴에 곤란함을 드러낸 노조무는 그 외의 마법을 언급했다. 확실히 「드래곤 슬레이브」를 비롯하여 마족의 힘을 빌리는 흑마법 외에도 세계를 구성하는 4대 원소(불, 물, 땅, 바람)와 정신세계의 힘을 이용하는 정령마법, 치료나 방어 및 정화 등을 행하는 주문으로 엄밀히 따지면 정령마법에 속하는 백마법, 신족의 힘을 빌리는 신성마법이 있었다.
신성마법의 주문은 카오스 워드와는 달라서 일반적으로는 발동이 불가능하지만, 아스카는 연구를 하고 응용을 더해서 원래 주문을 외우는 것으로 발동할 수 있게 만들었다. 다만 노조무가 가진 마력의 총량과 최대치를 고려해서 신성마법을 포함한 일부 마법은 구결만 알려줬다. 이는 제대로 가르쳐 줄 시간이 없었을 뿐더러 나이가 어리기 때문에 구결만을 외워두었다가 후일 자신이 스스로 수행하기 위한 배려였다.
“웬만하면 내가 모두 처리해야겠지만, 그러질 못하니 미안할 따름이야.”
“괜찮아요. 오히려 이렇게라도 도울 수 있어서 기뻐요.”
“…좋아. 그럼 테스트를 해보자꾸나.”
주변에 피해가 미치지 않도록 결계가 펼쳐지자 잠시 마음을 가다듬는 것으로 준비를 마친 노조무는 카오스 워드로 주문을 외우면서 마법을 사용했고, 아스카는 초능력으로 이를 막아냈다. 준과 진 외에도 대련을 지켜보던 이들은 모자(母子)가 생각 외의 강함을 보이자 안심과 긴장이라는 상반된 감정을 느꼈다. 어째서 그런 것인지는 본인들도 알 수가 없었다.
거의 1시간에 가깝게 대련을 하고는 힘을 거둬들이는 것으로 끝이 났음을 드러낸 노조무와 아스카는 결계 밖으로 나왔다. 마침 노을이 저물어가고, 하늘이 어두워져가자 다들 내일이 되면 바로 떠날 수 있게 준비를 했다.
*
다음 날.
이제 로얄 베이스로 가는 일만 남았다. 출발하기 전에 협력 관계의 디지몬들 중 일부만 제피로스-원에 탑승하게 됐는데, 많은 수와 엄청난 크기 때문이라는 간단한 이유가 있었다.
레이븐, 시스터몬 자매, 홀리엔제몬(홀리엔젤몬), 아폴로몬, 디아나몬이 탑승할 수 있는 디지몬이고, 로드나이트몬과 듀나스몬, 제스몬이 준의 크로스로더에, 두프트몬과 엑자몬, 마그나몬(매그너몬)이 류이치의 크로스로더에, 크레니엄몬과 슬레이프몬, 엑자몬이 유코의 크로스로더에, 알포스브이드라몬과 간쿠몬이 진의 크로스로더에 들어간 것으로 문제를 해결했다.
“출발하지.”
[알겠습니다.]
내비게이션 역할을 할 인공지능 세바스찬과 조종석에 있는 잭이 제피로스-원을 움직이고, 차원도약을 통해 순식간에 로얄 베이스가 떠있는 장소에 도달했다. 원래라면 입구 근처에 착륙하겠지만, 먼저 로얄 베이스 전체를 스캔하여 함정이 있는지를 확인했다.
“결과는?”
[EMP가 내장된 다수의 지뢰가 발견되었습니다.]
“예상은 했지만 진짜로 이렇게 나올 줄이야. 잭. 처리하도록 해.”
“알겠습니다.”
아스카의 지시에 잭은 스위치를 눌렀고, 제피로스-원에서 구체 형태의 에너지가 발사됐다. 블랙 버틀러가 설치해둔 지뢰들은 에너지 구체에 적중되는 순간 무력화되었고, 스크린을 통해 지켜보고 있던 사람들과 디지몬들은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대단하군요.”
“EMP를 무력화하면 지뢰가 터질 테고, 지뢰 자체를 무력화하면 EMP가 발동될 테지. 그렇다면 양쪽 모두를 무력화하면 돼. 안 그래?”
“맞는 말이긴 한데… 막상 실현하기가 까다롭다는 문제가 있죠.”
“그래서 오랜 시간을 투자한 거지. 어쨌거나 착륙하자마자 밖으로 나갈 거니 각오하도록 해.”
제피로스-원이 아래로 내려갈 때, 착륙장치를 드러내는 것으로 땅바닥과 접촉하면서 무게를 지탱했다. 그 전에 지뢰를 무력화시킨 덕분에 문제는 발생하지 않았고, 문이 열리자마자 잭과 후마, 유키토&유이 부부를 남겨두고는 밖으로 나왔다.
“로얄 베이스 내부에 매복해있는 디지몬들이 얼마나 되지?”
[모든 벌들과 키메라몬이라는 합성형 디지몬, 그리고 공허의 존재들이 골고루 배치되어있습니다.]
“원래 키메라몬은 아포칼립스가 만들어낸 인조 디지몬으로, 그 중에 하나가 무겐드라몬(파워드라몬)의 데이터를 흡수해서 밀레니엄몬이 됐지.”
“지금 생각하면 지긋지긋한 악연이었어. 안 그래, 아스카?”
레이븐의 말에 아스카는 쓰디쓴 미소를 지었다. 그도 그럴 것이 밀레니엄몬, 문밀레니엄몬, 지드밀레니엄몬과 싸우면서 온갖 고생을 겪었고, 삼도천을 건널 뻔하다가 피닉스 포스를 받아들인 것으로 간신히 생존했기 때문이었다. 아포칼립스의 창조물과 부하가 우연히 결합하여 탄생한 첫 번째와 블랙 버틀러가 밀레니엄몬의 데이터를 거둬들여서 복구 및 진화시킨 두 번째와 세 번째를 떠올리면 아직도 치가 떨릴 정도였다.
그러나 이러한 감정을 겉으로 드러내지 않고 가장 먼저 앞으로 나섰다. 후방을 맡은 홀리엔제몬, 아폴로몬과 디아나몬이 마지막으로 들어온 순간 문이 닫혔고, 매복해있던 벌들이 튀어나오기 시작했다. 언뜻 봐도 세뇌된 모습이어서 아스카는 오른손 검지와 중지를 모아 관자놀이에 갖다 대고 정신을 집중했다. 예정대로 텔레파시를 쓰려는데, 갑자기 위화감이 느껴지자 피닉스의 힘을 사용하여 위력을 증폭시켰다.
“으아아아악-!!!!!”
“…하마터면 내가 당할 뻔했군.”
“그게 무슨 말이지?”
“블랙 버틀러가 저들의 정신에 화학 폭탄을 비슷한 것을 설치했어. 만약 내가 일반적인 텔레파시를 사용했다면 화학 폭탄이 터지면서 저들뿐만 아니라 나마저도 치명상을 입었을 거야.”
“그래서 피닉스의 힘을 사용해서 화학 폭탄과도 같은 장치를 제거한 거로군.”
“지금 고통스러워하는 건 마취 없이 접골하는 것과 같아. 물론 병원에서 한다면 마취를 먼저 하겠지만.”
경직된 분위기를 풀고자 예시를 든 아스카는 다시 한 번 텔레파시를 사용해서 혼란 상태에 빠진 벌들을 안정시켰다. 그런 뒤에 판비몬, 와스프몬, 캐논비몬, 타이거베스퍼몬을 남겨두고 앞으로 나아갔다.
1단계인 EMP 내장 지뢰, 2단계인 세뇌된 벌들의 정신에 심어진… 일명 사이킥 케미컬 밤(Psychic Chemical bomb, 심령 화학 폭탄)을 해결했으니 이제 남은 단계는 세 가지다. 키메라몬을 위시로 한 합성형 디지몬들, 공허 에너지로 제작된 존재들, 마지막은…….
[곧 사방에서 공격이 날아올 거야. 막아내는 즉시 반격하도록 해.]
「히트 바이퍼」
이동하던 중에 아스카가 다른 이들에게 텔레파시로 중요한 사실을 알려줬고, 그와 동시에 수십 개의 열선이 다방면에서 날아왔다. 키메라몬 한 마리가 4개의 팔에서 열선을 발사한다는 점을 생각하면, 아무리 작게 잡아도 열 손가락에 꼽을 만큼은 있다는 뜻이 된다.
애초에 로얄 나이츠뿐만 아니라 그들에 맞먹는 강자들도 있으니 기습 공격은 성공할 수 없지만, 아스카와 노조무가 힘을 합쳐 방어막을 만들어냈기 때문에 완전히 막혀버렸다. 이후 키메라몬과 듣도 보도 못한 합성형 디지몬들이 나타났고, 그 사이에 디지크로스 및 진화를 마친 팀 트리니티 세이비어가 반격을 개시했다.
「메테오 임팩트」
「스페이스 차크람」
「기가 디스트로이어」
「테라 디스트로이어」
「트윈 스피어」
「광전살법지진」
방어막이 해제되자마자 샤우트몬X5B는 모든 에너지를 스패로우몬의 몸통이 장착된 팔에 모았다가 근거리에서 내질러 큰 피해를 입혔다. 그러고 나서 스파다몬과의 디지크로스로 샤우트몬X5S가 되어 원형의 진공칼날을 날렸다. 메탈그레이몬은 초고에너지의 추적 레이저 빔을 발사하고, 곧이어 데커드라몬과의 디지크로스로 데커그레이몬이 되어 위력이 훨씬 강화된 레이저 빔을 온 몸에서 발사했다.
다크나이트몬은 츠와몬과의 디지크로스로 무소나이트몬… 이 되지 않았다. 움직이기가 쉽지 않은 건 둘째 치고, 최대 출력으로 포격을 하면 「강라타뢰총」의 포신이 강제 냉각되면서 연발할 수 없다는 단점이 있었다. 그래서 디지크로스는 나중으로 미루고, 무기를 휘두르고 찔러서 타격을 줬다. 하이비전 모니터몬은 모니터몬의 모습을 취한 분신들을 만들어내어 자신과 싱크로 시키고는 일사불란하게 움직여 적을 혼란시켜 잡는 포진을 형성했다.
「코로나 블래스터」
「네이로 코르소」
「스피드 스타」
「리프 사이클론」
「존 딜리터」 & 「슈발트 돈나」
「럽블 블렌드 넘버 7」
디지크로스 계열이 전반을 맡았다면, 진화… 정확히는 슬라이드 에볼루션 계열이 후반을 맡았다. 브리트라몬이 「루드리 타르파나」에서 태양광선과 필적하는 고열의 광선을 발사하고, 카르마라몬이 입에서 용해성의 먹물을 내뿜고, 가름몬이 초고속으로 돌진해서 등에 달린 「윙 블레이드」로 베어버리고, 페탈드라몬이 머리 주위에 달린 잎을 회전시켜 발사하고, 베르그몬이 최대한의 날갯짓으로 원을 그려 내부에 있는 적을 다른 공간으로 날려버린 뒤에 카이저레오몬으로 체인지하여 흑색의 기의 총알을 발사하고, 세피로트몬이 구체를 섞고는 정수리에서 멈춘 위치의 구체에서 번개 속성의 공격을 가했다.
“저것들을 보니 예전 일이 생각나는군.”
“정말 지겹고도 위험했지.”
“그러고 보니 당신(로드나이트몬)하고 듀나스몬은 가이오몬과 함께 아포칼립스의 일부를 상대한 적이 있었죠.”
스컬바루키몬(스컬발키몬)의 머리, 웬디몬의 몸통과 양팔, 가고몬(고르고몬)의 날개와 다리를 지닌 합성형 디지몬이 자신에게 달려들자 「트리니티」를 겨누고 방아쇠를 당겨 탄환을 발사한 아스카. 사이오닉 에너지로 구성된 탄환이 머리에 박히자마자 터졌고, 정신이 파괴되어 껍데기뿐인 육체가 풀썩 쓰러지자 로드나이트몬과 듀나스몬의 대화에 참여했다.
로얄 나이츠와 몇몇 디지몬들, 페라리우스는 한 번의 공격으로 가볍게 처리할 수 있는지라 나서지 않았고, 팀 트리니티 세이비어 소속의 디지몬들과 시스터몬 자매+노조무가 대신해서 남은 합성형 디지몬들을 처리하게 됐다.
“영원과 무한을 떠도는 모든 힘의 근원이여
다하는 일 없는 푸른 불꽃이여
내 혼 안에 잠든 그 힘
무한에서 다가와 심판을 지금 여기에”
「라 틸트(Raw Tilt)<붕영열(崩靈裂)」
「이가류 거합술」
「데스 더 캐논」
「꽃의 목걸이」
「이터널 니르바나」
「쿠사나기」
「글러톤 팽」
“고양이가 죽어서 지옥에 가면 뭐라고 부를까? 헬(Hell)로 키티!”
「콜드 개그」
「맨티스 댄스」
“가자, 블랑!”
“알았어, 느와르!”
「그랜드 시스터 크루스」
먼저 노조무가 키메라몬 한 마리를 대상으로 청백색의 빛의 기둥을 발생시켜, 정신에 직접적인 타격을 가했다. 정신세계의 힘을 빌린 마법이기 때문에 물리적 파괴는 동반하지는 않지만, 시전자의 정신력이 피격자보다 강하다면 그만큼 상대가 받는 데미지도 만만치 않아서 그 위상은 최강의 흑마법인 「드래곤 슬레이브」에 못지않았다.
이어서 이가몬(닌자몬)이 등에 달린 칼집에서 칼을 뽑아 일격에 베어버리고, 베르제브몬<바알몬>이 「베렌헤나 SDX」에서 강력한 에너지탄을 발사하고, 리리몬(릴리몬)이 꽃의 목걸이를 걸어 온순하게 만들고, 와이즈몬이 「시공석」을 조정하여 내부에 봉인시켰고, 슈리몬(수리몬)이 공중으로 떠올라 등의 큰 수리검을 던졌고, 사이버드라몬이 팔의 근골을 돌연히 움직여 상대의 신체를 관통했다.
다음으로 베츠몬이 아저씨 개그를 이용하여 피아를 막론하고 피해를 입히는 필살기를 사용하는데, 아스카가 텔레파시로 정신방벽을 설치해줬기 때문에 상대만 괴로워하며 피를 흘리더니 몸이 부풀러 올라 터져 죽었다. 그리고 츠와몬이 「맨티스 암」을 변형시켜 춤추듯이 잘게 절단했다.
마지막은 시스터몬 자매가 움직임을 맞춰서 「미키 불릿」과 「디바인 피어스」를 동시에 사용했다. 샤우트몬X5B와 X5S, 메탈그레이몬과 데커그레이몬, 다크나이트몬, 하이비전 모니터몬을 중심으로 한 팀 트리니티 세이비어의 멤버 대부분과 아스카&노조무 모자, 시스터몬 자매의 활약으로 로얄 베이스에 존재하는 아포칼립스의 창조물들이 전멸했다.
“이제 남은 건 공허의 존재들인가?”
“그거 말고도 문제가 하나 더 있어.”
“뭔데요?”
유코의 질문에 아스카는 손가락으로 앞을 가리켰다. 거기에는 로얄 나이츠 13명의 모습을 취한 공허의 존재들과 유달리 눈에 띄는 하얀색 갑옷이 있었다. 그런데 하얀색 갑옷을 본 진짜 로얄 나이츠는 인상을 찌푸렸다. 그도 그럴 것이…… 하얀색 갑옷의 정체가 위그드라실이기 때문이었다.
“저 모습은 위그드라실이 대외적으로 활동할 때 사용하는 화신<아바타>이야.”
“난감하군. 『반신』이 상대라면 피닉스의 힘이라도 무리가 따르는데.”
“그렇지만 어쩔 수 없잖아요.”
“맞는 말이야. 좋아, 그럼 세 번째와 네 번째 겸 마지막 단계를 끝내도록 하지!”
아스카가 피닉스의 힘과 접촉하면서 샤우트몬과 메탈그레이몬은 초진화를, 다크나이트몬과 츠와몬은 디지크로스를, 브리트라몬과 가름몬, 카이저레오몬은 더블 스피릿 에볼루션을 하여 각각 오메가샤우트몬, 지크그레이몬, 무소나이트몬, 아르다몬, 베오울프몬, 라이히몬이 되었다. 그리고 지금까지 나서지 않았던 로얄 나이츠와 팀 트리니티 세이비어 소속의 궁극체, 협력자들도 앞으로 나섰다.
“가짜 로얄 나이츠 중 11명은 알아서 상대하면 되는데, 나머지 둘과 위그드라실은….”
「그레이 소드」
「성검 그레이달파」
말을 하는 도중에 가짜 오메가몬과 가짜 알파몬이 필살기를 날리자 아스카는 강화된 염동력으로 공간을 비틀었다. 생각지 못한 방식에 가짜 두 명은 옴짝달싹하지 못했고, 이내 공간이 원래대로 돌아가면서 튕겨져 나갔다. 그 여파로 신체 일부가 소멸됐는데, 일반적인 공허의 존재들과는 달리 순식간에 재생되면서 예전의 모습을 유지했다.
“뭐야, 이건?!”
“아무래도 로얄 나이츠의 데이터를 토대로 클론을 만들고, 공허 에너지를 주입시킨 모양이야.”
“막판이라고 난이도를 올린 거로군.”
「파이널 엘리시온」
이번에는 가짜 듀크몬이 「이지스」에서 굵고도 탁한 광선을 발사했고, 노조무가 나서서 방어막을 형성했다. 공격이 막히고 방어막이 해제되는 순간, 11명의 로얄 나이츠가 자신의 클론을 맡아 싸웠다. 오메가몬은 사망한지 오래 되어서 미러 매치가 불가능했고, 알파몬은…….
“아직은 이르다고 생각하지만, 어쩔 수 없지.”
“저것은!”
“황금색의 크로스로더?”
“리로드. …알파몬!”
아스카는 코트 안에서 꺼낸 황금색의 크로스로더를 치켜들고 생각지도 못한 디지몬의 이름을 외쳤다. 그와 동시에 액정에서 빛이 뿜어져 나왔고, 약간 어두운 회색 갑옷에 푸른색 안감의 흰색 망토를 두른 성기사가 모습을 드러냈다.
로얄 나이츠 중 한 명이자 『공백의 자리』로 불리는 곳에 위치하며 『고고의 운둔자』로 불리는 알파몬이었다. 한 명을 제외하고 다들 놀라는 가운데, 알파몬은 순식간에 형성된 마법진에서 빛의 검을 뽑더니 가로로 휘두르고 세로로 다시 휘둘러서 자신의 클론을 네 등분 내버렸다.
“나에 관해서는 이 싸움이 끝난 후에 얘기하도록 하지.”
“옳은 말이야.”
“질문은 나중으로 미루겠어.”
이제 열둘로 숫자가 줄어들자 알파몬이 가짜 오메가몬을 상대하고, 팀 트리니티 세이비어 의 멤버 중에서 진화 및 디지크로스 상태의 디지몬들과 궁극체들, 협력자들이 위그드라실의 화신을 맡게 되었다.
「철검성패」
진짜와 가짜를 가릴 것 없이 제스몬은 서로를 향해 고속으로 이동하면서 팔의 칼날을 휘둘렀다. 두 개의 칼날이 맞부딪치면서 불꽃이 튀기고, 자칫 잘못하면 한쪽이 베어 찢어지는 최후를 맞이하는 상황인지라 치열하게 힘 대결을 벌이고 있었다. 그러다가 가짜의 검에서 금이 가기 시작하더니 이내 산산조각 났고, 가짜는 상반신과 하반신이 분리되더니 소멸됐다.
「지신! 신명! 신치! 친부!」
진짜 간쿠몬은 밝은 색의 「하누카무이」를, 가짜 간쿠몬은 어두운 색의 「하누카무이」를 꺼내고는 기합을 지르며 수많은 주먹을 날리는 러시 공격을 가했다. 주먹이 충돌하면서 엄청난 파장이 일어나지만 간쿠몬(진짜)은 버텨내면서 더욱 힘을 주었다. 무모한 것 같지만 그로 인해 기세를 올려 끝내는 어두운 색의 「하누카무이」를 박살냈고, 덤으로 간쿠몬(가짜)까지 두들겨 패버려 가루로 만들어버렸다.
「아발론즈 게이트」
엑자몬이 각종 효과를 가진 바이러스를 집어넣은 특수탄이 장전된 장창 「암브로시우스」를 내세우고 돌진했다. 상대에게 먼저 장창을 찔러 넣으면 모든 특수탄이 작렬하여 내부에서 적을 파괴하면서 결국 소멸시킨다. 가짜는 무조건 앞으로 나아가고, 진짜는 빈틈을 노려 우회하고는 양 날개 사이의 부위에 「암브로시우스」를 찔러 넣었다. 그 결과로 특수탄 내부의 바이러스가 가짜의 육체를 구성하는 데이터를 파괴하여 죽음을 맞이하게 했다.
「아우스 스타벤」
「브록카데」
두프트몬(가짜)이 머리 위로 호를 그려 만들어낸 빔의 칼날을 내리쳐 상대를 소멸시키고자 했다. 이에 두프트몬(진짜)은 레오파드 모드로 변형하여 피하고는 하늘로 비상해 모든 각도로부터 공격하는 것으로 상대를 찢어버렸다. 치명상을 입혔음에도 목숨이 붙어있자 두프트몬(진짜)은 다시 모습을 되돌리고는 한 자루의 검을 휘둘러 목을 베어버렸다.
「비프로스트」
「오딘즈 브레스」
가짜 슬레이프몬이 먼저 「무스펠헤임」에서 빛의 화살을 발사했고, 진짜 슬레이프몬은 「니플헤임」을 들어 막아내면서도 힘을 가하여 빛의 화살뿐만 아니라 가짜의 육체까지 얼려버렸다. 진짜는 녹을 것 같지 않은 얼음 안에 갇힌 가짜를 무심히 바라보다가 「무스펠헤임」을 겨누고는 빛의 화살을 발사했다. 빛의 화살이 얼음을 꿰뚫고, 얼음 파편과 함께 박살난 육체는 액체와 섞여 증발되었다.
「엔드 왈츠」
크레니엄몬은 진가(眞假)를 가리지 않고 「크라우 소라스」를 고속 회전시켜, 초음속의 충격파를 일으켰다. 원래는 창으로 공격하고 방패로 방어하다가 허점을 노려 끝을 내는 장기전을 벌일 생각이었지만, 만약의 사태를 염려해서 방침을 속전속결로 변경했다.
충격파의 위력이 막상막하인 상황에서 상대가 약해지기만을 기다렸고, 드디어 가짜의 기세가 약해지기 시작했다. 그 틈에 진짜는 충격파의 위력을 강화시켜 가짜를 쓰러뜨리고는 「아발론」에서 전개한 「갓 브레스」로 찍어 눌러 일어나지 못하게 만들었다. 발동 후 유지되는 시간이 3초이므로 철벽의 전 방위 방어가 해제되기 전에 「크라우 소라스」로 목을 찌르고 앞으로 기울여서 몸통과 분리시켰다.
「알포스 세이버」
양팔에 장비한 「V 브레이슬렛」에서 연두색의 광선검을 만들어내고 맞부딪치는 오리지널과 클론 알포스브이드라몬. 가끔씩 「텐세그레이트 실드」를 전개해 방어를 하고 신속의 스피드로 움직이면서 빈틈을 노리는데, 오리지널이 기지를 발휘해서 클론의 「V 브레이슬렛」을 박살내고는 광선검으로 심장을 찔렀다.
「아젠트 피어」
「로즈 오브 아젠트 피어(Rose Of Urgent Fear)」
어둡고 붉은 로드나이트몬이 「파일 벙커」를 앞세우고 영거리에서 충격파를 꽂아 넣으려고 하자 분홍색의 로드나이트몬은 수없이 많은 장미꽃잎을 휘감은 「파일 벙커」로 정면충돌을 했다. 백중지세를 이루며 치열하게 대치하다가 진짜 로드나이트몬이 자신의 아름다움으로 위력을 증가시켜 가짜를 탁해 보이는「파일 벙커」째로 박살내 소멸시켰다.
「브레스 오브 와이번」
「더블 드래곤 블래스터(Double Dragon Blaster)」
색깔의 대비로 확연하게 진짜와 가짜의 구별이 가능한 듀나스몬이 각자 전신의 에너지를 거대한 비룡의 오라로 바꿔 날렸고, 미스티몬 때부터 사용한 「화룡검」과 「빙룡검」에 깃든 힘을 융합시켜 에너지파로서 발사했다. 두 기술을 비교해보자면 위력은 비슷하지만, 속도는 「브레스 오브 와이번」이 조금 느린 터라 풀파워를 발휘하지 못해서 「더블 드래곤 블래스터」가 비룡의 오라를 꿰뚫고 가짜를 덮쳤다.
「플라즈마 슛」
마그나몬은 처음부터 필살기나 오의를 사용하지 않고, 주먹과 다리를 날리는 방식으로 싸웠다. 진짜는 가짜의 공격을 피하거나 막으면서도 갑옷의 정중앙을 향해 계속 공격을 퍼부었다. 이는 아포칼립스가 만들어낸 공허의 존재들과 싸우면서 터득한 노하우로, 끊임없이 노력한 덕분에 가짜의 갑옷이 손상되어 떨어져가기 시작하자 주먹 한 방을 내질러 완전히 박살내버렸다. 그 틈에 공 모양의 플라즈마 에너지탄을 깊숙이 쑤셔 넣고는 단번에 터트려 죽음에 이르게 만들었다.
「로얄 세이버」
「무적검 -인빈시블 소드-」
언뜻 보면 카오스듀크몬으로 보이는 듀크몬의 클론은 검은색의 「그람」으로 강력한 일격을 연속으로 찔렀다. 싸움을 길게 끌고 싶지 않은 오리지널 듀크몬은 「그라니」를 소환하고 합체하여 크림존 모드(CM)로 각성하고는 순백의 에너지로 이루어진 검, 「블루트강」을 휘둘러 단번에 클론을 소멸시켰다.
「가루루 캐논」
「디지털라이즈 오브 소울」
가짜 알파몬을 시작으로 다른 11명의 클론들이 죽으면서 남긴 데이터를 흡수한 가짜 오메가몬은 X항체를 가지고 있을 때의 모습으로 변하였다. 클론이기 때문에 「올 델리트」나 「오메가 인 포스」는 사용할 수 없지만, 기존보다 강력해졌을 거라 추측되므로 알파몬도 아공간에서 「궁극전인왕룡검」을 소환해 손에 쥐는 것으로 갑옷은 밝은 검은색이 되었고, 어깨에 달려있는 미처 펴지지 않은 한 쌍의 날개를 드러나게 했다.
그러면서 오메가몬의 클론은 오른팔의 대포에서 절대 영도의 냉기로 이루어진 검푸른 에너지탄을 발사했고, 알파몬은 손을 뻗어 여러 개의 녹색 광선을 발사했다. 두 개의 필살기가 충돌하면서 큰 폭발과 함께 먼지가 일어나 시야를 가리는데, 알파몬과 가짜 오메가몬이 먼지를 뚫고 달려가 서로에게 검을 휘둘렀다. 교차해 지나가면서 뭔가를 기다리듯이 서 있던 알파몬이 몸을 뒤로 돌리고, 가짜 오메가몬은 상반신과 하반신이 절단되면서 소멸했다.
“이제 남은 건 위그드라실의 화신뿐이군.”
“그럼 전력을 다해볼까?”
「오메가 더 퓨전」
「트라이던트 팽」
「초력명동파」
「브라흐마스트라」
「리히트 앙그리프」
「로트 크로이츠」
「오로라 언듈레이션」
「데스 애로우」
「리번강」
「사염 연옥」
「충격날개」
「홀리 디스인펙션」
「솔 블래스터」
「크레센트 하켄」
위그드라실_7D6이 거대한 크리스털과 수백 개의 파편을 소환하자 14명의 디지몬은 필살기를 사용했다. 오메가샤우트몬이 전신에 오메가 인 포스의 힘을 끌어낸 오라로 휘감아 방출했고, 지크그레이몬이 왼팔의 손톱을 한 번 휘둘러 잘게 썰어버렸고, 무소나이트몬이 2가지 개체의 디지몬의 에너지를 「강라타뢰총」에서 일제히 발사했다.
아르다몬은 양팔의 「루드리 타르파나」에서 초고열탄을 연속으로 발사했고, 베오울프몬은 「로란트 2」에서 복수의 추적 미사일과 주포를 발사했고, 라이히몬은 투구처럼 생긴 머리의 사자의 눈에서 광선을 발사해 공격했다.
발두르몬은 「퍼지 샤인」의 정화의 빛을 최대로 증폭해 방출했고, 데스몬은 오른팔과 왼쪽의 의수에 있는 눈에서 죽음의 화살을 발사했고, 쿠즈하몬은 허리의 벨트에 달려있는 통 안에서 회색의 관호를 꺼내 공격을 지시했고, 고쿠몬은 팔의 화염 방사기에서 연옥(煉獄)의 맹렬한 불을 내뿜었다.
팀 트리니티 세이비어 측의 공격에 이어서 레이븐이 날개를 홰치면서 발생한 충격파를 날렸고, 홀리엔제몬이 날개에서 빛을 내뿜어 정화를 시작했고, 아폴로몬이 등 뒤의 화염구에서 작열하는 태양구를 발생시켜 쏘아 냈고, 디아나몬이 달의 신비로운 힘으로 현혹시키고 나서 즉시 공격해 크리스털을 파괴했다.
“…본체는 화신 내부에 있다.”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잠깐만. 그 전에 할 일이 두 가지가 있어.”
“두 가지요?”
“하나는 준 너의 기력 소모를 최대한으로 줄이는 거고, 다른 하나는 오랜만에 레이븐을 진화시키는 거지.”
준이 겪고 있는 극심한 기력 소모를 막기 위해 아스카는 「라이프 링크(Life Link)」라고 불리는 기술을 사용했다. 이는 특정 생명체와 목숨을 공유하여, 「라이프 링크」를 한 사람을 죽이려면 둘을 동시에 죽여야 하는 반쪽짜리 불사신을 만드는 것이다. 다만 지금은 불사보다는 준을 대신해서 자신의 기력을 소모할 생각이었다.
첫 번째 일이 끝나자 황금색의 크로스로더를 들고 레이븐에게 눈짓을 보낸 아스카. 그걸 확인한 레이븐은 「이유태가(이라타가)의 검」을 칼집에 집어넣었다. 동시에 준과 류이치는 백은색과 하늘색의 크로스로더를 들고 상단을 맞대어 연결했다.
“오메가샤우트몬!”
“지크그레이몬!”
“레이븐!”
[더블 크로스!]
[진화!]
“샤우트몬DX!”
“오니스몬!”
평소처럼 등장한 샤우트몬DX와 오랜만에 보게 된 오니스몬은 위그드라실_7D6을 대상으로 공격을 날렸다. 이를 언급하자면 샤우트몬DX가 왼손의 거대한 손톱으로 상대를 격렬하고 용감하게 베어버리는 「트라이던트 저스팡」을, 오니스몬이 입에서 눈부시게 빛나는 파괴 광선을 발사하는 「코스믹 레이」를 사용했다.
「다이너스트 브라스(Dynast Brass)<패왕뇌격진(覇王雷擊陣)>」
“아나크 소로무 나자크 사크림”
「카오틱 디스팅레이트<봉마붕멸(封魔崩滅)>」
노조무는 샤우트몬DX와 오니스몬의 공격을 전력으로 막아내는 위그드라실_7D6의 발밑에 오망성의 마법진을 만들어내어 강력한 전격을 가했고, 아스카는 카오스 워드와는 전혀 다른 주문으로 기둥처럼 솟아오른 흰색의 섬광을 만들어내 휩쓸리게 만들었다.
육체와 정신 양쪽에 데미지를 받게 된 위그드라실_7D6은 더 이상 방어할 수 없었고, 그래서 샤우트몬DX와 오니스몬의 필살기를 허용할 수밖에 없었다. 만신창이가 되어 움직이지 못하는 위그드라실_7D6을 바라보던 페라리우스는 가까이 근접해서 손을 쑥 집어넣더니 조그마한 구체를 꺼냈다.
“육체가 소멸되어 가는군.”
“혹시 그게 위그드라실의 본체인가요?”
“그런 셈이지. 엄연히 말하자면 지금 모습도 일종의 아바타야.”
“상태는 어떻습니까?”
“조금이긴 하지만 타격을 받았어. 뭐, 며칠 쉬면 괜찮아질 테지만.”
“이럴 줄 알았으면 신성마법은 쓰지 말 걸 그랬나.”
피곤한 기색이 역력한 아스카는 한숨을 내쉬며 말을 했고, 어느새 디지크로스와 진화를 해제한 디지몬들은 주변을 살펴봤다. 싸움의 여파로 주변은 초토화되고 크고 작은 구멍이 뚫려있어 바깥의 광경이 보이기 때문에 뒤처리가 곤란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일단 내부 정리는 관계자인 로얄 나이츠에게 맡기기로 하고, 아스카는 아들과 조카 둘을 포함한 아이들과 팀에 소속된 디지몬들 및 협력자들과 함께 밖으로 나갔다. 이제 남은 『반신』은 오라클, 노완동, 디지털 월드의 안정을 바라는 자<호메오스타시스>뿐이었다.
“부디 다음에는 모든 『반신』이 같은 장소에 있었으면 좋겠어.”
“구출하기 쉽게 말인가요?”
“맞아. 시간을 조금이라도 아껴야 하니까.”
류이치와 대화를 나누던 아스카는 잊어버린 일이 생각났다는 얼굴을 하며 준의 어깨에 손을 올렸다. 「라이프 링크」를 끊기 위한 행동으로, 이미 조카를 대신해서 기력을 지불하듯이 소모한 터라 더 이상 사용할 이유가 없었다.
그렇다고 앞으로도 계속 「라이프 링크」를 연결한다는 건 무리에 가까웠다. 어째서냐면 준에게 해결하기 불가능한 근본적인 문제가 있기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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