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아스 그레모리와 계약의 구체적인 내용을 정한 다음 날. 나는 언제나 그렇듯 등교를 하고 있었다.
이 길은 좋아. 녹음이 우거지고, 공기와 정경을 청결하게 해주니까. 몰래 씨앗을 심어서 돌본 게 정답이었다.
“꺄!”
“응?”
누군가가 넘어지는 소리가 들려와서 되돌아보니, 수녀 옷의 여성이 쓰러졌다.
이상하네. 여기는 뿌리라든가 높은 건 없다. 아무 것도 없는 길이다. 그런데 왜 넘어지는 걸까?
그냥 넘어지고 있는 거라면 무시하고 지나가겠지만, 근처에 그녀의 짐 같은 것이 흩어져있다. 하나둘이 아니다. 그녀의 짐 거의 전부가 아닐까.
거기까지라면 역시 간과할 수 없으므로, 나는 같이 거들기로 했다.
“꽤 화려하게 넘어졌네요.”
“자... 잘 부탁드립니다. 아우... 어째서 아무도 없는 곳에서 넘어질까요?”
일단 도와주는데, 그녀는 주운 것을 떨어뜨려서 다시 혼란스럽다.
아무래도 덜렁이와 천연과 몸치가 상생 관계가 되어 큰 피해를 일으키고 있다. 용케 지금까지 살아있구나.
“이게 다에요. ...이런.”
바람에 펄럭거리며 그녀의 베일이 날아간다. 다시 줍기가 귀찮아서, 나는 땅에 떨어지기 전에, 공중에서 잡아냈다.
“네, 이거.”
“가... 감사합니다.”
나는 그녀에게 베일을 건넸다.
헤에... 얼굴은 상당한 미인이잖아. 이런 미인이라면, 덜렁이에 천연에 몸치라도 주위의 녀석 리사(リサ)@성검의 블랙 스미스(聖剣の刀鍛冶)가 도와줄지도. ...한도는 있다고 생각하지만.
그나저나 이 여자, 성검의 블랙 스미스의 리사와 비슷하다고 생각은 들지만, ...기분 탓일까? 뭐, 금발이라서 그렇게 보일 뿐이라고 생각하지만. 모르는 사람은 검색하도록 해(ググってね).
“그럼, 나는 여기서.”
“잠깐 기다려 주세요.”
“아, 답례라면 됐습니다. 학교에 지각하고 말아요.”
내가 떠나려고 하는데, 그녀가 내 옷자락을 붙잡고 방해했다.
“그, 그것도 있습니다만, 길 안내도 부탁할 수 없을까요? 언어가 통하지 않아서...”
“...아, 그런 거라면.”
그녀는 오늘부터 이 마을의 교회에 부임한 것 같다. 일본에 온 것은 좋지만, 길을 잃어버려, 일본어를 못하고 길도 물어보지 못해서 곤란하고 있었던 모양이다.
말하는 언어는 영어이지만 억양부터 영국 영어, 게다가 비교적 시골 쪽이다. 구제적인 지역을 특정할 정도의 지식은 나한테는 없지만... 나중에 다른 마신에게 배우도록 할까.
...그나저나 묘하네. 일반적이라면 일본어를 습득한 성직자가 파견되고, 뭣하면 일본인이라도 충분하다. 신도는 일본에도 있고. 그런데 왜 일부러 본국에서 일본어를 못하는 사람을 파견했을까?
“(뭐, 상관없나.)”
나는 그녀를 교회에 보낸다. 그녀의 사정 따위는 아무래도 좋다. 얼른 끝내고 학교에 갈까.
“우에에엥!!! 아파!!”
문득, 어린아이의 울음소리가 들려왔다.
소리가 난 방향으로 돌아보면, 공원에서 아이가 울고 있었다.
자세히 보면 무릎이 까져 있었다. 아무래도 상처가 아파서 울고 있는 거겠지.
“남자아이가 이런 일로 울면 안 되어요? ......자, 이제 나았어요.”
아시아는 그 아이를 본 순간, 그 자리에서 떠나, 아이 쪽으로 뛰어가며, 그 자리에서 주저앉고, 아이에게 얼굴을 대고, 위로의 말을 건다.
저 녀석 몸치인 줄 알았는데, 특정 조건하에는 그게 없어지는 것 같네. ...어느 만화의 주인공?
“(헤에...)”
다음 순간, 나는 조금이지만 놀랐다.
아시아는 까진 부분에 양손을 덮었다. 그러자 아시아의 손가락에 반지가 출현. 거기에서 녹색의 빛을 방출시키고, 아이의 상처는 몇 초 안 돼서 사라져서 완치되어버렸다.
“고마워! 누나!”
그 아이는 상처가 사라지자, 웃는 얼굴로 아시아를 향해 감사를 표하고, 뒤쪽에 있는 어머니에게 향한다.
그러나 어머니는 어린이의 손을 잡고, 황급히 떠났다. 마치 아시아에게 도망치듯이...
그 눈은 나에게도 몇 번이나 향해진 적이 있다. 힘을 가진 무서운 사람에게 향하는 눈, 괴물을 보는 눈이다.
그러나 그것도 어쩔 수 없는 것. 그들처럼 힘없는 사람들에게 있어서, 우리 같이 특수한 힘을 가진 자는 사람이 아닌 존재로 보이는 걸까. 그것이 천사나 악마나, 혹은 신으로 보일지는 상황에 따라 다르겠지만.
이단이라서 특수하고 특별한 것이다. 상응의 이익을 얻고 있는 터라, 상응의 대가는 필요하다. ...그것을 본인이 원하는지는 모르겠지만.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무서워하는 건 좀 너무하지 않아?
파괴력이나 살상력이 높은 신기라면 무서워할 만하다. 나라도 저 백룡황이 무서워서 얼른 치우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고. 그렇다기보다는 빨리 동물 안락사(殺処分)시켜야 하잖아 그 폭주 드래곤은.
이야기를 되돌린다. 아시아의 회복 같이 위험성이 적은 능력에 대해서는 오버 리액션(オーバーリアクション)이라고 생각한다.
“...잇세이 씨. 갑자기 멈춰서 미안합니다.”
아시아에게 어머니의 시선이 꽂혀 그 자리에 내내 서 있다가, 몇 초 정도로 회복되어 나를 돌아봤다.
어색함이 느껴지는 웃음이다. 마치 어린 시절의 나다. 지금도 아이지만.
“...아시아, 너는 평범한 인간이다.”
“...예?”
나는 그렇게 말하고는, 그대로 목적지로 향했다.
*
“도착했어. 여기가 교회다.”
내가 가리킨 앞에는 하나의 교회가 있었다. 그걸 본 아시아는 나에게 미소를 보냈다.
“잇세이 씨. 감사합니다. 그... 사례를 해도 될까요?”
“괜찮아. 별로 사례를 원하지도 아니고. 그리고 학교에 가야 돼.”
“그렇습니까... 고맙습니다, 잇세이 씨.”
떠나는 나에게 감사의 말을 거는 아시아.
나는 돌아보지 않고, 가볍게 손을 들어 인사했다.
...그러고 보니 붉은 박쥐(コウモリ)가 나를 보고 있었는데, 감시할 셈인가?
“(그 교회는 내가 7살쯤에 무너졌을 터. 그런데 뭣 때문에 파견된 거지?)”
이 마을의 세력은 대체로 파악하고 있다. 그 중에서 이 교회는 먼저 정보를 밝혀낸 장소이다.
교회는 천사의 전지. 일반적인 교회나 천사들이 실제로 사용하는 교회나 그 점은 같다. 그래서 교회가 있으면 반드시 조사와 감시를 행한다.
적세 조사도 당연한 것이다. 자신의 활동 지역에 적의 거점이 있으니, 경계하고 대책을 세우는 것은 당연하다. 적어도 서류상의 조사만이라도 해야 한다.
오히려 하지 않는 녀석은 바로 공격당해 죽는다고 나는 생각한다.
이야기를 되돌린다. 그 교회는 이미 폐기되어 있고, 천사의 가호도 이미 시들어버렸다. 그래서 이제 천사의 진지도 교회도 아니다. 그냥 폐옥, 쓰레기 천지다. 그런데 왜 이곳에 거처하는 거지.
“그 타천사가 있던 시기부터 생각해보면, 큰 관계가 있는 것 같네. 그렇다기보다는 절대로 관계있다고 생각 드는데. 분명 그 타천사의 거점이겠지.”
타천사의 대부분 인간의 아파트 같이, 위장(カモフラージュ)하고 거점을 숨기지만, 그 중에는 교회 관계의 장소를 거점으로 삼는 자도 있다.
아마 천사였을 때의 흔적이겠지. 혹은 자신을 추방한 주에 대한 원망을 늘어놓기 위해서인가. 그건 모른다. 근데 아무래도 좋아.
아무튼 레이나레와 관계있는 것은 무조건이라고 생각한다. 이번에 심문해서 토설하게 해볼까.
*
“두 번 다시 교회에 다가가면 안 돼.”
입을 열자마자 리아스 그레모리가 그리 말했다.
“당신은 이미 악마의 협력자야? 그것을 자각해줘.”
“나는 길을 잃은 그녀를 교회까지 보내준 거예요. 특별히 교회로 돌아서려는 건 아니었어요. 뭣하면 불태워 드릴까요?”
“...당신은 악마 이상으로 무서운 말을 하네.”
그런가? 적의 거점을 공략하기 위해서 모든 수단을 생각하는 건 당연하겠지. 너는 영주라고 밝혔기 때문에 안 하는 거니?
“어쨌든 이제 다시는 교회에 다가가면 안 돼. 교회는 천사들의 거점. 악마나 악마의 관계자가 섣불리 다가가면, 언제 빛의 창이 떨어져도 이상하지 않아.”
...이 여자, 혹시 그 교회가 이미 천사들의 전지가 아니라는 사실을 모르고 있는 건가?
설마 교회에 악마가 다가가지 못하는 걸 그대로 받아들이고 조사하지 않은 거야? 사역마를 주위에 날리거나, 멀리서 감시 같은 거 하지 않은 거야?
그 뿐만이 아니다. 그 땅은 이미 팔렸고, 언제든지 사들일 수 있는 상태라는 것도 모르는 건가? 등기 조사하면 된다고.
“...죄송합니다.”
그러나 나는 그것을 결코 겉으로 드러내지 않았다. 내심 바보 취급하면서도 고개를 숙였다.
만약 여기서 내가 그러한 사실을 알고 있다고 것이 들킨다면 의심받는다. 그것은 불편하고 해야 할 의미가 없다. 그래서 여기서는 참는다.
“어머, 설교가 끝났나요?”
리아스 그레모리의 뒤에서 히메지마 아케노가 나타나, 웬 종이를 건넸다.
“...좀 더 빨리 와주세요, 히메지마 씨. 그 전에 도와주세요.”
“그건 무리에요. 그리고 이름으로 불러도 괜찮아요.”
나에게 스스럼없이 신체 접촉(ボディタッチ)하면서 말하는 히메지마 아케노.
이 여자, 만났을 때부터 색녀(痴女) 냄새를 풍기네. 설마 미인계로 날 끌어들이려는 것? 시시하네, 나는 폭행당하는 것보다는 자신 취향의 여자를 바꾸는 쪽이 좋아. 그러니까 너 같은 여자는 사양이다.
소문으로는 남자를 싫어한다고 들었는데, 나에게는 도저히 믿어지지 않는다. 솔직히, 미소녀 게임(ギャルゲ)에 자주 보이는 주인공에게만 상냥한 색녀 같다.
[(용의 아우라는 강적과 이성을 끌어당긴다. 그 중에서도 거침없는 힘의 강함이 파트너에게 이끌려 효과도 절대적이다. 기쁘겠지?)]
“(웃기지 마! 나는 이것 때문에 한동안 여성 불신이 됐잖아!)”
중학 시절, 나는 여러 여성에게 고백했었다. 인연이 있는 여성이나 현지의 여자는 물론, 행선지에서 만났던 여성이나 거리에서 본 여성들까지. 마치 보정이 걸려있는 라노벨 주인공 같은 상태이다.
그래서 나는 자신이 꽤 인기가 있는 미남이라고 생각해서, 버릇을 폭로하고 마음에 드는 여성에게 고백했다.
결과, 나는 깨끗하게 차였다.
그 때 처음 알았다. 내가 인기 있던 것은 나 자신의 매력이 아니라, 용의 아우라에 의한 것이라고.
그건 그렇다. 교제가 긴 여성이라면 몰라도, 처음 만난 여성이나 적대하는 여성이 반한다니 생각할 수 없다. 어떤 여자도 자신에게 반한다니, 분명히 말해서 할렘 라이트 소설을 너무 많이 읽었다.
이걸로 만약 욕망에 빠져서 제멋대로 하다가 결국, 자신이 당하는 쪽이 되어 상처 받고, 그럼에도 욕망에 빠져있는 녀석이었다면 나도 갑자기 화가 나네.
아, 날 차버린 여성은 지금 남자친구와 동거하고 있습니다. 이제 미련도 없습니다. 근데 지금 생각하면 그 아이는 일반인이라서 우리들의 세계에 관련될 수는 없고...
차인 것으로 눈을 떠서, 그녀를 끌어들이지 않은 게 좋았다고 지금도 생각한다.
“그럼, 이야기를 마치겠습니다. 나는 악마가 아니라서 동아리에는 가입하지 않습니다.”
“아, 잠깐 기다리렴. 이왕이면 둘러보고 가지 않겠어?”
...이 여자, 아직도 나를 권속으로 삼는 것을 포기하지 않은 건가. 끈질긴 여자는 싫어한다고.
하지만 뭐 좋아. 좀 더 이 여자에 대해서 조사할 필요가 있으니.
“네. 그럼 부탁드립니다.”
“좋아. 그럼 운동장으로 따라오렴. 너에게 나의 권속을 소개하고 싶어. 그리고 당신의 신기에 대해서 알도록 하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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