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후에게 저지당한 두 사람은 자리에 앉아 얌전하게 회의에 참석했다.
회의에 참석하고 있는 멤버는 주로 5명. 잇세이와 바리, 그리고 요정의 간부로 보이는 세 명이다.
몸집이 작으나 단정한 얼굴의 소년. 그가 의장석에 앉고, 마주 보도록 잇세이와 발리, 그리고 인간의 모습을 한 두 명의 요정이 앉았다.
회의하는 동안, 아시아와 미후는 벗어난 자리에 앉아 회의하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
“에~. 그러면 지금부터 보고회 및 앞으로의 방침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다고 생각합니다. 모두들 아시다시피 의장을 맡은 것은 이 나로, 요정왕인 오베론(オベロン)입니다.”
“에!!?”
의장인 오베론의 자기소개에 아시아가 반응했다.
“오... 오베론이라면 그 한여름 밤의 꿈(真夏の夜の夢)의!?”
“아아, 자네도 셰익스피어(シェイクスピア)를 알고 있는가. 유행하고 있나?”
“아... 아뇨. 별로 유행하는 건 아니지만...”
아시아는 무언가를 말할 것처럼, 깜박깜박 오베론을 바라보았다.
“...아아. 분명히 지금은 인간의 모습을 하고 있으니까. 평소에는 거추장스러우니 감추고 있어. 일전에 날개를 꺼내고 걷고 있더니 바리가 방해가 된다고 화냈거든. 그 이후로는 날아다닐 때에만 꺼내고 있지.”
그 시선의 의미를 헤아린 오베론은 등에서 나비 같은 날개를 펼쳤다.
“그럼, 새삼스럽게. 처음 뵙겠습니다, 아시아 씨. 제가 요정파의 통령인 오베론입니다. 당신 같은 우수한 신기 사용자가 온 걸을 기쁘게 생각합니다. 감사합니다.”
“아... 아뇨. 저는 잇세이 씨의 권유로 여기에 와서...”
“하지만 최종적으로 선택한 건 당신입니다. 그는 결코 싫어하는 소녀를 억지로 권유하는 남자가 아니니까요. ...어지간한 일이 없는 한에서.”
“...”
마지막에는 얼버무린 것 같은데, 아시아는 듣지 않은 걸로 했다.
“그렇다고 해도 대단한 거물을 권유했구나, 잇세이. 성녀 아시아는 굉장한 유명인이라고.”
“그랬나?”
“...지난 번 요인 리스트를 건네줬을 텐데.”
“아, 미안. 읽는 걸 잊어버렸어.”
“또야, 나리!?”
잇세이의 적당한 모습에 미후는 황당해했다.
“리아스 그레모리에 관해서는 보고서 대로입니다. 특별히 추가할 것도 없어서 마치겠습니다.”
“적당히 하네, 나리.”
잇세이의 적당한 모습에 미후는 황당해했다.
“뭐, 좋아. 나도 아는 걸 두 번이나 듣는 것은 귀찮고.”
“...그렇지. 나도 적당히 끝낸 것에 대해서는 아무 말도 하지 않겠어. 오히려 쓸데없는 절차는 생략하는 게 현명해. 그러나 조금 하고 싶은 말이 있는데 괜찮나?”
“...뭔데?”
잇세이는 불쾌한 듯이 바리에게 응한다.
“어째서 나의 그레모리 암살 계획을 망친 거냐?”
“그건 너의 임무가 아니잖아!!”
일단 호흡을 가다듬고 이야기를 되돌리는 잇세이.
“우리의 임무는 리아스 그레모리와 권속들의 위력 정찰이다. 어째서 갑자기 암살로 비약된 건데!?”
“당연하잖아. 마왕의 여동생을 죽임으로써 악마 진영에 의심암귀의 씨앗을 심어서, 전쟁의 불씨를 당기기 위해서다. 만약 실패해도 위력 정찰 임무는 달성할 수 있다. 합리적이지?”
“바보!! 그래서 만약 우리의 정보가 악마들에게 누설되면 어떻게 할 거야!? 병력, 재력, 국력! 모든 것에 있어서 요정파가 뒤떨어진다고!!”
“그렇게 되지 않기 위해 그 골렘은 타천사들로부터 훔친 기술을 사용했어. 의심의 눈은 적대하고 있는 타천사들에게 가겠지. 그리고 다음 화약을 떨어뜨린다.”
“...나의 임무는 아군 만들기와 부하를 모으는 것. 너의 임무는 정보 수집과 정보 조작. 뭔 쓸데없는 일을 하고 있는데?”
“그렇게 해서는 몇 년이 지나도 삼대 종족에게 약소 종족을 지키지 못해. 훔친 정보나 기술을 사용해서 전황을 보다 좋게 만드는 게 뭐가 나쁜데?”
“그래서 전쟁이 벌어지면 어쩌려고!?”
“그 생각이 미온적이라고 말하는 거야!!”
“그렇게 되지 않도록 우리는 대책을 세우고 있다! 이미 준비도 계획도 만전이다!”
“그런 것은 예방을 위해서 존재하는 거야! 우선 일으키지 않도록 하는 게 우선이잖아!”
“역시 너는 물러! 네 녀석의 뇌 속은 꽃으로 되어 있는 거냐!?”
“네(お前)가 너무 엄격한 거야! 너의 뇌는 투구꽃(トリカブト)이냐!?”
“그만해, 두 사람 다. 여기는 다투기 위한 자리가 아니야. 적당히 어른스러워지라고.”
““...칫!””
미후에게 말려져서 두 사람은 다툼을 그만뒀다.
“일단 발리, 너의 제안은 거부한다. 우리는 딱히 삼대 세력을 멸망시키고 싶지 않아. 그저 멸망하고 싶지 않을 뿐이야. 그리고 네가 제출한 안건도 아직 확실하지 않지?”
“...칫!”
성대하게 발리가 혀를 찼다. 그걸 본 잇세이는 히죽거리며 바리를 부추겼다.
“저기 어떤 기분이야? 지금 어떤 기분이야?”
“부추기지 말라고, 나리.”
“앞으로의 방침은 변하지 않는다. 언제나 그렇듯 뒷공작을 중심으로 삼대 세력을 교란시키고, 우리는 들키지 않게 세력을 넓힌다. 아무쪼록 무리하지 않았으면 해, 두 사람 다.
그럼, 회의는 여기서 끝. 구체적인 건 너희에게 맡기겠다.”
*
요정파들이 근거지로 삼고 있는 오두막에는 특수한 마술이 걸려있고, 겉보기와는 달리 꽤 방이 많다. 그에 따라서 복도도 긴 것이다.
“...네가, 새롭게 우리의 동지가 된 아시아인가?”
“...아, 그... 그렇게 됐습니다.”
딱 아시아와 발리는 조우했다.
“(...어, 어쩌죠...)”
아시아는 발리가 질색이다. 그녀의 은인이며, 존경하는 잇세이가 사갈(蛇蝎) 같다고 꺼리기 때문이다. 잇세이를 절대적인 존재로 보고 있는 아시아가 그처럼 싫어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그러나 아시아와 잇세이는 다른 사람이다. 확실히 어쩐지 싫어한다고는 해도, 그것만으로 그처럼 싫어하는 것은 좀 그렇다고 그녀는 생각한다.
그러므로 질색 의식을 떨치고, 우선 인사를 하기로 했다.
“아... 안녕하세요.”
“아아. 안녕하세요.”
““...””
회화 종료. 원래부터 아시아는 회화가 능숙하지도 않는데다가, 발리도 과묵한 성격이다. 인사의 진전은 기대할 수 없다.
“...딱 좋아. 저쪽에서 말하지 않겠나?”
“에...?”
그러나 뜻밖에도, 바리 쪽에서 계기를 만들어 줬다.
여기서 잇세이가 있었다면 다시 다툼이 벌어졌을지도 모르겠지만, 공교롭게도 그는 다음 작전을 세우기 위해 부재. 따라서 아시아는 심심파적 감각으로 따라갔다.
안내된 방은 휴게실이었다. 목조의 책상과 의자가 있는 것 외에는 아무것도 없어서 쓸쓸한 방. 거기서 아시아와 발리는 일단 앉았다.
“처... 처음 뵙겠습니다. 하, 하하하! 일본에서 요정파의 간호사 견습으로 부임했습니다! 저는 아시아입니다!”
“그렇게 딱딱하게 하지 않아도 돼. 알다시피 나는 발리. 최강의 백룡황을 하고 있어. 직업은... 군인일까?”
[군인이라기보다는 원수나 그런 거겠지. 그리고 네가 최강이라면 잇세이는 최우나 최고가 되겠지.]
“시끄러워. 지금은 그 메르헨(メルヘン) 녀석의 이야기를 꺼내지 마.”
바리는 오만상을 찌푸리는 듯한 얼굴로 말했다.
“저기~. ...두, 두 사람은 사이 나쁜 건가요?”
“당연하잖아, 그런 제멋대로에 금방 화내고, 감정을 억제하지 않고, 욕망에 빠진 원숭이(サル) 따위를.”
[전부 너에게 돌아간다고.]
“시끄러워. 이제는 옛날 일이야. 지금의 나는 의로운 싸움과 예전부터의 꿈을 지향하는 백룡황이다. 그런 어리광 같은 꿈을 아직도 가지고 있는 바보와 같은 취급하지 마.”
[그게 그거다. 바보.]
“......”
아시아는 발리와 알비온(アルビオ)과의 주고받음을 백안시하고 있다.
[백룡황과 적룡제는 과거부터 다툼을 벌이고 있었다. 두 사람도 여느 때와 같이, 가혹한 다툼을 전개하고 있었는데... 이들은 특히 치열한 것이었다.]
“헤... 헤에~”
백룡황과 적룡제의 사이가 나쁜 건 유명하다. 세상 물정 모르는 아시아는 듣지 못했지만, 여기에 와서 사흘간, 싫어할 정도로 듣게 됐다.
[이천룡을 지닌 자들이 싸우는 이유는 제각각이다. 전쟁이 원인이거나, 이성의 싸움이거나, 종파의 차이이거나, 단지 마음에 들지 않거나... 그 중에서도 가장 다툼이 과격화해지는 것이 사상의 차이다.
두 사람은 지금보다 아이였을 때, 발리도 잇세이도 지금처럼 의리나 이익을 우선하는 게 아니라, 자신의 욕망을 우선하고 감정에 맡겨 날뛰고 있었어.
발리는 그냥 난폭하게 날뛰는 폭주족(暴走族), 잇세이는 과도한 자연 보호를 주장하는 에코 테러리스트(エコテロリスト)였다.]
“...에코 테러리스트?”
아시아는 낯선 말에 고개를 갸웃거렸다.
[정치적인 테러리즘으로 적의 자연 환경에 손해를 주는 것을 의도하는 테러 행위, 환경에 해를 끼친다고 간주되는 활동을 방해하는 것을 이유로 행해지는 테러 행위의 두 가지가 있다. 주로 후자의 의미가 대부분이다.
뭐, 그건 아무래도 좋아. 아무튼, 잇세이는 명계의 생물을 지키는 활동을 하고 있었어.]
“에? 그건 좋은 일이 아닌가요?”
“아아, 이상 그 자체는 말이지. 그러나 그 방식이 문제였어. 저 녀석은 자신의 가치관에 위반되는 사람이나 반대하는 사람에게는 용서가 없어. 비록 상대에게 상응하는 이유가 있다고 해도, 알까보냐 그런 거라고 말하듯이 유린해버렸지.”
발리는 더욱 뜨거워지면서 계속한다.
“요컨대, 저 녀석은 상대에 대한 존중 같은 거 일체 없고, 자신의 가치관이나 상냥함이야말로 절대라는 관념을 적에게 완력으로 강요하는 게 평화롭게 이어진다고 착각해버린 거야!!
뭐가 올바른지, 라는 명제는 정말로 어려워. 상냥함만으로 해결될 문제 따위는 정말로 적고, 문제의 대부분은 상대의 악의가 없는 세상의 부조리함이 대부분이야. ...하지만 저 녀석은 자신에게 거스르는 상대를 일방적으로 악역으로 만들고, 자신밖에 시종 생각하고 감정론으로 결말을 짓는다!
그러면서 자신이 상대를 학대하는 입장이 되어도 전혀 반성하지 않는다! 지적해도 상대의 부메랑(ブーメラン)만 지적하고 일체의 변명은 없어! 논점을 바꿔쳐! 상대를 악역으로 만들 뿐만 아니라, 상대의 발언을 무가치화시킨다!!”
“나는 그런 녀석에게 화가 나서 어쩔 수 없었어. 겉치레만은 뛰어나고! 노력하는 포즈뿐이라고! 그에 따른 행동은 하지 않고! 부메랑 발언만 해서, 상황이 나빠지면 논점 바꿔치기! 그게 안 되면 상대를 악인으로 만들뿐만 아니라! 그것도 안 되면 힘으로 억지로 해서 유야무야할 그 빌어먹을 녀석이!!!!”
[아무리 사람이 강하다고 말할 수 없어. 그 녀석이 감정만으로 해결한다고 하면, 너는 폭력에 의한 해결이다. 게다가 너도 부메랑이니까.]
“...너무 옛날 일은 말하지 마.”
발리는 혀를 차고 어물어물 넘겼다.
[뭐, 그런 과격한 사상의 바보들끼리 만나면 어떨헤 될지는 상상대로다. 어둡고 비참한 살인을 벌이고, 몇 번이나 죽어 가고, 이것저것 있어서 지금의 두 사람이 됐다.]
“이것저것은 무엇입니까? 그게 이 이야기에서 가장 중요한 거예요!! 어떻게 해서 잇세이 씨는 지금처럼 상냥하고 교활하고 교묘한 말로 인심 장악하는 사람이 된 건가요!?”
[그건 나중에.]
알비온은 그렇게 패스하고 이야기를 계속했다.
[그러나 그 단점을 해결한 지금도 이 두 사람 사이는 아직도 해결하지 못한 거야. 역시 축적된 부의 감정이란 건 좀처럼 불식하지 못하는 거겠지, 아직 타협점을 찾지 못하고, 다툼이 계속되고 있어. 뭐, 그런 거야. 중이 미우면 승복까지 미운 거지.]
“그... 그런 거였나요?”
아시아는 머뭇거리며 말했다.
“아니, 옛날의 일은 이제 상관없어. 지금의 그 녀석은 상당히 말이 통하는 놈이고, 기댈 수 있는 남자가 됐다. ...이런 단시간에 잘도 거기까지 성장했다고 감탄하고 있어.”
[너 역시도, 발리.]
“몹시 적당한 말을 하고 있네, 망할 백발.”
“네... 네 녀석, 잇세이!!? 노크도 없이 방에 들어오지 마라!!”
“몇 번이나 했어! 그런데 반응하지 않은 건 너(お前)잖아!!”
“시끄러워! 항상 발목 잡는 듯이 말하다니! 이러니 이과는!”
“시끄러워! 쓸데없이 외면만 내세우다니! 이러니 문과는!”
“겨... 결국에는 저 둘은 사이 나쁜 건가요?”
[...근성이 닮은 녀석들이 이상하게 사이가 나쁘지.]
[그렇지. 이렇다 할 이유도 없는데 잘도 싸우는 거지, 저 두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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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후기
잇세이 “응? 나의 계약 악마의 소개는 언제냐고? ...자신의 약점을 간단히 말할 거라고 생각해? ...내가 계약 악마의 이름을 상대에게 알려줄 때는, 그 녀석을 죽일 때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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