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무쌍(無雙) 시리즈 <완결>

무쌍(無雙) Phoenix Origin -24-

호르스 2025. 3. 23. 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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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대 마왕의 본거지.
 팀 트리니티 세이비어와 협력자들이 타락한 아폴로몬을 원래대로 되돌리고 있을 무렵, 봉인되어 있을 루체몬과 아직까지 자고 있는 벨페몬을 제외한 다섯 마왕이 둥글게 모여 앉았다. 그리고 중앙에 검은 로브를 뒤집어 쓴 존재가 홀로 서있었다.
 
“그들이 올림푸스 12신과 접촉하고 있다고?”
 
“예. 아마 3대 천사처럼 협력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곤란하군. 점점 세력이 불어나고 있어.”
 
“그뿐만이 아니라 강자들을 섭외하면서 질적으로도 향상되고 있지.”
 
“이대로 방치한다면 앞으로 큰 후환이 있을 겁니다. 그나마 방법이 있기는 한데…….”
 
 정체를 감춘 협력자가 말끝을 흐리자 마왕들 중에서 가장 성질이 급한 리바이어몬이 재촉을 했다. 이에 협력자는 못 이기는 척 자신의 생각을 말하는데… 그 내용은 데몬, 발바몬, 리바이어몬, 베르제브몬, 리리스몬이 대군을 이끌고 팀 트리니티 세이비어와 협력자들을 일거에 쓸어버린다는 것이었다.
 
“확실하긴 하지만 위험 또한 높네요.”
 
“하이리스크 하이리턴(high risk high return)이라는 건가?”
 
“…가끔은 위험을 감수해야할 때가 있지.”
 
“그렇다면 준비를 해놓겠습니다.”
 
 협력자의 방법을 받아들이겠다는 데몬의 말에 발바몬은 베르제브몬&리리스몬 부부와 함께 병력을 정비하고자 자리를 떴다. 리바이어몬은 조금이라도 힘을 키우고자 자신의 영역으로 돌아갔고, 데몬은 비록 『임시』이긴 해도 수장이다 보니 집무를 보기 위해 현 장소에서 벗어났다.
 다섯 마왕이 떠나고 나서 협력자는 이곳에 홀로 남아있었다. 그러다가 로브를 벗어 모습을 드러냈는데, 검은 연미복 차림의 인간 남성의 형태를 취하고 있는 블랙 버틀러였다. 피닉스의 말대로 7대 마왕을 이용해서 무언가를 꾸미고 있는 것이 분명했다. 다만 정확히 알 수 없다는 것이 흠이기는 해도 언젠가는 드러날 일이라 시기를 기다릴 뿐이었다.
 
*
 
 올림푸스 12신의 본거지.
 싸움이 끝난 뒤에 신전 밖으로 나온 팀 트리니티 세이비어 및 협력자들, 그리고 올림푸스 12신. 제일 먼저 깨어났던 유피테르몬이 자기보다 다른 멤버들을 먼저 살펴달라고 요청해서 피닉스와 잭은 회복 및 보조가 가능한 디지몬들과 함께 넵튠몬, 케레스몬, 마르스몬, 불카누스몬, 메르크리몬(머큐리몬), 미네르바몬, 베누스몬, 바커스몬, 마지막으로 아폴로몬을 진찰했다.
 
“모두들 내일이 되면 괜찮아질 거예요.”
 
“유피테르는?”
 
“다른 여덟 명과 아폴로몬에 비하면 양호한 편이라 몇 시간 후에는 완전히 회복될 겁니다.”
 
“다행이군.”
 
“피닉스. 제 동생을 봐주세요!”
 
 디지몬 전용 정맥주사를 열 명의 올림푸스 12신의 팔에 꽂아서 링거액을 주입하는 것으로 수분과 전해질을 보충시킨 피닉스는 진이 다급하게 부르자 누워있는 준의 손목을 잡고 맥을 짚어봤다. 그런데 뭔가 걸리는 점이 있는지 혀를 차더니 준의 상반신을 일으키고는 등에 두 손을 갖다 댔다. 얼마 지나지 않아 준이 기침을 하면서 천천히 눈을 떴다.
 
“…여기는?”
 
“신전 바깥이란다. 마땅히 좋은 장소가 없어서 말이지.”
 
“준. 괜찮은 거야?”
 
“응. 한숨 자고 났더니 많이 좋아졌어.”
 
“그렇긴 하지만 당분간은 무리하지 않는 게 좋아. 내 말이 무슨 뜻인지는 알고 있겠지?”
 
“예.”
 
 다시 한 번 맥을 짚으면서 준의 상태를 확인한 피닉스는 주의해야 함을 알리고는 올림푸스 12신 열 명을 살피고자 자리를 옮겼다. 그 후에 진이 류이치, 유코, 노조무와 함께 준을 간호했고, 다른 디지몬들은 각자의 할 일을 했다.
 그 중에서 몇몇이 싸움의 여파로 초토화된 신전 내부를 정리했고, 시간이 흘러 피닉스의 말대로 유피테르몬, 유노몬, 디아나몬을 제외한 올림푸스 12신이 차례대로 깨어나기 시작했다. 완전히 회복된 그들은 신전의 주인으로서 특별히 자리를 마련하여 팀 트리니티 세이비어(+협력자들)와 플루토몬, 페라리우스를 근처에 앉게 하고, 맞은편에는 아폴로몬을 서있게 만들었다.
 
“우리가 왜 이런 자리를 마련했는지 알고 있겠지? 아폴로몬.”
 
“예. 알고 있습니다.”
 
“너의 심정은 이해하지만, 네가 저지른 죄는 용납할 수 없다. 그래서 올림푸스 12신으로서의 지위를 박탈하고 여기서 추방한다.”
 
“…목숨을 보전시켜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리고 저들을 도와 7대 마왕을 저지하고, 그 배후에 있는 블랙 버틀러를 쓰러뜨려라.”
 
 유피테르몬의 말에 참회의 눈물을 흘리던 아폴로몬은 물론이고, 팀 트리니티 세이비어와 협력 관계에 있는 디지몬들이 깜짝 놀라 시선을 집중했다. 다만 피닉스는 짐작을 하고 있었는지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만약 디지털 월드를 안정시키는데 도움이 되고, 그러면서 공을 세워 죄를 씻게 된다면 다시 올림푸스 12신의 지위가 회복될 가능성이 높았다. 설령 복귀되지 못하더라도 결계 바깥에서 지내는 것을 허락할지도 모른다. 그런 생각에 침착함을 되찾은 아폴로몬은 유피테르몬의 명령을 즉시 받아들였다.
 
“디아나몬. 너 역시 아폴로몬과 함께 밖으로 나가 저들을 도와라.”
 
“명령을 받들겠습니다.”
 
“만약 크나큰 위기가 닥친다면 우리는 전력을 다해 너희들을 돕겠다.”
 
“고맙습니다.”
 
 뜻밖에도 디아나몬까지 합세하게 되자 팀 트리니티 세이비어 측과 협력자들은 진심으로 기뻐했다. 협력자들 중에서 시스터몬 자매를 제외하면 레이븐은 아스카의 파트너 디지몬이고, 제스몬은 로얄 나이츠이고, 홀리엔제몬(홀리엔젤몬)은 3대 천사 중 하나인 세라피몬의 최측근이면서 아포칼립스의 유산인 밀레니엄몬을 쓰러뜨리는데 활약을 했고, 아폴로몬은 지위가 박탈되긴 했지만 디아나몬과 더불어 강자로서의 실력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었다.
 
“여기 일이 마무리 되었으니 그만 떠나겠습니다.”
 
“바깥까지 마중을 나가도록 하지.”
 
“…나도 이만 명계로 돌아가야겠다.”
 
“좀 더 있다 가셔도 됩니다. …형님.”
 
“네 마음은 고맙지만, 한시라도 명계를 비워둘 수는 없다. 다만 네가 원한하면 가끔씩 이곳에 들르마.”
 
 이번 일을 계기로 그 동안의 갈등을 어느 정도 해소한 유피테르몬과 플루토몬. 나란히 걸으면서 다른 올림푸스 12신들과 함께 밖으로 나갔고, 팀 트리니티 세이비어와 협력자들이 제피로스-원에 탑승하는 모습을 지켜봤다. 제피로스-원이 이륙을 시작하자 이곳을 떠날 수 있도록 결계를 잠시나마 해제했고, 그 사이에 제피로스-원은 차원도약을 실행하여 다른 장소로 이동했다.
 결계가 다시 형성되고 열 명의 올림푸스 12신과 플루토몬이 대화를 나누기 위해 신전으로 돌아갈 무렵, 제피로스-원 내부에서 피닉스는 준과 마주 보는 형태로 앉고는 손을 맞대었다. 자신의 힘을 준에게 불어넣음으로서 소모되고 회복이 점점 느려지는 기력을 보충한 것이었다.
 
“아무래도 크로스로더를 손봐야 할 것 같은데요?”
 
“그것도 그렇지만 준의 체질도 개선해야 돼. 이대로는 오래 못 버텨.”
 
“제가 준을 대신해서 크로스로더를 사용하겠습니다.”
 
“글쎄. 지금의 너로서는 디지크로스는 가능해도, 초진화나 더블 크로스는 불가능해.”
 
“지금… 이라는 말은 나중에는 가능하다는 말인가요?”
 
“응. 방법을 마련하는 중이거든.”
 
 주입한 에너지를 변환하여 준의 원기를 회복시킨 피닉스가 류이치, 진, 유코와 대화를 나누면서 방밖으로 나갔다. 회의실에 들어가자 『반신』 페라리우스가 스마트 테이블을 통해 디지털 월드의 세력 분포를 확인하는 모습이 보였다.
 곧이어 여러 디지몬들이 하나씩 안으로 들어왔고, 마지막으로 준이 노조무와 함께 나타났다. 거대한 체형으로 인해 크로스로더 내부에 머물고 있는 일부 디지몬을 제외하고, 모두가 모이게 되자 앞으로의 일에 대해 의논을 하려고 했다.
 
[피닉스. 익명으로 통신이 들어왔습니다.]
 
“…연결하도록 해.”
 
[괜찮겠습니까?]
 
“거부한다면 상대가 강제로 연결하려고 들 거야. 괜히 신경전을 벌이느니 차라리 받아들이는 게 좋다고 생각해.”
 
[알겠습니다.]
 
 잭이 피닉스의 명령을 실행에 옮기고 나서 얼마 지나지 않아 통신을 보낸 자가 화면에 나타났다. 그를 본 레이븐은 주먹이 새하얗게 질릴 정도로 꽉 쥐며 분노를 억제하려고 애썼고, 다른 이들은 경계심으로 가득한 눈으로 쳐다보며 혐오감을 감추지 못했다.
 그도 그럴 것이 화면 너머로 보이는 존재는 아스카가 훗날의 화근으로 여겨서 제거하기 위해 2003년에서 2017년까지 행방을 추적했지만 별다른 성과를 얻지 못했다가 최근(2039년)에야 다시 모습을 드러낸 블랙 버틀러였기 때문이었다.
 
[오랜만이군. 레이븐.]
 
“네 놈!”
 
“진정해. 여기서 날뛰어봤자 기계만 파괴될 뿐이야.”
 
“…알고 있어!”
 
[그나저나 통신을 거부할 줄 알았는데, 이건 좀 예상외로군.]
 
“만약 그랬다간 네 놈이 강제 연결이라는 짜증나는 방법을 쓸 것 같아서 말이야.”
 
[호오~ 현명한 선택을 했군. 어쨌든 간에 조금 성급한 감이 있지만… 본론으로 넘어가도록 하지.]
 
 지금까지 웃는 낯짝으로 부드럽게 말을 하던 블랙 버틀러가 갑자기 안색과 어조를 바꾸면서 손가락을 튕겼다. 그러자 흑색의 마법진이 형성되었다가 곧바로 사라졌는데, 그 위에 있던 페라리우스도 어느 순간 보이지 않게 되었다.
 
“무슨 짓을 한 거냐!”
 
[차원과 차원 사이에 존재하는 틈새에 가둬버렸지. 물론 『반신』이니만큼 무사히 돌아오겠지만, 시간이 좀 걸릴 거다.]
 
“굳이 페라리우스를 격리시킨 이유는?”
 
[곧 알게 될 거야.]
 
 의미심장한 말을 한 뒤에 통신이 종료되면서 블랙 버틀러가 사라져버렸다. 왠지 모르게 불길한 예감이 드는 가운데, 제피로스-원이 회피용 단거리 차원도약을 사용했다. 설마 하는 마음에 화면을 조작하여 바깥을 살펴보자 다섯 명의 마왕이 이끌고 온 수많은 부하들이 군단을 이뤄서 공격을 퍼붓고 있었다.
 
“이래서 페라리우스를 격리시켰군요.”
 
“전력을 다해서 우리를 없애려는 거야. 물론 그 전력이라는 게 수치로 따지자면 약 72%이긴 하지만.”
 
“나머지 27~28%는요?”
 
“두 명의 마왕… 루체몬(폴다운 모드)과 벨페몬이지.”
 
“루체몬은 오만하다 보니 봉인되었다는 사실에 수치심을 느껴 스스로의 힘으로 나올 수 있음에도 일부러 나오지 않고 있어.”
 
“벨페몬은 깊이 잠들어 있어서 움직일 수 있는 상태가 아니지. 물론 강제로 깨울 수 있지만, 그랬다간 피아를 막론하고 큰 피해를 입게 되지.”
 
“그렇군요.”
 
 루체몬과 벨페몬에 대한 설명이 끝나면서 제피로스-원이 지상으로 착륙하자 내부에 있는 모든 이들이 밖으로 나갈 준비를 갖췄다. 여담으로 진과 노조무를 남겨두고 잭에게 보호를 맡기려고 했는데, 세 명이 입을 모아서 거부의 뜻을 밝혔다.
 사생결단에 가까운 현 상황에서 남아봤자 소용없다는 취지였다. 그러나 페라리우스가 돌아올 때, 싸움터로 안내를 해줄 사람이 필요하다는 피닉스의 말을 받아들이고 세 명이 의논을 한 끝에 제피로스-원을 조종할 수 있는 잭이 남기로 했다.
 진은 동생인 준을 대신해 디지크로스를 할 수 있고, 노조무는 오늘따라 고집을 부리고 피닉스가 어쩔 수 없다는 듯이 허락을 해서 동행하게 됐다. 결국 팀 트리니티 세이비어와 협력자들은 제피로스-원에서 나와 다섯 명의 마왕과 대면했다.
 
“오랜만입니다.”
 
“그래. 못 본 사이에 수가 늘어났군.”
 
“특히 올림푸스 12신까지 있을 줄은 몰랐다.”
 
“당신들을 막기 위해서 부탁을 했죠.”
 
“그나저나 우리가 여길 지날 것이라는 건… 소식통이 알려줬나 보지?”
 
“…묵비권을 행사하겠다.”
 
“상관없어. 이미 알고 있으니까.”
 
 피닉스는 대화 도중에 블랙 버틀러가 개입할 것을 염려하여 더 이상 자세하게 밝히지 않았다. 그러고는 「보헤미안 랩소디」를 구성하는 브라이언과 프레디를 따로 두고는 「도화금편」을 풀었다.
 양쪽이 대치하고 있는 상황은 마치 발을 잘못 디디면 낭떠러지로 떨어질 것처럼 아슬아슬한데, 어차피 공격은 해야 하므로 피닉스의 행동이 계기가 되어 7대 마왕이 먼저 공격을 시작했다.
 
“부하들이 먼저 나서네요.”
 
“체스를 둘 때, 말 한두 개를 희생해 상대 진지에 돌입하는 방법이 있어. 저들은 희생해도 아깝지 않을 폰(pawn)과도 같아.”
 
“폰이라는 말은 겉보기에는 아무 것도 아닌 것처럼 보여도 사실은 굉장히 중요한 말이죠. 체스판의 반대편 끝에 도달하는 동시에 퀸, 나이트, 비숍, 룩 넷 중 하나로 승급하게 되니까요.”
 
“그건 맞는 말인데… 저들은 승급할 수 없어.”
 
 아이들을 향해 달려드는 디지몬을 체스의 말로 비유하되, 그보다는 못하다고 혹평을 한 피닉스는 「도화금편」을 휘둘러 상반신과 하반신을 강제로 분리시켰다.
 죽은 이들은 수를 다 헤아리기 어려울 정도의 대규모 병력 중에서 극히 일부에 불과하지만, 피닉스의 격렬한 기세에 눌려 주춤거리는 사이에 팀 트리니티 세이비어 측 디지몬들이 디지크로스를 마치고는 반격을 가했다.
 
「메테오 버스터 어택」
 
「버스트 대시 스트림」
 
「코스모 빅토리」
 
 샤우트몬X5가 성층권까지 날아올랐다가 운석처럼 하강하여 부딪쳤고, 베르제브몬<바알몬>과의 디지크로스를 한 샤우트몬X5B가 「버닝 스타 크래셔」와 「메테오 임팩트」와 「카오스 플레어」의 삼단 파장 공격을 가했고, 디지크로스를 해제한 직후에 스파다몬과 디지크로스를 한 샤우트몬X5S가 성층권을 돌파해 우주 공간에 도달하더니 대기권을 급강하하여 「메테오 버스터 어택」보다 훨씬 파괴력이 높은 일격을 날렸다.
 
「기가 디스트로이어」
 
「사이버 기간틱 런처」
 
「플라즈마 데커드런처」
 
 메탈그레이몬이 초고에너지의 추적 레이저 빔을 발사한 뒤, 사이버드라몬과의 디지크로스로 무장 중화기 형태가 되어 모든 에너지를 응축해서 에너지탄을 발사했고, 디지크로스를 해제한 직후에 데커드라몬과 디지크로스를 한 데커그레이몬이 팔의 캐논에서 플라즈마 탄을 발사했다.
 
「초력명동파」
 
「트리즌 볼텍스」
 
「스톰 액스」
 
「키바 브레이버」
 
 츠와몬과 디지크로스를 한 무소나이트몬이 2가지 개체의 디지몬의 에너지를 「강라타뢰총」에서 일제 발사했고, 디지크로스를 해제하여 원래 모습으로 돌아온 다크나이트몬이 「트윈 스피어」를 회전시켜 암흑의 소용돌이를 일으켰고, 스컬나이트몬과 데들리액스몬으로 분리된 후에는 빅 액스 모드로 디지크로스하여 눈에 보이지 않는 스피드로 거대한 도끼를 휘둘렀고, 곧바로 기마 모드로 전환하여 돌격하면서 「스피어 니들」로 베어버렸다.
 
“제법이군.”
 
“우리도 이제 슬슬 나서야 하지 않을까?”
 
“아직은 아니야. 좀 더 있다가, 저들의 힘이 빠져갈 때를 기다려야 해.”
 
“그렇긴 하지만 언제까지 구경만 할 수는 없는 노릇이지.”
 
“참다 보면 복이 올 거야.”
 
 데몬, 리바이어몬, 발바몬, 베르제브몬, 리리스몬이 순서대로 말을 하고 있을 무렵, 군단의 4분의 1을 소멸시킨 샤우트몬X5S와 데커그레이몬은 디지크로스를 해제하고는 초진화를 해서 오메가샤우트몬과 지크그레이몬이 되었고, 스컬나이트몬과 데들리액스몬은 디지크로스를 통해 다크나이트몬이 되었다.
 그리고 샤우트몬X5B와 X5S, 메탈그레이몬 + 사이버 런처와 데커그레이몬, 무소나이트몬을 구성하던 몇몇 디지몬들과 팀에 소속된 다른 디지몬들, 협력 관계의 디지몬들이 본격적으로 나서기 시작했다. 먼저 바리스타몬, 도루루몬, 스타몬즈, 베르제브몬<바알몬>, 스파다몬과 이가몬(닌자몬), 리리몬(릴리몬), 와이즈몬, 아그니몬, 라나몬이 공격을 퍼부었다.
 
「혼 브레이커」
 
「드릴 블레이더」
 
「메테오 스콜」
 
「더블 임팩트 SDX」
 
「블루 브레이브」
 
「이가류 거합술」
 
「템프테이션」
 
「판도라 다이얼로그」
 
「버닝 샐러맨더」 & 「플레임 스톰」 & 「브라흐마 실」
 
「레인 스트림」 & 「네이로 코르소」
 
 바리스타몬이 머리의 뿔로 들이받아 던지는 것에 맞춰서 도루루몬이 꼬리의 드릴에 올라타 회전하면서 돌격했고, 스타몬즈가 유성처럼 내리꽂는 공격을 펼쳤고, 베르제브몬<바알몬>이 다리에 차고 있는 산탄총 두 정을 꺼내 연사했고, 스파다몬이 푸른색 빛을 띠는 검으로 깔끔하게 조각내버렸다. 이가몬이 등의 칼집에서 뽑은 칼을 휘둘러 베어버렸고, 리리몬이 분홍색 꽃가루를 뿌려서 적의 생명력을 소모시켰고, 와이즈몬이 그 동안 시공간에 저장해둔 모든 필살기들을 연속으로 고속 재생했다.
 아그니몬은 불꽃에 휘감긴 주먹에서 화염룡을 만들어내어 날리고는 브리트라몬으로 슬라이드 에볼루션을 하여 전신을 연소시켜 등에 달린 날개를 펄럭여 고열의 회오리를 내뿜었고, 아르다몬으로 더블 스피릿 에볼루션을 하여 디지코어(전뇌핵)의 성스러운 불꽃을 한계까지 불태워서 태양의 고온과 고밀도의 중심핵을 스스로 만들어내더니 대폭발을 일으켰다. 라나몬은 호우를 일으켜 엄청난 수압으로 눌러버리고는 카르마라몬으로 슬라이드 에볼루션을 하여 입에서 용해성의 먹물을 내뿜었다.
 
「데커드 런처」
 
「사이버 블레이더」
 
「쿠사나기」
 
「메테오 댄스」
 
「퍼지 샤인」
 
「리히트 지거」 & 「솔라 레이저」 & 「리히트 앙그리프」
 
「블록케이드 시드」 & 「사우전드 스파이크」
 
 데커드라몬이 등에 탑재된 미사일을 발사하여 공중에 떠있는 수많은 적을 공격했고, 사이버드라몬이 회전하는 꼬리에 타고 돌면서 손에 든 창으로 베어 가르고, 슈리몬(수리몬)이 공중으로 뛰어올라 등의 큰 수리검을 던졌고, 바로몬이 우주에 있는 운석들을 쏟아 내리게 만들었고, 발두르몬이 깃털에 깃든 성스러운 빛으로 사악한 사념을 가진 공격을 무효화했다.
 볼프몬은 「리히트 슈베르트」로 적의 공격을 막아내면서 두 동강을 내버리고는 가름몬으로 슬라이드 에볼루션을 하여 입에 모은 빛의 에너지를 한 줄기의 광선처럼 발사했고, 베오울프몬으로 더블 스피릿 에볼루션을 하여 미사일 포드 「로란트 2」에서 복수의 추적 미사일과 주포를 발사했다. 알볼몬은 가슴의 구멍에서 거대한 씨를 발사해 상대의 신체에 달라붙는 담쟁이넝쿨을 싹트게 만들고 나서 페탈드라몬으로 슬라이드 에볼루션을 하여 무수한 뿌리를 단번에 지상으로 나오게 해 움직이지 못하는 다수의 적을 관통했다.
 
「윙 엣지」
 
「스모킹 부기」
 
「풍차」 × 3
 
「콜드 개그」
 
「리번강」
 
「에아오베룽」 & 「마스터 오브 다크니스」 & 「에이비히 슈라후」 & 「슈발트 쾨니히」 & 「로트 크로이츠」
 
「오프셋 리플렉터」 & 「럼블 블렌드 넘버 10」
 
 스패로우몬이 고속으로 끊임없이 궤도를 변화시키면서 적들을 스쳐 지나가자마자 날개로 베어버렸고, 츠와몬이 「분분 아머」에서 칠색의 폭연과 포탄을 사방팔방에 쏘아 몸을 숨겨 은밀히 공격을 가했고, 모니터몬 셋이 바람을 일으켰는데 힘을 합치다 보니 위력이 돌풍 이상으로 올라갔고, 베츠몬이 입의 재갈을 풀어 피아구별 없이 복장을 뒤집어 놓아 결국에는 신체를 폭발시키는 개그를 선사했고, 쿠즈하몬이 허리의 벨트에 달린 통에서 관호(대롱여우)를 꺼내 공격하게 했다.
 더스크몬은 두 팔에 있는 「보르트 에볼트온」으로 적의 신체를 찔러 힘을 흡수하여 자신의 것으로 삼고는 베르그몬으로 슬라이드 에볼루션을 하여 적의 성질을 어둠으로 바꿔 자신의 생각대로 조종하여 서로를 공격하게 만들었다.
 그런 다음에 레베몬으로 슬라이드 체인지(일명)를 하여 「단죄의 창」으로 강력한 일격을 날려 폭쇄시키고는 카이저레오몬으로 슬라이드 에볼루션을 하여 흑의 아우라를 전신에 감은 상태에서 적을 격쇄했고, 라이히몬으로 더블 스피릿 에볼루션을 하여 머리 부분의 사자의 눈에서 기운을 날렸다.
 10투사 중에서 어둠의 후예가 가장 많이 진화와 변화를 선보이고 있을 때, 메르큐레몬(머큐레몬)은 양팔에 달린 거울인 「아이러니의 방패」를 무기 삼아 타격을 입히다가 적들이 공격을 가할 때에는 성질을 반전시켜 상쇄시키더니 세피로트몬으로 슬라이드 에볼루션을 하여 육체를 구성하고 있는 구체를 섞다가 멈추면서 얼음 속성의 공격을 퍼부어 가둬버렸다.
 
“이제 4분의 2가 남았군. …우리도 나서지.”
 
“좋아! 그 말이 나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잠깐 정지!”
 
「■■■ ■■■(XXXXX XXXXX)<■■■ ■■(????)>」
 
 데몬의 말에 베르제브몬, 리리스몬, 발바몬은 총, 폭탄, 지팡이를 드러냈고 리바이어몬이 한 발짝 앞으로 나서자 피닉스가 저지를 하고는 손을 뻗었다. 그와 동시에 순간적으로 십자가 형태의 하얀 섬광이 번쩍이더니 강력한 화염이 발생하여 그들을 휘감았다.
 본격적인 피해가 발생하기 전에 데몬, 리리스몬 남매와 발바몬은 힘을 합쳐 방어막을 만들어서 화염을 막아냈다. 하지만 이것으로 시간벌이를 허용해버렸고, 오메가샤우트몬과 지크그레이몬은 준과 류이치의 더블 크로스를 통해 샤우트몬DX가 되었다.
 그리고 샤우트몬DX의 좌우로 피닉스를 비롯한 제스몬, 레이븐, 홀리엔제몬, 아폴로몬, 디아나몬이 다섯 명의 마왕을 마주보는 형태로 대치를 했다.
 
“저 다섯 마왕 중에서 그나마 약한 건 리리스몬인데, 누가 상대할 거야?”
 
“내가 맡도록 하지.”
 
“그렇다면 가장 덩치가 큰 리바이어몬은?”
 
“내가 맡지. 하지만 직접적으로 나서기가 곤란하니, 다른 이들이 도와줬으면 해.”
 
“나하고 홀리엔제몬이 제스몬을 돕도록 하지.”
 
“그렇다면 7대 마왕의 두뇌이자 강력한 마법사인 발바몬은?”
 
“나한테 맡겨줬으면 해. 현혹되는 일 없이 나의 태양 같은 화염으로 불태워버릴 테니.”
 
“이제 남은 건 데몬과 베르제브몬. 샤우트몬DX. 너는 어느 쪽을 맡을래?”
 
“데몬이 베르제브몬보다 강하겠지?”
 
“물론. 그렇기 때문에 내가 데몬을 상대하려고 해.”
 
“괜찮겠어?”
 
“최악의 경우에는 핵폭탄 수준의 공격을 퍼부을 거야.”
 
 이 대화를 끝으로 디아나몬이 리리스몬을, 제스몬과 레이븐과 홀리엔제몬이 리바이어몬을, 아폴로몬이 발바몬을, 피닉스가 데몬을 상대하게 됐다. 베르제브몬의 경우 샤우트몬DX가 상대한다는 점은 변함없지만, 베르제브몬<바알몬>이 자청함으로서 2대 1로 싸우게 됐다는 차이점이 발생했다.
 
「팬텀 페인」
 
「크레센트 하켄」
 
 수많은 폭탄을 던진 리리스몬과 양인창을 휘둘러 폭탄을 베어버린 디아나몬은 서로에게 필살기를 날렸다. 상대를 저주해서 죽음에 이르게 만드는 암흑의 숨결을 내뱉었고, 적이라고 판단하면 즉시 공격하는 달의 신비로운 힘을 발휘했다.
 
「카우다」
 
「철검성패」
 
「흑오쌍섬(黑烏雙閃)」
 
「저지먼트 슬래쉬」
 
 단순히 움직이는 것으로 땅을 뒤흔들게 만드는 리바이어몬이 두 갈래로 나뉜 거대한 꼬리로 후려치자 제스몬은 팔의 칼날 두 개를 고속으로 휘둘러 맞부딪쳤다. 두 디지몬이 충돌을 하면서 정신을 집중하고 있을 때, 레이븐이 칼집에 집어넣은 「이유태가(이라타가)의 검」을 빠르게 뽑아 두 마리의 검은색 까마귀로 보이는 검기를 날렸고, 홀리엔제몬이 오른팔에 장비된 「엑스칼리버」에 신성력을 담아 피부를 베어버려 상처를 입혔다.
 
「판데모니엄 로스트」
 
「솔 블래스터」
 
 홍옥이 박힌 지팡이를 높이 치켜들고 주문을 외우던 발바몬은 다크 에리어의 사악한 에너지를 일제히 해방하여 모든 것을 불태워버리는 초고열의 폭파를 일으켰다. 이에 아폴로몬은 등 뒤의 화염구에서 작열하는 태양의 구체를 발생시켜 힘껏 쏘아냈다. 탁한 화염과 밝은 화염이 접촉을 하면서 섞이는 듯이 보이다가 폭발을 발생시키며 주변을 잿더미로 만들어버렸다.
 
「카오스 플레어」
 
「빅토라이즈 뱅킹」
 
「데스 더 캐논」
 
 블래스트 모드(BM)로 각성한 베르제브몬이 역오망성의 마방진을 그리고 그 중심에서 파괴의 파동을 발사하자 샤우트몬DX는 이마의 V자 장식에서 광선을 방출했고, 베르제브몬<바알몬>은 「베렌헤나 SDX」에서 자신의 풀파워를 담은 에너지탄을 발사했다. 세 개의 필살기… 정확히는 하나에 맞서서 합쳐진 둘이 충돌하면서 밀고 밀리다가 일종의 과부하를 일으켜 폭발했다.
 그 후에 샤우트몬DX와 베르제브몬<바알몬>은 근거리에서 직접 공격을 하고, 원거리에서 엄호 지원을 했다. 베르제브몬(BM)도 두 디지몬의 공격을 막아내면서 반격을 가하는데, 샤우트몬DX와 베르제브몬<바알몬>이 버거워하는 기색을 보이는 걸로 봐서 아직까지는 우세를 점하지 못하는 것 같았다.
 
“보통이라면 호각이겠지만, 그 동안 쌓아온 경험 덕분에 베르제브몬이 우세를 점하고 있군.”
 
“이거야 원.”
 
 로브를 벗어 본모습을 드러낸 데몬이 양손에 쥐고 있는 두 자루의 도끼인 「흑염(黑焰)」을 휘둘러 공격하자 피닉스는 채찍으로 후려쳐 맞대응하고는 틈틈이 다리에 장착한 존과 로저에서 탄환을 발사했다. 다만 데몬은 『임시』라고는 해도 7대 마왕의 수장인지라 마법으로 막아내거나 「흑염」의 날로 탄환을 두 동강을 내버려 피해를 입지 않았다.
 가끔씩 허를 찌르는 공격에 간담이 서늘해지지만 나름대로 밀리지 않고 맞서고 있는데, 아폴로몬과 싸우고 있던 발바몬이 수백 개의 마력탄을 정면으로 날렸다. 이에 아폴로몬이 양팔의 광옥에서 작열의 화살을 발사해 충돌시켰는데, 일부 마력탄이 변화구처럼 궤도를 바꾸더니 아이들을 향해 날아갔다.
 
“아뿔싸!”
 
“안 돼-!!!”
 
 피닉스, 샤우트몬DX와 베르제브몬<바알몬>, 아폴로몬, 제스몬과 레이븐과 홀리엔제몬, 디아나몬은 다섯 마왕을 상대하느냐고, 그 외의 모든 디지몬이 다섯 마왕이 이끌고 온 부하들을 상대하느냐고 바쁘기 때문에 아이들을 지켜주기가 어려웠다.
 페라리우스는 아직 돌아오지 않았는지 잭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고, 마력탄이 점점 가까이 다가와 아이들을 덮치려는 순간 노조무가 앞으로 한 발짝 나서더니 두 손을 뻗었다. 그와 동시에 투명해 보이는 방어막이 형성되더니 발바몬이 날린 마력탄을 모조리 막아냈다.
 모두들 그 광경을 보고 충격을 받아 움직이지 못하는 가운데, 제일 먼저 침착함을 되찾은 데몬이 피닉스의 머리를 향해 「흑염」을 내리쳤다. 잘못하면 좌우로 갈라진 시체가 될지도 모르는데, 갑자기 두 팔이 기괴한 방향으로 꺾이더니 튕겨지듯이 밀려났다.
 
“크헉-!”
 
“아폴로몬! 상대를 교환하지.”
 
“아, 알았다.”
 
 피닉스의 기세에 압도된 아폴로몬은 얼떨결에 데몬을 상대하게 됐고, 피닉스는 발바몬과 대치하면서 드물게 노기와 살기를 드러냈다. 이를 견디지 못하고 식은땀을 흘리던 발바몬은 마음을 다잡아 필살기를 날리려고 했다. 그러나 피닉스가 비어있는 왼손을 살짝 움직여 발바몬의 지팡이를 두 동강 내버렸다.
 
“뭐라고?!”
 
“예전에 한 번 겪었을 텐데, 뭘 그리 놀라는 거지? 물론 그 때와는 달리 알아서 복구해야 하겠지만.”
 
“너…….”
 
 발바몬은 아스카가 디지털 월드에 처음 왔을 때, 「그녀」로 인해 지팡이가 두 동강 났다가 다시 복구되었던 사태를 떠올리면서 피닉스의 말을 곱씹고는 이내 경악을 했다. 무엇을 생각했는지는 모르겠지만, 피닉스가 몰아붙이듯이 공격을 퍼붓자 말을 꺼내지 못하고 방어하기에만 급급했다.
 그러자 베르제브몬과 리리스몬이 발바몬을 돕기 위해 피닉스를 협공했고, 리바이어몬이 데몬을 지키기 위해 일곱 디지몬을 혼자서 상대하게 됐다. 그나마 거대한 육체와 그에 걸맞은 힘을 지니고 있어서 제법 버티다가 입을 벌리고는 한 줄기의 에너지파를 발사했다.
 
“저걸 피하면 뒤에 있는 아이들이 위험해.”
 
“아까 노조무가 발바몬의 공격을 막아내긴 했지만, 리바이어몬의 공격은 막아낼 수 있을지는 의문이야.”
 
“그런고로 우리가 막아내야지!”
 
 일곱 디지몬이 힘을 합쳐서 리바이어몬의 「아니마」를 막아내려고 할 때, 공간이 왜곡되더니 페라리우스와 잭이 모습을 드러냈다. 페라리우스가 손을 뻗자 에너지파는 아지랑이처럼 사라졌고, 이로서 리바이어몬은 수비에만 치중할 수밖에 없었다.
 한편 혼자서 마왕 셋을 상대하게 된 피닉스는 잭에게 브라이언과 프레디를 던져서 건네주고는 오른손의 「도화금편」과 왼손의 실체 있는 마방진으로 만들어낸 방패로 공격과 방어를, 두 다리에 있는 존과 로저로 견제를 행했다.
 힘을 숨겨두고 있었는지 수적 열세에도 불구하고 기존 상태에서 베르제브몬, 리리스몬, 발바몬과 대등하고 싸우고 있었다. 심지어 리리스몬이 「나자르 네일」을 사용해서 자신을 죽이려고 하자 금빛을 띠는 흉측한 오른손을 붙잡고는 그대로 분질러버렸다.
 
“아아아아악-!!!!!”
 
“리리스몬!”
 
“만약 발바몬이 아이들을 공격하지 않았다면 나도 이렇게 행동하지 않았을 거야.”
 
“노조무 때문인가?”
 
“…그렇다면 어쩔 건데.”
 
 리리스몬은 데몬의 곁으로 옮겨지고 발바몬이 두 남매의 팔을 치료하는 동안, 베르제브몬이 원래 형태로 돌아가더니 다리의 총집에서 「베렌헤나」 두 자루를 뽑았다. 그러면서 격투 자세를 취하자 피닉스는 「도화금편」을 둘둘 말아서 허리춤에 매달았고, 발꿈치 부위에 있는 「보헤미안 렙소디」인 존과 로저를 떼어 양손에 쥐었다.
 몇 초라는 짧은 시간이나마 신경전을 벌이며 대치를 하던 피닉스와 베르제브몬은 동시에 움직여 총으로 사격을 하고, 팔다리로 타격을 가하는 공격을 펼쳤다. 가끔씩 상대방의 총구를 쳐서 회전시킨 후 자신이 방아쇠를 잡으려고 하거나 총을 소형 도끼처럼 잡아서 손잡이로 상대를 후려 패기도 했다.
 
“큭!”
 
“너도 아내와 손위처남처럼 팔을 못 쓰게 만들어주마.”
 
 피닉스가 날린 발차기에 복부를 맞은 베르제브몬은 고통을 억지로 참았고, 다시 공격을 받기 전에 심호흡을 하고는 자세를 바로잡았다. 베르제브몬이 「베렌헤나」의 방아쇠를 당겨서 2쌍의 산탄용 탄환을 발사하자 피닉스 역시 존과 로저에서 2쌍의 탄환을 발사했다.
 총 여덟 개의 탄환이 충돌하면서 바닥으로 떨어지고, 베르제브몬은 「베렌헤나」를 쏘는 듯하다가 아래로 떨구고는 매의 발톱처럼 손가락을 날카롭게 세워 찢어발기려고 했다. 필살기인 「다크니스 크로우」가 자신의 코앞에서 펼쳐지자 피닉스는 몸을 움직이면서 방아쇠를 당겼다.
 탄환은 베르제브몬의 몸을 꿰뚫으면서 출혈과 통증을 일으켰고, 오른손의 다섯 손가락은 피닉스의 신체가 아닌 가면에 손상을 입혔다. 금이 가기 시작하면서 파편이 떨어져나갔고, 제일 먼저 오른쪽 눈이 드러났다.
 
“벌써부터 정체가 드러나게 생겼군. 각오는 하고 있었지만… 조금은 씁쓸하군.”
 
“그 눈!”
 
“우선 본거지로 돌아가서 치료 및 병력 복구에 힘쓰라고. 내 정체에 관해서는 아이들과 모든 디지몬, 그리고 『반신』에게 설명을 한 뒤에 드러낼 테니.”
 
 마치 오류가 발생한 것처럼 피닉스의 모습과 음성이 달라지자 모두들 의아해하는데 갑자기 다른 네 명의 마왕과 살아남은 부하들이 모두 자석이 달라붙는 것처럼 리바이어몬에게 밀착했다. 다만 본인의 의지가 아니라 누군가에게 붙잡혀서 끌려온 듯했고, 이윽고 발밑에 워프 게이트의 마방진이 형성되더니 다섯 마왕과 절반 이하만 남은 군단이 모두 사라져버렸다.
 그러고 나서 간신히 형체를 유지하고 있던 가면이 산산이 부셔져 가루가 되어 사방으로 흩어져버렸다. 동시에 피닉스의 신체에서 빛이 뿜어져 나오더니 신장이 준과 비슷하게 줄어들었고, 허리까지 내려오는 검은색 생머리가 드러났다. 피닉스가 몸을 뒤로 돌려 팀 트리니티 세이비어 및 협력자들을 바라보자 대부분은 너 나 할 것 없이 숨이 멎을 것 같은 큰 충격을 받았다. ……피닉스가 바로 타치바나 아스카였기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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