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겍! 잇세이!?”
“뭘 도깨비를 보는 듯한 눈을 하는 거야.”
잇세이를 보는 순간, 디오드라는 겁먹은 모습으로 몇 걸음 물러났다.
디오드라는 잇세이에 대해서 거북하고 싫은 감정이라고 할까, 트라우마(トラウマ)가 있다.
아무튼, 지금의 디오드라가 되는 계기를 만든 것이 잇세이였기 때문이다.
5년쯤 전, 잇세이가 아직 과격한 환경 단체 같은 활동을 시작하던 시절 이야기. 디오드라가 평소처럼 표적으로 삼은 성녀를 찾아 아프리카로 향했을 때의 이야기다.
그 성녀는 작은 마을에서 성녀로 추앙받고 있었다. 그래서 그녀를 절망시키기 위해서 전염병을 만연시키고, 그녀가 마녀라고 날조하려고 했다.
그녀가 찾아왔기 때문에 질병이 만연했다. 그녀만이 무사한 것은 결코 성녀이기 때문은 아니다. 그녀가 마녀니까, 그녀가 질병을 퍼뜨렸기 때문이라고. 그렇게 조작하려고 했다.
당시의 디오드라의 성녀 확보 수단을 한 마디로 말하자면 매치 펌프(マッチポンプ)다.
우선은 절망시키고 신앙을 빼앗는다. 권력이나 돈의 힘을 남용하는 것으로, 성녀를 배신자나 마녀라고 조작하고, [이단]의 낙인을 교회 상층부에게 떠밀게 한다.
본래라면 약간의 소문이나 실수만으로 성녀의 지위를 흔드는 건 불가능하지만, 그는 탐욕스러운 교회의 권력자를 포섭하고 있었다. 그러므로 돈이나 여자를 보내는 것으로 조종하는 일은 번거롭지 않았다.
그래서 언제나처럼 공작을 하려고 했었는데......
하지만 역병을 만연시키려는 순간, 녀석이 나타났다.
당시의 잇세이는 대학의 연구 때문에, 자연 공원 근처에 있는 캠퍼스(キャンパス)에 유학했다.
그 자연 공원 근처에서 병을 퍼뜨리려고 했으니 잇세이는 대격노. 죽이지는 않았지만 모든 부하 악마를 마구 후려치고, 디오드라의 얼굴이 호빵맨(アンパン○ン) 같이 될 때까지 계속 때렸다.
그것만으로는 끝나지 않았다. 잇세이는 디오드라를 구속하고 3주간 정도 자연 공원에서 일하게 하는 것으로 세노...... 기본 교육을 해줬다.
그 보람이 있어서 디오드라는 개심. 자신이 한 짓을 반성하고, 인생을 빼앗긴 성녀들의 책임을 지겠다고 결정해서 그녀들을 소중히 부양하고 있다.
“누군가를 생각하는 건 너(君)의 마음대로이지만, 그렇다고 폭주해서 좋을 이유는 되지 않아.”
“......그, 그러나.”
그러나 지금은 그 책임을 지기 위해서 노력하는 것이 옥에 티다.
“저는 결심했습니다! 그녀들은 무슨 일이 있어도 제가 책임을 지겠다고! 그녀들의 인생을 엉망진창으로 한 이상, 제가 그 죄를 짊어지겠다고!”
“......그 마음가짐은 중요하지만, 그녀는 이제 자립하고 있어. 너의 책임감의 강요는 그녀에게 있어서 성가신 거야.”
“그, 그것도 그렇지만......”
이시아는 디오드라를 전혀 원망하지 않고, 고백했을 때도 “그 때의 일을 잊어주세요.” 라고, 어느 눈이 썩은 잘못된 청춘 러브 코미디의 주인공 같은 대사(セリフ)를 내뱉었다.
이제 그녀 안에서 그 사건은 끝난 것이다. 더 이상 다시 들추어내도 그녀에게는 폐밖에 안 된다.
그러나 디오드라는 그것으로는 납득할 수 없었다.
자신이 저질렀던 일에 책임을 지고 싶다. 허용된다면, 속죄의 허락을 받고 싶다. 그렇게 바라고 있는 것이다.
“......알고 있습니다, 이건 저의 자기만족이라고. 비록 속죄해도 내가 저지른 죄는 사라지지 않습니다. 없었던 걸로도 불가능합니다. 나는 그저 벌을 받고 깨끗하게 되기를 바랄 뿐입니다.”
“......그런가. 하지만 그것만은 아니지?”
“예, 저는 그녀가 갖고 싶습니다!
저는 그녀의 상냥함에 구원받았어요! 그래서 속죄뿐만이 아니라, 그 보은을, 그리고 저의 마음을 받아주기를 원합니다!”
그 때는 이미 개심하고, 일의 일환으로서 그 지역에 들렸다.
디오드라가 부상당한 것은 원작과 달리 사고이다. ......뭐, 원작에서도 아시아와의 계기를 만들기 위해 부상 받는 근성은 칭찬해도 좋다고 생각하지만.
이야기를 되돌린다.
디오드라는 자신을 치료한 바람에 마녀로 불리던 아시아를 미안하다고 생각함과 동시에, 악마인 자신을 살려준 그녀에게 반해버린 것이다.
“지금이라면 힘도 있습니다! 옛날처럼 지위나 출신이 좋은 봉봉(ボンボン)과는 다릅니다! 저는 자신의 힘으로 돈을 벌어, 자신의 기술로 공적을 얻고 있습니다!”
잇세이에게 어떠할 도리도 없이 당한 것이 어지간히 참을 수 없었을까, 아니면 지킬 것이 생긴 탓일까. 그는 힘을 바라게 되었다.
그러나 단지 자신이 강해져도 그녀들을 지킬 수 있을지는 장담할 수 없고, 가장 먼저 디오드라는 싸우는 재능이 없다. 따라서 그는 강함을 무기로 요구했다.
검이나 창은 사용자의 기량이 있다. 예리한 성검이나 마창이 아닌 한, 누가 사용해도 최강의 무기 같은 건 명계에는 존재하지 않는다.
그래서는 안 된다. 그녀들처럼 힘이 약한 존재라도 쓸 수 있는 무기가 필요하다. 강자의 공격으로부터 지키기 위한 갑옷과 방패가 필요하다.
거기서 눈을 들어온 것이 총이다.
물론 일반적인 총으로는 효과가 없다. 그러므로 그는 악마의 힘을 가진 [마총]의 개발을 진행했다.
마총을 개발하기 위해서 그는 다양한 기술을 배웠다.
마탄이나 마검의 제작 방법, 총의 구조, 그리고 효율적인 생산 방법 등등... 그는 모든 것을 습득하고, 마총을 개발했다.
마총을 권속들에게 무장시키는 것으로, 그녀들은 자신을 지킬 힘을 손에 넣었다.
그녀들의 총은 모두 주문 제조품(オーダーメイド). 권속들에게 맞는 총을 만들어, 그걸 활용하기 위한 훈련 메뉴(メニュー)를 만들어, 함께 단점을 보완하고 장점을 살리기 위한 작전을 만든다...... 디오드라는 그녀들에게 상급 악마와 맞먹는 힘을 줬다.
덕분에 그는 레이팅 게임에서도 상위의 랭크 인(ランクイン). 때로는 귀족 같은 부정행위도 없는 전투력을 발휘했다.
레이팅 게임에서 선전한 덕분에 마총은 대히트(大ヒット). 지금은 생산을 따라잡을 수 없을 정도의 인기를 자랑한다.
이렇게 해서 그는 자신의 손으로 힘도 돈도 공적도 손에 넣었다. 고로 원작 디오드라나 리아스들 같은 출신뿐인 일그러진 자신 따위 가질 필요도 없다.
그래서 그는 가슴을 펴고 사는 게 가능하다. 자신은 대단하다고, 당당히 말하는 게 가능하다.
“하지만...... 좋아하는 여자아이 앞에서...... 는?”
“......응, 마음은 이해해.”
하지만 아무리 자신이 있더라도, 좋아하는 여자아이 앞에서는 폭주하거나 긴장하기도 한다. 이것이 남자아이라는 거다.
“......그러면, 조금 기분 전환으로 내 방에 오지 않겠어?”
“응? 뭡니까, 갑자기?”
디오드라는 일순간 수상하다고 의심해도, 따라가기로 했다.
*
“상상대로 동물 관련의 책이 많네. ......아, 이것은 네○처(ネ○チャー), 게다가 영어판인가.”
책장에 손을 뻗었다. 거기에서 뽑은 것은 영어로 적힌 것과 일본의 책이었다.
“영어 읽을 수 있구나.”
“예, 총기나 마탄의 연구를 하고자 유럽(ヨーロッパ)이나 미국(アメリカ)에 유학을 다녀온 경험이 있으니까요. 일본어도 주술을 익히기 위해서 배웠고요.”
자신 이외에 외국어 책을 읽는 인물을 보고 조금 감탄하는 잇세이.
그의 조직에서는 말하는 것은 어쨌든, 외국어를 읽을 수 있는 인재는 적다. 아무튼 이야기하는 것에는 고생하지 않으니까, 일부러 공부하려고 하는 겸허한 자가 없기 때문이다.
예외는 발리 정도. 그 남자, 라틴어(ラテン)나 스와힐리(スワヒリ)어 등도 습득하고 있다고 한다.
“그렇다 치더라도 잇세 군, 어째서 당신의 방에는 이토록 동물이 있는 걸까요?”
“응, 동물을 모았더니 이렇게 됐어.”
“뭐... 상상하고 있었으니까 그다지 의문을 품지 않았지만.”
잇세이의 방 안. 그곳은 동물 투성이의 원더 랜드(ワンダーランド) 상태였다.
대체로 상상이 붙어 있었다. 이 동물 좋아하는 남자라면 이런 방이 되어있을 것이라고.
오히려 이 상황을 즐기기로 했다.
우선 근처에 있는 토끼(兎)부터. 뚜벅뚜벅 움직이는 토끼에게 확하고 잡으려고 하듯이 손을 뻗었다.
“아얏!”
그러나 손가락이 닿으려는 순간, 토끼는 디오드라의 손가락을 깨물었다.
“뭐...... 뭔가요, 아시아와 비슷하다고 생각해서 치유 받으려고 생각했는데!”
“안 돼, 디오드라. 토끼는 먹이사슬적으로 약자야. 언제나 기를 쓰고 있는 그들은 조그만 일이라도 민감하게 반응해. 그러니 갑자기 만지려고 하니까 반격하는 것은 당연한 거잖아.”
“하지만 이것이 저의 애정 표현입니다! 저는 자신을 알고 싶어서, 좋아하게 되고 싶습니다!”
물린 손가락을 누르며 소리치는 디오드라. 그런 그를 잇세이는 부스티드 기어 기프트로 회복력을 높여 치료했다.
“디오드라, 애정 표현은 좋지만 그건 일방통행이야. 그러니 우선 그 대상을 이해하는 게 중요하지 않을까?”
“......그러면 알기 전까지 어떻게 하면 좋습니까?”
“기다려. 저쪽에서 인정할 때까지 기다리는 거야.”
치료를 마친 잇세이는 다가오는 토끼를 천천히 쓰다듬었다. 디오드라는 그걸 보고 따라하려고 해도, 아까의 토끼에게 물리고 말았다.
“아파! 그래도 그럼 저 녀석까지 하더라도 저에 대해서 알아주지 않지 않습니까! 저는 다소 상처 입더라도 알고 싶습니다!”
“바보. 그 결과 자신뿐만 아니라 상대도 상처 입게 되는 거야.”
다시 한 번 물린 곳을 치료하는 잇세이.
“자신이 좋으면 상대에 대해서는 소홀해지는 거야? 상대에 대해서는 아무래도 좋은 거야?”
“그, 그것은......”
그런 말을 듣고 디오드라는 말이 막혀버렸다.
물론 그는 아시아를 상처 입힐 생각은 털끝만큼도 없다. 오히려 그 반대, 그녀에게는 행복하게 되기를 바란다.
동시에 생각한다, 자신에 대해 알아주길 바란다고. 자신의 생각을 받아들여주길 바란다고. 자신을 좋아해주길 바란다고.
그러나 이 남자는 그 딜레마(ジレンマ)를 부정했다.
“분명히 알려고 하는 자세는 중요하지만, 일방통행으로는 의미 없어.”
“대개 짧은 시간의 감명(アピール)만으로 자신을 나타내려고 하는 건 틀리지 않았어.
정말로 알고 싶다면 태도로 보이도록 해. 그 축적이 신뢰에 연결된다고.”
“!!?”
잇세이의 말에 디오드라는 감명을 받았다.
가벼운 장단(ノリ)의 미팅(合コン)이 아니고, 그리 간단하게 신뢰나 사랑을 얻을 수 있을 리가 없다.
따라서 태도로 말할 수밖에 없다.
“......알겠습니다, 잇세이 씨. 저는 태도로 말할 수 있는 남자가 되겠습니다!”
디오드라는 그렇게 말하고 방에서 나갔다.
“......신뢰는 태도로 쟁취한다...... 인가. 마치 사육원 같구나. 너다워. 아까의 조언(アドバイス)은 현지 조사(フィールドワーク)를 통해서 얻은 경험인가?”
“시끄러.”
어느새 나타난 발리를 응대하는 잇세이.
“아시아는 나에게 의존하고 있는 점이 있어. 디오드라를 통해서 나로부터 독립해줬으면 하는데......”
“......확실히 그렇지. 저 여자는 신 대신 너를 추앙하는 것 같아. 뭐라고 할까...... 너에 관해서는 맹신적이야.”
잇세이는 좀 곤란한 모습으로 말한다.
뭐라고 해야 할까, 아시아는 잇세이에게 도움을 받은 탓인지 잇세이의 선한 성질밖에 보지 않고, 나쁜 점에는 덮어두지 않는 것처럼 행동한다.
그리고 잇세이의 말을 모두 긍정하고, 상대가 정론이라고 하는데 아시아는 그 상대를 매섭게 쏘아보는 점이 많이 있다.
요컨대 맹신적인 것이다. 그래서 잇세이 본인도 좀 곤란해하고 있었다.
디오드라가 계기로 뭔가 바뀌었으면 좋겠는데......
*
“......잇세이 씨, 왠지 디오드라 씨가 힐끔힐끔(チラチラ) 바라봐서 짜증나는데요.”
“(......태도를 보이라는 건 그런 의미가 아닐 텐데............)”
그렇게 되는 것은 아직 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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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자 후기
예, 그런 이유로 저의 SS에서는 디오드라는 아군, 게다가 무기와 물자를 제공하고 있는데다가 본인도 강하다는 설정입니다.
그리고 아시아는 상당히 늠름해져, 라기 보다는 흉포하게 되었습니다. 왜냐하면, 원작 아시아는 성녀라는 느낌이 들지 않습니다. 뭐라고 해야 할까, 그저 맹신적으로 믿을 뿐인, 그 대상이 신이나 잇세이라는 느낌입니다. 여러분은 어찌 생각하시나요?
역자 후기
디오드라는 성격 개변으로 인해 포지션이 바뀌었네요.
그런데 아시아에 대한 마음을 생각하면 위기가 닥쳤을 때 셀프 프렌드 실드가 될 것 같은 느낌이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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